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고 날씬해도 안심 못 한다…방심하면 ‘당뇨병’으로

당뇨 전단계는 혈당 수치가 정상 범위보다 높지만, 아직 당뇨병으로 진행되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출처: Gettyimagesbank]

당뇨 전단계는 혈당 수치가 정상 범위보다 높지만, 아직 당뇨병으로 진행되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출처: Gettyimagesbank]
당뇨 전단계는 혈당 수치가 정상 범위보다 높지만, 아직 당뇨병으로 진행되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출처: Gettyimagesbank]

직장인 신모(33·여)씨는 최근 건강검진에서 '당뇨 전단계'에 해당하는 공복혈당장애를 진단받았다. 공복혈당 수치가 102mg/dL로 정상치인 100mg/dL 미만보다 약간 높은 상태였다. 신씨는 “체중도 정상이고, 아직 젊다는 생각으로 관리에 소홀했더니 혈당 수치가 불안정해졌다”고 말했다.

당뇨병은 몸의 혈당이 올라 장기가 손상되는 만성질환이다. 신씨처럼 전단계에 진입한 경우 당뇨병으로 진행할 위험이 크다. 국내 당뇨병 전단계 인구는 약 1400만명. 인천힘찬종합병원 내분비내과 김유미 진료과장은 “당뇨 전단계란 혈당 수치가 정상 범위보다 높지만, 아직 당뇨병으로 진행되지 않은 상태”라며 “당뇨병을 막을 수 있는 마지막 단계를 뜻하므로 주기적인 검사와 생활습관 개선 등 적극적인 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4명 중 1명은 '당뇨 전단계'

당뇨 전단계는 잠재적 당뇨 환자다. ▶공복혈당 100~125mg/dL ▶당화혈색소 5.7%~6.4% ▶식후혈당 140~199mg/dL 중 하나라도 해당되면 당뇨 전단계로 분류한다. 이 상태에서 당화혈색소가 6.5% 이상 또는 식후혈당이 200mg/dL 이상으로 상승하면 당뇨병으로 진단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매년 당뇨 전단계의 8% 정도가 당뇨병으로 진행한다. 

당뇨 전단계라는 사실을 모르거나 알아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이들은 혈당이 급격히 오르거나 합병증이 생기고 나서야 뒤늦게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무엇보다 자신의 혈당 수치를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하다. 연속혈당측정기(CGM)를 활용하면 24시간 혈당의 변화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CGM은 팔에 센서를 부착해 일정 간격으로 혈당을 자동 측정하고, 스마트폰 앱으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장치다. 채혈 없이 혈당 수치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

김 진료과장은 “같은 음식을 먹더라도 개인의 인슐린 분비 능력과 인슐린 저항성, 음식 분해 속도 등에 따라 혈당 반응은 제각각”이라며 “연속혈당측정을 통해 자신에게 어느 음식이 위험한지, 어떤 운동을 할 때 혈당이 안정되는지 등을 확인하고 생활 속 대처 방법을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채소·단백질 먼저 먹고 식후 걷기

혈당 수치를 파악했다면 그다음은 생활습관 교정이 이뤄져야 한다. 먼저 점검해야 할 건 체중이다. 국내 당뇨병 환자의 50% 이상이 비만일 정도로 체중은 당뇨병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과체중이면 체중의 5~7% 정도 감량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식사할 땐 채소→단백질→탄수화물 순서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채소와 단백질이 먼저 소화되면서 탄수화물 흡수와 인슐린 분비가 느려져 혈당 스파이크를 예방할 수 있다. 흰쌀밥·떡·빵 등 정제된 탄수화물은 혈당을 빠르게 올리는 주범이다. 이보단 통곡물·잡곡밥·해조류 등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품으로 대체해 식이요법을 실천한다. 

운동은 30분 이상 주 3회 유산소와 무산소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매 식사 후 10~15분간 가볍게 산책에 나서는 것도 도움된다. 식후 혈당이 가장 높아지는 시점에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함으로써 혈당을 낮출 수 있다. 

하루 7~8시간 충분한 수면 시간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수면 부족은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를 촉진해 인슐린 저항성을 악화시킨다. 김 진료과장은 “흡연과 과도한 음주는 인슐린 작용을 방해하고 합병증 위험을 높이므로 피해야 한다”며 “만약 극심한 갈증, 소변량의 증가, 체중 감소와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면 당뇨병의 신호일 수 있으므로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신영경 기자 shin.youngkyung@joongang.co.kr

실생활에 유용한 정보를 쉽고 정확하게 전하는 생활정보 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