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신더시티 “의심하지마… 예상치 못한 엔씨의 저력”

엔씨소프트 신작 ‘신더시티’는 앞으로 무엇을 보여줄지 기대되는 게임이다. 짧은 시연 시간에도 게임이 어떠한 방향성을 추구하는지 확실히 보여줬다. 슈터 기반 RPG를 선호하는 게이머에게는 환장할 만한 구조다.

엔씨에게도 새로운 시도다. MMORPG와 TPS 시점의 융합. 설명만 듣고는 그 모습을 제대로 상상할 수 없었다. 자연스럽게 궁금증과 기대감이 끌어올랐다. 직접 경험한 신더시티는 어두운 세계관, 그로테스크한 몬스터들, 전술적인 움직임을 요구하는 게임이었다. 난이도는 시연 버전인 만큼 그리 어렵지 않은 적당한 수준이다.

시연 버전은 다양한 무기들과 전술 장비들을 체험할 수 있는 파트 1, 신더시티 세계관과 본격적인 플레이를 체험할 수 있는 파트 2로 구성됐다. 나름 TPS 경험이 많다고 자부하는 만큼 자신만만하게 파트 2부터 돌입했다. 게이머라면 무릇 실전에서 박치기를 해봐야 하지 않겠는가.

- 게임 난도를 만만하게 보면 큰 코 다친다
– 게임 난도를 만만하게 보면 큰 코 다친다

그리고 정확히 1분 만에 사망했다. 공포스러운 맵 분위기에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는데 그로테스크한 몬스터가 달려들었기 때문이다. 즉시 QTE 시스템을 시도했지만 깜짝 놀란 탓에 입력할 타이밍을 놓쳤다. 결국 캐릭터 머리가 몬스터에게 그대로 뽑히며 죽음을 맞이했다.

사망과 동시에 신더시티의 방향성을 알 수 있었다. 만만하지 않은 난이도를 극복할 수 있는 다양한 전술과 장비들, 긴장감 있는 전투 과정이 확실히 백미였다.

처음엔 단순히 총을 난사해 봤는데 총알이 금세 고갈되어 교전이 쉽지 않아진다. ‘화염병’과 ‘전술 장비’ 등 다수의 적을 상대하기 좋은 도구들을 적절하게 활용해야 한다.

즉, 신더시티는 단순하게 총만 잘 쏜다고 해서 해결이 되지 않는다. 상황에 맞는 도구와 전술을 바탕으로 플레이어가 유리한 구도를 만드는 과정이 핵심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플레이어는 게임에 어느덧 몰입하게 된다. 택티컬 슈터라는 장르를 선호한다면 흥미를 느낄 요소가 많다.

- 무기 별 제공되는 수치도 확실하게 알 수 있다
– 무기 별 제공되는 수치도 확실하게 알 수 있다

편의성도 나쁘지 않았다. RPG를 진행하면서 소소하게 힘든 점을 찾아보자면 길 찾기다. 특히나 인게임에서 길 찾기에 관한 가이드가 부족하다면 콘텐츠를 즐기기도 전에 맵만 헤매다가 끝날 가능성이 높다.

신더시티는 정해진 버튼을 누르면 플레이어 위치를 기준으로 다음 진행할 위치를 UI로 표시해 준다. 노란색 선으로 위치까지 쭉 안내하기에 헤맬 수가 없다. 개발진이 게임 개발 과정에서 길 찾기에 꽤나 신경 썼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진행 과정에서 전개되는 스토리 떡밥도 흥미롭다. 신더시티는 21세기 현대 서울과 23세기 미래 기술이 공존하는 대체 역사를 핵심으로 하는 세계관이다. 미래에서 멸망을 피하지 못한 인류가 과거로 돌아가 그 원인을 해결하려 하는 스토리다. 인류가 기괴하게 변이하는 ‘크리쳐’, 그 원인으로 지목되는 실험 과정이 스테이지 곳곳에 남아 있다.

이미 시체가 된 연구원이 남긴 일지, 바닥에 떨어진 무전기에 녹음된 메시지, CCTV로 녹화된 크리쳐 변이 과정 등 플레이어가 활동하는 공간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유추할 수 있는 단서가 많다. 수집한 단서들은 언제든 UI를 통해 열람할 수 있기에 스토리에 관심이 많은 게이머라면 만족할 수 있다.

- 스토리 떡밥이 곳곳에 숨어 있다
– 스토리 떡밥이 곳곳에 숨어 있다

보스전은 슈팅 게임처럼 단순 피지컬과 사격에 의존하는 구조가 아닌 정통 MMORPG처럼 기믹 위주 전투였다. 특히 파트 2 마지막 보스는 단순 사격으로는 피해를 입지 않는다.

보스 생김새를 자세히 보면 불안정하게 박동하는 종양이 있는데, 해당 부위를 사격하면 확실한 타격 모션과 함께 피해를 입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전반적으로 재밌었지만 아쉬웠던 점도 분명 있다. 시연 버전이라 그런지 핵심인 MMO 관련 콘텐츠를 체험할 수 없었다. 만약 앞서 언급한 여러 공략 과정을 파티원들과 함께 수행할 수 있다면 시연 버전보다 풍성한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멀티 플레이 콘텐츠가 캠페인과 비슷한 퀄리티로 등장한다면 다른 택티컬 슈터 게임들과 확실한 차별점을 내세울 만하다.

- 직관적인 기믹으로 무장한 2파트 보스 '울고라스'
– 직관적인 기믹으로 무장한 2파트 보스 ‘울고라스’

몬스터들의 피격 판정도 명확하지 않았다. 분명 캐릭터 모델링에 맞게 쏜 것 같음에도 탄 퍼짐 때문인지 적중이 되지 않을 때가 있었다.

또한 분명 총에 맞아서 피가 튀었음에도 피격 후 리액션이 없거나 몬스터가 멈추는 등 자잘한 버그가 있었다. 사소한 부분에서 퀄리티가 낮다는 오해를 가져올 수 있기에 빠르게 수정되길 바람이다.

정리하자면 신더시티는 엔씨의 새로운 시도, 그 가능성을 확실하게 알 수 있었던 게임이다. 고퀄리티 그래픽, 적절한 긴장감, 적당히 무게감 잡힌 전투 액션 등 여러 요소가 기대 이상이었다. 신더시티는 2026년 하반기 글로벌 동시 출시 예정이다. 엔씨의 새로운 시도가 지스타 2025 무대를 넘어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할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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