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80보다 좋은데 3천만원대”…아는 사람만 탄다는 ‘기아의 자존심’

기아의 플래그십 세단 K9이 중고차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겉모습의 화려함보다 묵직한 주행 감각과 정숙한 실내, 그리고 탄탄한 구성으로 ‘조용한 자신감’을 증명해온 결과다.


K9. [사진=기아]

K9. [사진=기아]


중고차 플랫폼 하이랩이 28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더 뉴 K9(2021년형 이후)의 9월 기준 평균 거래가는 무사고·3만km 주행 기준 3616만원 수준이다.


주행거리 10만km를 넘긴 고주행 모델은 최저 2860만원대까지 형성돼 있다. 한때 8000만원을 웃돌던 신차가 주행거리만 감안하면 3000만원 이하로도 접근 가능한 셈이다.


가장 활발히 거래되는 연식은 2022년형이다. 전체 매물의 61% 이상을 차지하며, 신차급 컨디션과 안정된 감가율이 소비자들의 선택을 끌어당기고 있다.


실제 오너 평가도 긍정적이다. 네이버 마이카 기준 주행 성능과 외관 디자인은 9.8점, 거주성은 만점을 기록했다. 가격 만족도 9.5점, 품질 9.3점 등 전반적인 만족도가 높게 나타났다.


특히 운전 질감에 대한 반응이 인상적이다. 묵직한 차체에서 오는 안정감과 부드럽게 이어지는 토크, 정제된 조향 반응이 고속 주행에서도 여유로운 자신감을 만들어낸다는 평가다. 단순한 출력 경쟁보다는 완성도 높은 세팅이 돋보인다.


K9. [사진=기아]

K9. [사진=기아]


K9에는 3.3리터 V6 트윈터보 가솔린 엔진이 탑재돼 최고출력 370마력, 최대토크 52kg.m를 발휘하며 복합연비는 8.7km/L를 기록한다.


3.8리터 자연흡기 V6 엔진도 병행돼, 보다 부드러운 회전 질감과 일상 주행에서의 안정적인 응답성을 제공한다. 두 파워트레인은 각각 성격이 달라 구매자의 취향에 따라 선택 폭이 넓다.


실내는 대형 세단다운 고요함과 품격을 갖췄다. 2열은 쇼퍼드리븐 수요까지 고려해 설계되어, 뒷좌석 거주성이 뛰어나며 정숙성도 극찬받는다. 창문을 닫는 순간 외부 세계와 단절된 듯한 차음 성능이 돋보인다.


K9. [사진=기아]

K9. [사진=기아]


외관은 절제된 고급스러움을 추구한다. 대형 라디에이터 그릴과 조화로운 차체 비율, 가죽과 우드 소재의 실내 마감은 화려함 대신 깊이 있는 품격을 강조한다. 직선 위주의 인테리어 구성이 세련된 인상을 더한다.


운전자 중심으로 설계된 조작계 역시 호평받는 요소다. 계기판과 디스플레이의 시인성이 높고 버튼 배치가 간결해 실주행 중 시선 이동이 최소화된다. 기능 접근성도 직관적이다.


K9. [사진=기아]

K9. [사진=기아]


운전자 보조 시스템은 실질적 체감도를 높였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로 유지 보조, 차로 변경 보조 기능은 장거리 운전 시 피로를 줄이고 안정감을 배가시킨다.


제네시스 G90에 비해 브랜드 인지도는 낮지만, 정숙성과 2열 거주성 같은 세부 항목에서는 오히려 K9이 앞선다는 평가가 많다. 게다가 G90 대비 약 3700만원 저렴한 실구매가는 분명한 경쟁력이다.


K9. [사진=기아]

K9. [사진=기아]


벤츠 E클래스나 BMW 5시리즈 등 수입 준대형 세단과 비교해도 K9은 유지비, 정비 편의성, 실내 공간 활용도에서 우위를 점한다. 브랜드보다는 실질적 가치에 집중하는 소비자층에게 꾸준히 선택받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K9의 감가율이 안정적인 이유로 법인 리스나 관용차 등 관리 상태가 양호한 매물 비중이 높다는 점을 꼽는다. ‘보여주기보다 실속’을 중시하는 시대에 K9은 여전히 합리적인 프리미엄 세단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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