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알고보니 젠슨황 목소리였구나.”
엔비디아는 경주 ‘APEC CEO 서밋’에서 인공지능(AI)용 그래픽처리장치(GPU) 26만 장을 한국 정부와 기업에 공급하기로 역사적인 발표를 했다. 이튿날 엔비디아는 공식 유튜브 채널에 ‘한국 헌정’ 영상을 올렸다.
헌정 영상은 3분 16초짜리로 제목은 ‘한국의 다음 산업 혁명’(Korea’s Next Industrial Revolution)였다. 영상은 공개된 지 3일 만에 조회수 53만 회를 넘어섰다. 더욱이 한국어 내래이션은 젠슨 황 CEO의 실제 음성을 기반으로 한 AI 구현 보이스라 놀라게 했다.
네티즌들은 “엔비디아 코리아가 아닌 공식 채널에 이런 영상을 올리다니”, “진짜 자랑스럽네. 시총 세계 1위 엔비디아가 이렇게까지..” “젠슨황이 1996년에 한국 PC방 와서 깜짝 놀랐다더니..” “국뽕이 차오른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젠슨황 CEO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한국이 글로벌 AI 선도국이자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AI 허브 국가가 될 것이라는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라면서 “그 여정에 엔비디아가 함께 할 것이며, AI를 통한 미래를 한국과 함께 만들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 15년만에 한국 방문, 치맥AI동맹-GPU 26만 장 공급 등 연일 화제몰이
젠슨황 CEO가 방한한 것은 15년 만이다. 그는 APEC CEO 서밋 참석과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GeForce Gamer Festival) 개최를 앞두고 연일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특히 지난달 30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서울 강남구 치킨집 ‘깐부치킨’에서 ‘치맥회동’을 하고 AI 동맹을 선언하면서 뜨거운 이슈몰이에 성공했다. 깐부는 친한 친구라는 뜻이다.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에서 소개된 단어로 전세계에 퍼졌다.
‘깐부치킨 AI동맹’ 선언과 한국에 GPU 26만 장 공급이라는 메가톤 이슈의 진원지였던 젠슨황은 또다시 화제몰이에 성공했다. APEC CEO 서밋이 마치자마자 한국을 칭송하는 ‘한국 헌정’ 영상을 공개했다. 더욱이 이 영상은 젠슨황 CEO가 직접 준비했다고 알려졌다.
영상은 한국어 내레이션으로 진행된다. 엔비디아에 따르면 젠슨황 CEO의 실제 음성을 기반으로 한 AI 구현 보이스다. 영어 자막이 달린 영상은 지포스 행사와 APEC CEO 서밋을 마치고 한국에 대한 감사의 뜻과 함께, AI 시대를 함께 열어갈 파트너로서 한국의 도약을 축하한다는 뜻이다.
이 영상도 감동적이다. 시작은 “대한민국, 한강의 기적을 일궈낸 나라. 여러분의 결단력과 희생으로 단순한 재건을 넘어 역사상 가장 빠른 산업화를 이뤘다. 작은 공방에서 시작해…철강, 반도체, 전자제품, 선박, 자동차 그리고 기술을 통해 전 세계 가정에 한국의 이름을 알렸다”였다.
이어 1957년 완공된 괴산댐부터 제일제당 설탕 공장, LG가 설립한 금성사, 1976년 ‘포니’를 생산하던 현대차 공장, 삼성이 처음 개발한 반도체 등을 담아냈다.
■ 게임 ‘스타크래프트’, 페이커 트로피 등 보며 한국서 PC방 영업 시절 소환
눈길을 끈 것은 한국인이 열렬히 사랑했던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게임 ‘스타크래프트’를 등장시킨 것이다. 엔비디아는 스타크래프트 PC방에 지포스라는 그래픽카드를 공급해 세계 시장의 선두주자로 우뚝 섰다.
그래서 한국 PC방을 찾아 영업을 했던 젠슨황의 목소리가 진정성이 있다는 평이다. 그는 “그리고 하나의 불꽃이 피어났다. 바로 ‘스타크래프트’. PC방이라는 새로운 경기장이 탄생했고 엔비디아 지포스는 새로운 플레이어들의 장비가 됐다. e스포츠는 모두의 무대가 됐고 챔피언은 국민의 염원을 안고 우승을 거머쥐었다”는 설명했다.
이 대목에서 1990년대 직접 용산 전자상가를 누비며 제품을 홍보했던 젠슨황이 소환되었다. PC방이 크게 늘어나는 시절 그는 2010년 7월 용산 전자상가에 엔비디아 교육센터를 열고 개소식에 참석했다는 사실에 대한 증언도 잇따랐다.
글로벌에서 자타공인 슈퍼스타인 e스포츠 선수인 페이커가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장면도 등장한다. 이어 방탄소년단(BTS) 등 K-POP부터 K-뷰티, K-드라마 등이 언급된다. 빌보드 8주째 1위인 ‘골든’의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한 장면도 나온다.
젠슨황 CEO는 방한 중 “한국이 AI분야 리더가 될 가능성이 무한대”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 그리고 한국 정부과 삼성전자, SK그룹, 현대차그룹에 각각 5만 개, 네이버클라우드에 6만 개, 총 26만 GPU를 공급한다고 밝혔다.
영상에서는 “AI 혁명이 도래했다. 한국은 반도체에 이어 이제는 AI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고 소개한다. 이어 “산업혁명에서 AI 혁명으로, 한국은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가고 있다. 여러분과 함께할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기적이 계속되는 바로 이곳, 한국에서”로 끝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