오후마다 무거워지는 눈꺼풀, 신경·근육 이상 신호일 수도


◆환자·보호자는 질병 앞에서 늘 선택의 기로에 놓입니다. 적절한 진료과와 병원, 치료법을 결정해야 할 때 그저 막막하기만 합니다. 신뢰할 수 있는 의료진이 있고 체계적인 치료 시스템을 갖춘 병원에 가길 원하지만, 선별해내기가 쉽지 않죠. ‘이럴 땐 이 병원’은 이런 이들을 위한 길잡이 역할을 하려고 합니다. 환자·보호자 사례에 맞춰 최적의 의료서비스를 받는 데 도움 되는 핵심 정보를 제공합니다.


중증근무력증은 증상을 조절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것이 목표다. [출처: Gettyimagesbank]

중증근무력증은 증상을 조절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것이 목표다. [출처: Gettyimagesbank]


환자의 궁금증


요즘 자꾸만 눈꺼풀이 처지는 것처럼 보여 고민입니다. 오전보다는 오후가 특히 더 심해요. 조금만 움직여도 쉽게 지치고 피로감이 느껴집니다. 증상을 찾아보니 중증근무력증일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이게 어떤 질환이고, 치료는 어떻게 이뤄지는 건지 자세히 알고 싶습니다. 


의사의 한 마디:


순천향대 부천병원 신경과 김지은 교수




중증근무력증은 몸의 면역 체계가 정상 조직이나 장기를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 중 하나입니다. 신경과 근육이 만나는 부위(신경근육접합부)의 수용체가 자가항체의 공격을 받아 신호 전달이 원활하지 않게 되는 것이죠. 주로 20~40대 여성과 50대 이후 남성에서 많이 발병합니다.


가장 흔한 초기 증상은 눈꺼풀 처짐(안검하수)과 사물이 겹쳐 보이는 복시입니다. 점점 얼굴·목·팔다리 근육이 약해져 말을 오래 하면 발음이 어눌해지거나 음식을 삼키기 힘들어져요. 심한 경우 호흡곤란까지 올 수 있습니다. 이러한 증상은 피로하면 악화하고, 휴식을 취하면 호전됩니다. 그래서 피로나 심리 문제로 오해해 조기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아요. 오전보다 오후에 증상이 심해지는 ‘일중 변동’이 다른 신경·근육 질환과 구분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입니다.


진단을 위해선 혈액검사로 자가항체를 확인한 뒤 반복신경자극검사, 신경전도검사, 근전도검사 등을 진행합니다. 특히 환자의 10~30%에서 흉선종(흉선에 생기는 종양)이 함께 발견되므로 흉부 CT 검사를 통해 이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치료 목표는 증상을 조절하고 부작용 최소화하는 것입니다. 증상 조절 약물인 ‘피리도스티그민’을 비롯해 스테로이드, 면역억제제 등을 사용하며 약 부작용 관리를 위해 정기적인 진료가 필요합니다. 흉선종이 있는 환자는 수술로 종양을 제거해야 해요. 환자 상태에 따라 최소 침습 흉강경 수술이나 로봇수술 등을 시행합니다.


최근에는 자가항체에 따라 맞춤형 치료법을 개발하려는 연구가 활발합니다. 새로운 표적 면역치료제도 국내 도입을 앞두고 있어 치료 전망이 더 밝아지고 있어요. 중증근무력증은 희귀·난치질환으로 분류되지만, 조기 진단과 꾸준한 관리가 이뤄진다면 대부분 정상 생활이 가능합니다. 환자와 가족이 함께 관리해야 할 질환이라는 점을 이해하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치료에 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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