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보내는 위기 신호 감지, 나쁜 습관 고쳐야 응급실 안 가


현대인 질병, 식습관·생활습관 문제

초가공 식품 줄이고 꾸준히 운동

명상 등 마음관리 하면 건강 도움




몸은 이상이 있을 때 위기 신호를 보내지만, 많은 이가 그 신호를 놓치거나 무시하다 결국 마지막 단계에서야 응급실을 찾는다. 몸의 악화를 미연에 방지하고, 이미 질병이 발생한 몸이라도 정상으로 되돌릴 순 없는 걸까.


『몸이 보내는 마지막 신호들 30』(21세기북스·사진)은 이 물음에서 출발한다. 현대인은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비만·지방간·알레르기 질환·암 등으로 평생 고통받는다. 이들 질병의 상당 부분은 식습관과 생활습관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구체적인 예방 방법을 모르거나 실천하지 못한다.


자연식품 위주 식단, 찌고 삶는 조리법이 좋아


저자인 여의도성모병원 응급의학과 최석재 진료전문의는 “응급실 현장에서 일하다 보면 틀어놓은 수도꼭지는 그대로 남겨둔 채 넘쳐흐르는 물을 바가지로 퍼내고 걸레로 닦아내기만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며 “당장 급한 환자 한 사람 한 사람을 돕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제시하지 못한다는 무력감이 밀려왔다”고 말했다.


저자는 응급실과 멀어지는 건강 비결로 ▶식습관 ▶운동 습관 ▶마음관리 습관을 꼽는다. 특히 요즘 많이 먹는 초가공식품은 응급실행 티켓으로 봤다. 인공 합성 물질이 많이 포함된 초가공식품은 물질 하나하나가 신체에 미치는 위해가 명확히 증명되지 않기는 했지만, 이들의 조합은 가공식품 중독을 일으켜 그릇된 식욕을 부추긴다. 또 세포 단위의 미세환경에서 염증 반응을 불러 비만과 혈관 질환의 주범으로 지목된다. 야식 역시 꼭 피해야 할 식습관이다. 밤엔 대사 활동이 낮아지기 때문에 같은 양의 음식을 먹더라도 낮보다 체내에서 지방으로 저장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해로운 식습관은 차츰 건강한 습관으로 바꿔나가야 한다. 과일과 채소, 통곡물, 콩류, 견과류 등 자연식품 위주의 식단을 구성하고, 튀기거나 굽기보단 찌거나 삶는 방식의 조리법을 활용해야 한다. 또 평소에 소변 색이 옅어질 만큼 물을 충분히 마시고 취침 3시간 전부터 음식 섭취를 줄여 과식을 피해야 한다. 최 전문의는 “습관을 바꾸는 게 어렵다고 생각해서 그렇지 한 달만 바꿔보면 자연스럽게 체득된다”며 “건강한 식습관이 몸에 배면 해로운 음식들은 점차 끌리지 않게 될 것”이라고 독려했다.


응급실 단골은 심혈관·뇌혈관 질환자다. 돌연사나 심각한 혈관 질환의 발생 위험을 크게 줄일 해결책은 바로 운동이다. 거창한 장비 없이도 건강해지는 운동법은 뭘까. 저자는 걷기, 계단 오르기, 맨몸 운동, 식후 운동을 추천했다. 운동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팁도 제시한다. 고강도 운동을 가끔 하기보다 적당한 강도의 운동을 매일 꾸준히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며,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병행하는 게 이상적이다. 스스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운동 종류를 택하고, 운동 중에는 올바른 자세를 유지해 부상 위험을 줄이도록 한다.


심리적인 스트레스가 많은 질병의 원인


스트레스 관리도 필수다. 최 전문의는 “심리적인 스트레스가 실제로 얼마나 많은 질병의 원인이 되는지 직접 목격했다”며 “스트레스로 인한 부정맥과 협심증 악화, 고혈압 위기, 공황 발작, 과호흡 증후군 등 많은 환자가 스트레스와 직접 연관된 증상으로 응급실을 찾는다”고 설명했다. 명상은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는 힐링 습관이다. 편안한 자세로 힘을 뺀 채 복식호흡을 하면서 천천히 호흡하는 게 명상의 기본이다. 간단한 명상만 잘 실천해도 수면장애와 소화·성기능 관련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건강한 생활습관이 만성질환 개선시켜

최석재 저자와의 북토크

『몸이 보내는 마지막 신호들 30』의 저자 최석재.
『몸이 보내는 마지막 신호들 30』의 저자 최석재.

-습관 개선을 강조한 이유는 뭔가.

“응급실에서 환자를 본 지 19년이 됐다. 그 과정에서 식단·운동으로 대표되는 생활습관 개선과 명상, 수면 등이 만성질환 개선에 큰 의미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저 ‘이렇게 먹고 운동해라’가 아니라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연구 데이터와 논문 근거를 들었다. 독자들이 단순한 지식이 아닌 확신을 갖고 습관을 바꿔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몸이 보내는 신호는 왜 중요한가.

“많은 환자가 초기 증상을 무시하고 검진을 미루다 응급실에서 악화한 상태의 질환을 발견하는 일이 지금도 너무 많다. 내 몸을 사랑해 주고 관리해야 오래 쓸 수 있다는 점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질병 관리에 대해 오해하는 부분도 많은가.

“만성질환 약을 먹는 사람이 주변에 많다. 그러나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은 약만 먹는다고 낫는 질환이 아니다. 분명히 알아야 할 점은, 약은 당장 급한 혈관 합병증을 미루는 응급약일 뿐 이들 질환의 근본적인 치료제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식습관, 운동 습관, 마음관리 습관을 들여 약 없이도 질환을 조절할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습관 개선에 성공하기 위한 팁이 있을까.

“자신의 생활 방식과 선호도를 고려한 맞춤형 계획을 세우길 권한다. 또 작은 성공 경험을 쌓아가는 것이 도움 된다. 건강 습관을 함께 실천할 동료를 찾는 것 역시 좋은 방법이다. 무엇보다 건강 습관을 일상에 녹여내는 게 중요하다. 건강을 위한 가장 좋은 시작점은 바로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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