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만성질환 위험, 2030 건강 ‘갓생’ 위해서는?




최근 2030세대는 그 어느 때보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이른바 ‘갓생’을 추구하며 운동 인증, 건강 식단 공유 등이 젊은 층 사이에서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등산이나 테니스처럼 과거 중년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다양한 운동 취미들을 적극적으로 즐기기도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젊은 취미의 확산과 동시에 중년의 질병까지 2030세대의 건강을 위협하는 역설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단짠단짠’의 맛으로 유혹하는 각종 배달음식, 가공식품, 패스트푸드 등은 과거보다 고칼로리, 고지방, 고나트륨 위주의 식습관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 여기에 취업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 경쟁 사회에서 오는 만성적인 스트레스가 더해져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이러한 스트레스는 수면 부족과 폭식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만들 수 있다.


실제 ‘2023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젊은 세대의 비만 유병률은 심각하다. 2014년 19~29세는 23.9%, 30~39세는 31.8%였던 비만 유병률이 2023년에는 각각 33.6%와 39.8%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비만 유병률 증가와 함께 젊은 층의 만성질환 역시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30대 이상지질혈증 환자는 2014년 5만3122명에서 2024년 14만9253명으로 약 2.8배, 당뇨병 환자는 8만7273명에서 15만6942명으로 약 1.8배, 고혈압 환자는 16만2395명에서 25만5684명으로 1.6배 늘어났다.  


만성질환은 이름 그대로 ‘만성’이기 때문에 완치가 어렵고 평생 관리가 필요한 질환이다. 그런데 젊은 나이부터 이런 질병을 앓으면 만성질환으로 인한 합병증이 더 이른 나이에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당뇨와 고혈압을 젊은 나이에 인지하지 못하고 장기간 방치하면 신장기능 저하, 시력 손상, 신경병증 등 다양한 합병증이 일찍 발생할 수 있다. 심근경색과 뇌졸중 등 치명적인 심혈관 질환의 위험도 앞당기게 된다.


만성질환은 초기에 자각 증세가 거의 없으므로 20~30대의 젊은 나이라도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혈액검사는 공복혈당, 총콜레스테롤, 중성지방, HDL-콜레스테롤, LDL-콜레스테롤 수치를 확인해 당뇨병과 이상지질혈증 위험을 파악할 수 있다. 주기적으로 혈압을 측정해 고혈압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가족력이 있다면 더욱 신경 써야 한다. 최근에는 자극적인 식습관과 음주문화 확산, 청년층 비만 인구의 증가로 알코올 또는 비알코올성 간 질환도 젊은 층에서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상복부초음파검사도 해주면 좋다.  


만성질환 예방을 위해 가장 중요한 부분은 식습관 관리다. 배달음식이나 인스턴트 음식 섭취는 줄이고 채소나 양질의 단백질 위주로 식단을 구성하는 것이 좋다. 매일 30분 이상 규칙적으로 유산소 운동(걷기, 조깅 등)과 근력 운동을 병행해주면 체중 관리는 물론 혈당, 혈압을 낮추는 데 효과적이다. 다만, 본인 체력에 맞지 않는 고강도 운동이나 과도한 러닝 등은 근골격계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스트레스 관리에도 신경 써야 한다. 명상, 충분한 수면, 취미 활동 등을 통해 스트레스를 건강하게 해소하고, 과음과 흡연은 만성질환의 주범이므로 반드시 피해야 한다.  


만성질환은 ‘관리’가 핵심이다. 이미 질환을 진단받았다면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치료 계획을 세우고 꾸준히 실천해야 한다. 젊은 시절부터 건강한 습관을 만들어가는 것이야말로 합병증 없이 건강하고 활기찬 인생을 즐기는 가장 확실하고 현명한 갓생 투자임을 명심해야 한다.


메디체크 건강칼럼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동부지부 황선미 진료지원센터장

실생활에 유용한 정보를 쉽고 정확하게 전하는 생활정보 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