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없는 뼈 도둑 골다공증, 남성도 경계해야 하는 이유 


10월 20일 세계 골다공증의 날을 맞아 뼈 건강의 중요성이 다시 한번 강조되고 있다. 국내 골다공증 환자 수는 2020년 약 105만 명에서 2024년 약 132만 명으로 4년 만에 약 25.7%나 증가했다.


골다공증은 뼈의 양(골량)이 현저히 줄어들어 뼈가 약해져 체중이나 압력을 견디는 힘을 잃게 돼 아주 약한 충격에도 쉽게 부러지는 취약한 상태다. 골다공증은 주로 여성에게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24년 통계에 따르면 전체 환자의 94.2%가 여성이며, 이 중 60대(36.8%)와 70대(29.0%) 여성의 비율이 가장 높다. 여성이 남성보다 선천적으로 뼈 중량이 적고, 결정적으로 폐경을 겪으면서 중년 이후 뼈의 밀도 감소가 급격히 가속화되기 때문이다.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강남지부 임대종 원장.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강남지부 임대종 원장.


하지만 남성이라고 안심해서는 안 된다. 중장년 남성도 노화로 인한 남성호르몬 감소와 함께 골밀도가 떨어지면서 골다공증이 발생할 수 있다. 남성은 나이가 들수록 남성호르몬이 점차 줄어들며, 여기에 음주, 흡연, 과도한 카페인 섭취 등이 더해지면 골다공증 위험이 커진다. 특히 남성 골다공증은 여성보다 더 치명적일 수 있다. 대한골대사학회의 2023팩트시트에 따르면 고관절 골절 발생 후 1년 내 치명률은 남성이 21.5%로 여성(14.6%)보다 월등히 높다. 척추 골절 후 1년 내 치명률 역시 남성(9.6%)이 여성(4.4%)의 두 배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골다공증은 통증 같은 전조 증상이 없어 ‘소리 없는 도둑’으로 불린다. 대부분 환자는 골절이 발생해 통증이 생긴 후에야 비로소 이 질환을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골다공증이 무서운 이유는 바로 골다공성 골절 때문이다. 건강한 뼈는 작은 충격으로는 쉽게 부러지지 않지만, 골밀도가 낮아지면 재채기를 하다가도 골절을 당할 만큼 취약해진다. 예를 들어 가볍게 엉덩방아를 찧고 넘어진 일을 대수롭지 않게 넘겼는데도 척추 압박골절이 생길 수 있다. 특히 고관절 골절은 몸의 움직임을 극도로 제한해 더 위험한데, 이로 인해 혈전에 의한 뇌졸중, 폐렴, 욕창 등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하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서는 젊을 때부터 건강한 생활습관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평소 우유, 치즈, 멸치와 같이 칼슘이 풍부한 식품을 충분히 챙겨 먹고 식사만으로 부족하다면 칼슘 제제를 함께 복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한, 비타민D가 많이 든 고등어, 버섯 등도 골다공증 예방에 도움이 되는 식품이다. 비타민D 합성을 위해 오후 2시에서 4시경 하루 20분 정도 햇볕을 쬐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아울러 음주, 흡연, 카페인 섭취는 줄여야 한다.


골다공증은 자신도 모르게 증상 없이 오랜 기간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중년기 이후 남녀 모두 꾸준히 골밀도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골밀도 검사는 주로 X선을 이용하며 정상 성인의 골밀도와 비교하는 T-점수를 기준으로 진단한다. T-점수가 -1.0 이내면 정상, -1.0 ~ -2.5 사이면 골감소증, -2.5 이하면 골다공증에 해당한다. 골다공증 치료는 골 형성을 증가시키거나 골 흡수를 감소시키는 약물을 사용하지만, 완치의 개념이 없으므로 골다공증이 생기지 않도록 미리 예방에 힘쓰는 것이 중요하다.


국가건강검진을 통해 만 54세와 만 66세 여성은 무료로 골밀도 검사를 받을 수 있다. 평소 증상이 없더라도 여성 65세, 남성 70세 이상이라면 정기적인 골밀도 검사를 받는 것을 추천한다. 골다공증은 진행 정도, 투약 기간, 약물 종류 등에 따라 골밀도 검사와 치료제에 대한 보험급여 지원이 이뤄지고 있으니 만약 골다공증 진단을 받았다면 의료진과 충분한 상담을 통해 개인에 맞는 치료계획을 세우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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