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음 어눌하고 팔·다리에 힘 빠지면 ‘이웃손발’로 뇌졸중 의심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면서 뇌세포가 손상되는 질환이다. [출처: Gettyimagesbank]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면서 뇌세포가 손상되는 질환이다. [출처: Gettyimagesbank]


말이 어눌해지고 한쪽 팔이나 다리에 갑자기 힘이 빠지는 증상은 뇌졸중의 초기 신호일 수 있다. 뇌졸중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증상이 시작된 순간부터 4시간 30분 이내에 막힌 혈관을 뚫어야 뇌 손상을 최소화한다.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권순억 교수는 “뇌졸중은 증상 인지가 늦어 병원에 늦게 도착하면 생명을 구하더라도 후유증이 심하게 남을 수 있다”며 “누군가 말이 어눌하거나 웃을 때 얼굴이 한쪽으로 처지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면서 뇌세포가 손상되는 질환이다. 혈관이 막혀 생기는 ‘뇌경색’이 전체의 약 80%를 차지하며 혈관이 터지는  ‘뇌출혈’은 나머지 20% 정도다.


뇌경색은 혈관벽이 딱딱해지는 동맥경화가 주요 원인으로, 고혈압·당뇨·고지혈증이 있는 사람에게 잘 생긴다. 혈관이 좁아진 곳에 혈전이 생겨 혈류를 막으면 산소 공급이 끊기고, 몇 분 사이에 뇌세포가 괴사한다.


뇌출혈은 고혈압에 의해 손상된 뇌혈관이 터지거나 뇌혈관 벽에 생긴 꽈리 모양의 동맥류가 파열될 때 발생한다. 노년층의 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에는 20~30대 젊은 뇌졸중 환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흡연과 과음, 불규칙한 생활습관으로 인해 젊은 나이에도 동맥경화가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이다. 심방세동 같은 부정맥이 있으면 심장 속에 혈전이 생겨 뇌혈관을 막을 수 있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위험은 더 커진다. 심방세동 환자는 60대에 2.6배, 80대에는 4.5배까지 뇌졸중 발생률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뇌졸중은 골든타임 안에 발견해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대한뇌졸중학회는 우리말 식별법인 ‘이웃손발’을 제시한다.


환자에게 이~ 하고 웃어보라고 했을 때 한쪽 입이 처지거나 양팔을 들어올릴 때 한쪽이 자꾸 떨어지고, 간단한 말을 시켰을 때 발음이 부정확하다면 뇌졸중일 가능성이 높다. 이 중 하나라도 해당되면 즉시 119에 신고해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


권순억 교수는 “뇌졸중은 몇 분, 몇 초의 차이로 회복 가능성이 달라지는 병”이라며 “환자가 의식이 있더라도 스스로 걸어가게 하지 말고 구급차를 이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흡연과 음주는 혈관 손상을 가속화하므로 반드시 끊어야 한다. 짠 음식과 포화지방이 많은 식단을 줄이고, 규칙적으로 운동해 혈압·혈당·콜레스테롤을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권 교수는 “혈관 건강은 하루아침에 나빠지지 않지만 관리하지 않으면 어느 날 갑자기 문제가 터진다”며 “건강검진에서 고혈압·당뇨·고지혈증을 지적받았다면 바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라고 말했다.


10월 29일은 세계뇌졸중기구(WSO)가 제정한 ‘세계 뇌졸중의 날’이다. 매년 약 10만 명 이상이 새롭게 뇌졸중을 경험하고 생존자 중 절반 이상이 일상생활에 제약을 겪는다. 조기 인지와 치료, 꾸준한 관리만으로도 충분히 막을 수 있다.


①이~ 하고 웃기 : 입 한쪽이 처지면 위험 신호

②손 들기 : 한쪽 팔이 자꾸 떨어진다면 의심

③발음하기 : 말이 어눌하거나 발음이 꼬이면 즉시 병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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