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로 보기엔 정상 체중이라도 복부 비만이 있으면 암 발생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출처: Gettyimagesbank]](https://i0.wp.com/livingsblog.com/wp-content/uploads/2025/10/31239_32951_1225.jpg?resize=600%2C398)
65세 이상 고령층에서는 체중보다 복부 지방 관리를 적극적으로 하는 것이 암 예방에 더 중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비만은 염증과 산화 스트레스, 인슐린 저항성 등을 유발해 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기존에는 대표적인 비만 지표인 체질량지수(BMI)가 높을수록 암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고 보고돼 왔지만, BMI는 체성분 구성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반면 허리둘레는 대사적으로 의미가 큰 복부 비만과 내장지방을 더 정확히 나타낼 수 있는 지표로 평가된다.
이에 고려대구로병원 내분비내과 장수연 교수 연구팀(류혜진 교수, 강민웅 연구교수)은 BMI와 허리둘레가 고령자 암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2009년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65~80세 한국인 24만7625명을 대상으로 평균 11.3년간 추적 관찰한 후향적 코호트 연구를 수행했다. 암 병력이 없는 참가자의 BMI와 허리둘레를 각각 4개 그룹으로 나눠 암 발생 위험비를 비교했다.
그 결과 추적 기간 동안 4만3369건의 암이 발생했으며, BMI가 높을수록 암 발생 위험은 오히려 낮았다. 반대로 허리둘레는 클수록 암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상반된 결과가 확인됐다. 이런 경향은 특히 남성에서 두드러졌다. 또한 정상 체중(BMI 18.5~23) 범위 내에서도 허리둘레가 큰 경우 암 위험이 유의하게 높았다.
겉으로 보기엔 정상 체중이라도 복부 비만이 있으면 암 발생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장수연 교수는 “고령에서 BMI가 높다는 것은 단순히 체지방량이 많다는 의미가 아닐 수 있으며 근육량이 상대적으로 유지되고 영양 상태가 양호함을 반영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나이가 들면 근육량이 감소하고 체지방이 복부 쪽으로 재분포되기 때문에 BMI만으로는 체성분과 대사 건강을 정확히 반영하기 어렵다”며 “노인층에서는 복부 비만 관리가 암 예방에 핵심임을 보여준 연구 결과”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프론티어스 인 온콜로지'(Frontiers in Onc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
신영경 기자 shin.youngky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