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엔비디아, 깐부회동 다음날 세계 최대 ‘반도체 AI 팩토리’ 발표

이해진 네이버 의장, 최태원 SK 회장, 젠슨황 엔디비아 CEO, 이재명 대통령, 이재용 삼성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왼쪽부터). 사진=대통령실
이해진 네이버 의장, 최태원 SK 회장, 젠슨황 엔디비아 CEO, 이재명 대통령, 이재용 삼성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왼쪽부터). 사진=대통령실

엔비디아(NVIDIA)가 삼성전자와 신규 AI 팩토리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젠슨 황(Jensen Huang)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치킨집에서 이른바 ‘깐부회동’을 가진 이후 하루 만에 두 회사의 구체적인 협력 소식이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10월 31일 “앞으로 수년간 5만 개 이상의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도입해 AI 팩토리 인프라를 확충하고, 엔비디아의 시뮬레이션 라이브러리 옴니버스 기반 디지털 트윈 제조 환경 구현을 가속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세계 최대 규모인 기존 반도체 공장을 AI화해 반도체를 비롯한 글로벌 제조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셈이다. 삼성전자는 AI팩토리 인프라 구축 노하우를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텍사스 테일러 공장 등 해외 주요 거점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 젠슨 황 “AI 시대 산업 리더 삼성, 기술로 전 세계 산업을 변화시키고 있다”

젠슨 황 CEO는 “우리는 AI 산업혁명의 여명기에 서 있다. 이는 전 세계가 설계, 구축, 제조하는 방식을 새롭게 정의하는 새로운 시대이다. 한국과 세계를 선도하는 기술, 산업 리더 삼성은 엔비디아와 함께 AI 기반을 다지며 지능형, 자율 제조의 미래를 이끌고 있다. 이를 통해 삼성은 스스로는 물론 삼성 기술을 기반으로 한 전 세계 산업을 변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용 회장은 “엔비디아는 새로운 AI 시대의 선구자 역할을 해왔다. 그 기술력은 혁신가들이 산업을 재창조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었다. 1995년 엔비디아의 혁신적인 그래픽 카드에 탑재된 삼성의 DRAM부터 최근 새로운 AI 팩토리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엔비디아와 함께 미래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고 전 세계의 혁신을 가속화하는 이 여정을 계속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DRAM과 엔비디아의 첫 그래픽 카드 NV1 협력을 시작으로 업계 최초 상용 HBM 출시, 그리고 현재 HBM3E와 HBM4 핵심 공급 협력에 이르기까지, 엔비디아와 삼성은 25년 이상 강력한 동맹을 이어오며 오늘날 AI 혁신의 기반을 마련했다. 

두 회사는 앞으로 HBM을 넘어 GDDR, 고밀도 메모리 모듈, 소캠(SoCAMM), 맞춤형 솔루션, 파운드리 서비스에 이르는 반도체 전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가며 생태계 확장을 도모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AI 팩토리 구축과 함께 엔비디아에 ▲HBM3E ▲HBM4 ▲GDDR7 ▲소캠(SOCAMM)2 등 차세대 메모리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서비스도 공급해 글로벌 AI생태계에서 삼성전자와 엔비디아의 위상을 더 공고히 할 계획이다.

삼성은 엔비디아 GPU, 엔비디아 쿠다-X(CUDA-X™) 라이브러리는 물론 시놉시스(Synopsys), 케이던스(Cadence), 지멘스(Siemens)의 솔루션을 활용해 회로 시뮬레이션, 검증, 제조 분석 속도를 대폭 향상시키고 있다. 두 회사는 반도체 설계 자동화(electronic design automation, EDA) 파트너들과 협력해 칩 설계를 혁신하고 있다. AI 시대에 필수적인 GPU 가속 EDA 도구와 설계 기술을 지속적으로 재정의할 예정이다. 


한편 삼성은 엔비디아 옴니버스(Omniverse™) 플랫폼을 자사 디지털 트윈의 기반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물리적으로 정확한 시뮬레이션 환경을 구현하고 있다. 이 가상 환경은 글로벌 팹이 설계에서 운영까지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며, AI 기반 예지보전과 실시간 의사결정, 공장 자동화를 실현할 수 있게 한다. 

또한 삼성은 엔비디아 RTX PRO™ 6000 블랙웰 서버 에디션(RTX PRO™ 6000 Blackwell Server Edition) GPU가 탑재된 엔비디아 RTX PRO 서버(RTX PRO™ Server)를 도입해 통합 플랫폼을 통한 지능형 물류 가속화를 이뤄내고 있다. 삼성 팹의 실시간 디지털 트윈은 운영 계획, 이상 감지, 물류 최적화를 지원하며, 완전한 자율 팹으로 나아가는 중요한 토대를 마련한다. 

두 회사는 엔비디아 cu리소(cuLitho) 라이브러리를 삼성의 첨단 리소그래피 플랫폼인 OPC에 통합하고 있다. 이를 통해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컴퓨팅 집약도가 가장 높은 워크로드인 컴퓨팅 리소그래피(computational lithography)를 가속화하고 있다. 이 협력으로 반도체 제조 전반에서 성능이 20배 향상되고 확장 가능한 배포가 가능해졌다.

■ 삼성, 디지털 트윈·로보틱스·생성형 AI로 스마트 제조 가속화

삼성은 4억 대 이상의 삼성 디바이스에 고급 추론 기능을 제공하는 자체 AI 모델을 구축해왔다. 이를 통해 실시간 번역, 다국어 상호작용, 지능형 요약 등에서 획기적인 성능을 구현하고 있다. 

또한 삼성은 엔비디아 RTX PRO 서버에서 엔비디아 로보틱스 기술을 활용해 제조 자동화와 휴머노이드 로봇 애플리케이션 분야에서 지능형 로보틱스의 미래를 설계하고 있다. 

아울러 삼성은 엔비디아 옴니버스와 엔비디아 코스모스(Cosmos™) 월드 파운데이션 모델(world foundation model, WFM)로 구축된 엔비디아 아이작 심(Isaac Sim™) 참조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지능형 로봇의 배포를 가속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합성 데이터와 실제 데이터, 미들웨어(middleware)와 원격 제어 기능을 연결하고 있다. 이와 함께 삼성은 휴머노이드 로보틱스에 최적화된 고성능 엣지 AI 플랫폼인 엔비디아 젯슨 토르(Jetson Thor™)를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들을 결합함으로써, 물리적 세계를 실시간으로 이해하고 상호작용할 수 있는 로봇의 배포가 가능해졌다. 

엔비디아와 삼성은 한국의 통신사, 학계와 협력해 AI와 모바일 네트워크 워크로드를 통합하는 AI-RAN 네트워크 기술을 공동 개발하고 있으며, 이는 피지컬 AI 구현에 필수적인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젠슨 황 CEO는 “삼성전자의 기술력에 대해 강한 믿음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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