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가 ‘아이온’의 정통 후속작으로 17년 만에 돌아왔다. 김남준 PD는 “원작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조작 중심의 전투와 현대적인 시스템으로 새롭게 재구성했다”고 강조했다.
엔씨소프트는 29일 아이온2 미디어 시연회 및 인터뷰를 진행했다. 백승욱 엔씨소프트 CBO와 김남준 아이온2 개발PD가 게임을 소개한 후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아이온2는 언리얼 엔진 5로 개발된 차세대 MMORPG다. 엔씨소프트의 대표 IP ‘아이온’의 정식 후속작으로, 원작의 핵심 시스템과 세계관을 계승하면서 현대적으로 재구성했다.
무대는 전작 이후 약 200년이 흐른 시점으로, 플레이어는 날개를 펼쳐 비행하며 광활한 세계를 탐험하게 된다. 필드 전투뿐 아니라 공중 전투, 세력 간 대립이 유기적으로 얽혀 있다.
8개의 클래스를 기반으로 다양한 전투 스타일을 제공하며, 논타깃팅 액션과 위치 기반 타격 시스템으로 전투의 몰입도를 높였다. PC와 모바일을 아우르는 크로스플랫폼 환경에서 즐길 수 있으며, 자동 전투 없이 직접 조작을 통해 원작의 전투 감각을 재현했다.
Q. 액션성이 강조된 게임일수록 이용자 피로도도 함께 높아진다. 특히 장시간 필드 사냥이 필요한 MMORPG에서는 이를 완화할 장치가 필요할 것 같은데, 어떤 방식으로 준비 중인가?
내부에서도 계속 고민 중이다. 필드 사냥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지만, 재화 수급의 비중이 크지 않기 때문에 강제로 오래 머물 필요는 없다. 기본적으로는 사냥의 이득은 남되, 부담은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조정하고 있다.
현재 테스트 중인 필드 몬스터는 비교적 약하게 설정돼 있다. 유저가 ‘쓸어버리는’ 느낌으로 빠르게 진행할 수 있게 해, 조작 피로를 줄이는 쪽이다.
또 하나의 목표는 하루 숙제처럼 콘텐츠를 소화하고 편하게 종료할 수 있는 구조다. 전투 몰입도와 일상 플레이 간의 균형을 잡기 위해 여러 형태를 실험하고 있다.
다만 원작 ‘아이온’의 정체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필드 콘텐츠를 완전히 없애기는 어렵다. 시공 등 특정 시스템이 필드와 연결돼 있어, 현재는 그 비중을 어느 정도로 조정할지 마지막 테스트 단계에서 결정할 계획이다.
Q. 모바일과 PC가 연동되는 구조라 그래픽에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실제로 보니 품질이 상당했다. 액션성도 강해서 프레임이 떨어질 것 같았는데, 최적화 문제는 어떻게 해결했는가?
솔직히 말씀드리면 모바일에서 PC와 동일한 세밀한 플에이와 표현을 기대하긴 어렵다. 대신 플랫폼마다 최적화를 따로 진행했다. 언리얼 엔진의 나나이트나 루멘 같은 기술은 모바일에서 적용이 어려워서, 모바일 전용 리소스를 따로 제작했다.
결국 비주얼 데이터를 두 벌로 만들었다. 공유가 불가능한 부분은 아예 분리해 제작했고, 이를 통해 그래픽 품질을 유지하면서도 모바일 성능을 최대한 끌어올렸다. 인원이 몰릴 때 약간의 지연은 피하기 어렵지만, 지속적인 조정 끝에 지금은 안정화 단계에 들어섰다.
많은 분들이 모바일을 기준으로 그래픽을 낮췄을 거라 생각하시는데, 실제로는 그 반대다. PC 그래픽을 유지한 상태에서 모바일 쪽을 업그레이드했다. 기존 모바일 게임들이 4GB 환경을 기준으로 했다면, 이번에는 6GB 스펙으로 상향해 훨씬 높은 수준의 그래픽을 구현했다.
또한 모바일에서 지원되지 않는 일부 기술은 대체 기술을 새로 개발해 적용했다. 그 결과, 두 플랫폼 모두에서 이전보다 훨씬 향상된 품질을 안정적으로 보여줄 수 있게 됐다.
Q. 최근 모바일 기반 MMORPG들도 PC 클라이언트를 함께 제공하지만, UI나 조작감이 여전히 모바일 중심인 경우가 많다. 반면 아이온2는 그런 느낌이 거의 없었다. UI·UX 측면에서 별도로 신경 쓴 부분이 있는가?
초반에는 모바일 중심의 인터페이스 냄새가 많이 났다. 처음부터 PC 환경을 고려해 개발했어야 했는데, 중간에 MFC 방식으로 윈도우처럼 창을 띄우고 이동시키는 구조를 적용하려다 보니 개발 난도가 크게 올랐다. 실제로 작은 수정 하나에도 두 플랫폼을 따로 작업해야 해서 쉽지 않았다.
결국 모바일 쪽은 고정된 창 구조로, PC 쪽은 자유롭게 창 배치가 가능한 형태로 분리했다. 덕분에 HP바나 주요 UI를 유저가 원하는 위치로 이동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일부 콘텐츠 창에서는 아직 모바일 특유의 인터페이스 느낌이 남아 있다.
이 부분은 론칭 후에도 개선할 예정이다. 현재는 일정상 완전히 분리하지 못했지만, 서비스 이후에는 ‘TL’이 사용하는 UI 시스템을 도입해 PC와 모바일 모두에서 자연스럽게 작동하도록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Q. 과거 엔씨소프트 게임들은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으로도 화제가 많았다. 이번 아이온2에서도 최소 신장 설정이나 유명인 프리셋, 혹은 TL처럼 AI 얼굴 인식 시스템 같은 기능을 도입할 계획이 있나?
AI 기반 커스터마이징은 내부적으로 시도해봤지만, 현재 원하는 수준의 결과가 잘 나오지 않았다. TL은 하나의 얼굴 틀 안에서 조정하는 방식인데, 아이온2는 얼굴 본 구조가 캐릭터마다 다르기 때문에 동일한 AI 시스템을 적용하기 어렵다. 런칭 시점에는 도입이 힘들 것 같다.
물론 AI 커스터마이징은 개발팀 내에서도 로망이 있는 기능이라, 기술적으로 가능해지면 계속 시도할 계획이다. 우선은 기본 커스터마이징의 폭을 넓히는 데 집중하고 있다. 신장, 머리 크기 같은 세부 설정도 조정할 수 있으며, 아트팀과 내부적으로 어느 정도 범위를 둘지 협의 중이다.
현재 버전은 미리 합의된 범위 안에서 표현이 가능하지만, 유저 요청이 많다면 더 과감한 조정 옵션도 업데이트할 계획이다. 얼굴형과 헤어 스타일은 라이브 이후에도 꾸준히 추가될 예정이다. 한 달에 얼굴 두세 개, 헤어 두세 개 정도를 목표로 계속 확장해 나갈 생각이다.
Q. 시연에서 그래픽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전국 PC방 사장님들이 업그레이드를 고민하고 있는데, 공개된 권장 사양에서 어느 정도 옵션까지 쾌적하게 즐길 수 있나?
제가 직접 테스트한 PC는 두 대다. 하나는 RTX 2070, 다른 하나는 RTX 40 시리즈였다. 2070에서도 최고 옵션으로 플레이가 가능했고, 일부 구간에서만 순간적인 프레임 하락이 있었다.
오브젝트가 생성되는 장면 등 특정 상황에서만 일시적인 드랍이 있었고, 옵션을 한 단계 낮추면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중간 옵션으로 내려도 품질 저하가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프레임을 많이 소모하는 일부 기술 효과가 빠질 뿐, 전반적인 그래픽 수준은 충분히 유지된다.
결국 성능보다는 최적화가 관건이었다. 내부에서 지속적으로 조정한 덕분에, 하드웨어를 새로 교체하지 않아도 쾌적하게 즐길 수 있을 거라 본다. 다만 UHD 네이티브 해상도로 최고의 퀄리티를 보고 싶다면 업그레이드가 필요할 수도 있다.
PC방 업계에서도 기대를 많이 하는 걸 알고 있다. 개인적으로도 이번 작품이 잘 돼서 오랜만에 PC방에 업그레이드 바람이 불었으면 좋겠다.
Q.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린다.
아이온이 출시된 지 이제 17년이 됐다. 당시에도 함께 개발에 참여했던 입장에서 아이온2를 준비하려니 감회가 새롭고 긴장도 크다. 당시에 아이온을 함께 만들었던 선배들과 동료들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정말 열심히 개발에 임하고 있다. 긴 시간 기다려준 팬들에게도 부끄럽지 않은 결과를 보여드리고 싶다. 즐겁게 플레이해 주셨으면 한다. 감사드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