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몸의 균형을 회복해 면역력을 조절하는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출처: Gettyimagesbank]](https://i0.wp.com/livingsblog.com/wp-content/uploads/2025/10/31196_32898_5216.jpg?resize=600%2C316)
큰 일교차와 건조한 공기, 미세먼지까지 겹치는 환절기에는 면역력 저하로 고생하기 십상이다. 기침이 잦아지고 피로감이 몰려오며 피부까지 예민해진다. 이때 주목받는 게 ‘내 몸의 방패‘ 면역력을 강화하는 방법이다.
충분한 수면과 균형 잡힌 식단은 기본이다. 제철 채소와 과일을 섭취하고 주기적으로 몸에 맞는 운동을 실천한다. 건강기능식품으로 부족한 영양소를 보충할 수도 있다.
최근에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몸의 균형을 되찾아 스스로 면역을 ‘조절’하도록 돕는 기술도 주목받는다. 파로스와 메디오젠, 엔테로바이옴, 프로라젠 등이 이러한 기술 개발을 선도하는 대표적인 바이오 기업들이다.
파로스는 인체 면역 유지의 핵심 부위로 꼽히는 간(肝)에 집중해 기술 개발에 나선다. 감염이나 백신 접종 뒤 간 기능이 일시적으로 저하될 때, 간 회복을 돕는 접근이 면역력 유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서다.
이 기업은 현재 간 기능 개선과 회복을 돕는 치료제·보조제 개발을 추진 중이며 바이오 기술을 활용해 간 질환의 다양한 원인에 대응 가능한 복합 제형을 연구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신약 후보 물질도 발굴하고 있다.
메디오젠은 장내 미생물이 인체 면역에 미치는 영향을 오랫동안 연구해온 프로바이오틱스 전문기업이다. 면역력이 떨어지는 시기 유익균이 줄고 염증 반응이 활발해지면 피로감이나 피부 트러블이 발생하는데, 메디오젠은 이를 장내 미생물 다양성 회복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현재 면역세포 활성화와 염증 조절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균주 연구를 이어가고 있으며 프로바이오틱스가 피부 염증 완화·피로 감소 등 생활 속 면역 반응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는 근거를 축적하고 있다.
엔테로바이옴은 알레르기 질환 완화와 면역력 강화를 위해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을 연구하고 있다. 자체 개발한 아커만시아 뮤시니필라(Akkermansia muciniphila) EB-AMDK19 균주의 열처리 배양건조물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기관·기관지 상태 개선 기능성을 인정받아 개별인정형 원료 자격을 획득했다. 이는 장내 미생물이 호흡기 면역에도 관여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인체적용시험에서 기침·호흡곤란 완화 효과가 확인되기도 했다.
엔테로바이옴은 해당 원료를 활용한 호흡기 건강기능식품을 내년 상반기 출시할 예정이며, 미국에서도 sGRAS(Self-Affirmed GRAS)를 획득해 2025년 말 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또한 동일 균주를 이용한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의 임상 1상도 곧 개시할 예정으로,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면역 질환 대응 기술의 실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 외에 ‘패치’로 면역을 조절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기업도 있다. 프로라젠이다. 프로라젠은 환절기마다 악화되는 알레르기 질환에 주목해, 면역 과민 반응을 조절하는 새로운 치료 방식을 연구하고 있다. 이 회사는 마이크로니들(미세 바늘) 기술을 적용한 패치형 면역치료제를 개발 중으로, 피부에 부착해 알레르겐을 미량 투여함으로써 통증과 부작용을 줄이는 방식을 적용한다.
프로라젠은 국내에서 알러젠 원료의약품 국산화를 달성한 기업으로, 현재 집먼지진드기 알레르기 비염 치료제의 임상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피부 면역세포를 활용한 경피 면역치료(Transdermal Immunotherapy) 기술은 면역 반응을 단순히 억제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면역 체계의 균형을 회복해 알레르기 증상을 근본적으로 완화하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하지수 기자 ha.jis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