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시다 나오키 스퀘어에닉스 파이널판타지14 프로듀서 겸 디렉터가 “게임의 체험성과 플레이어의 즐거움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지스타 2025와 함께 진행 중인 글로벌 컨퍼런스 G-CON 이튿날인 14일, 요시다 P/D와 오다 반리 시니어 스토리 디자이너가 연사로 참석했다. 이들은 ‘파이널판타지14에서의 게임 메카닉과 세계 설정, 스토리의 연결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강연은 연사인 요시다 P/D와 오다 디자이너의 간단한 자기 소개 및 파이널판타지14에 대한 설명부터 시작됐다. 파이널판타지14는 올해로 한국 서비스 10년, 글로벌 서비스 12년을 맞은 게임으로, 2012년 서비스 종료 후 2013년 서비스를 재개해 전세계적인 팬층을 보유한 MMORPG로 성장했다.
흔히 로어라고 불리는 세계 설정은 일상 생활에서는 자주 사용하지 않는 표현으로, 게임 내 세계의 역사와 문화, 등장 인물의 백그라운드 등을 의미한다. 이 로어가 게임 메카닉과 어떻게 연결되고,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가 강연의 주제였다.
요시다 P/D와 오다 디자이너는 파이널판타지14 황금의 유산 신규 직업 ‘픽토맨서’를 사례로 들어 설명했다. 직업 퀘스트라고 불리는 로어 스토리는 플레이어가 해당 클래스의 조작에 익숙하게 만드는 성장 시스템으로서의 튜토리얼, 플레이어의 정체성과 애착 형성을 담당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게임 메카닉과 세계 설정의 우선 순위에 대해서는 “무조건 게임 메카닉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게임은 체험형 콘텐츠이기 때문에 플레이어의 즐거움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픽토맨서의 설계 역시 탱커, 딜러, 힐러라는 게임 내 역할을 우선 결정한 후 직업 무기와 전투 메카닉을 검토, 그게 맞춰 세계 설정 개요와 정식 명칭 결정, 게임 메카닉의 상세와 로어 스토리인 직업 퀘스트, 직업 장비 디자인을 검토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파이널판타지6의 직업명 ‘픽토맨서’, 파이널판타지9의 소환수 ‘마딘’ 등 적극적인 기존 시리즈 요소의 차용도 있었다.
픽토맨서의 직업 퀘스트를 만들 때는 직업 튜토리얼 요소를 포함하는 것을 기본 전제로 삼았다. 직업 퀘스트 내 픽토맨서의 삶의 방식, 직업 설정인 모그리와의 관계성, 플레이어가 멋지다고 느낄 만한 경험을 포함하는 것이 목표였다. 플롯은 오다 디자이너가 어린 시절 접했던 동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영감을 얻었다.
강연 마지막에는 세계 설정과 스토리의 목적에 대해 정리했다. “세계 설정이나 스토리의 분량은 중요하지 않다. 세계 설정과 스토리는 플레이어의 체험을 극대화하는 하나의 요소”라며 “게임의 이야기에 현실성을 부여하고, 게임 메카닉을 게임 세계와 어우러지게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연사들은 물론 이러한 이야기는 직업 퀘스트가 게임의 메인 시나리오가 아닌 서브 퀘스트였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메인 시나리오의 경우 스토리를 우선적으로 검토하고 세계 설정이나 배틀 콘텐츠 등이 따라가는 형태다. 각각의 요구 조건이나 최적 제작 환경, 순서는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게임의 세계 설정, 스토리를 담당하는 개발자들에게 “세계 설정과 스토리는 제작 비용이 적게 드는 매우 강력한 리소스”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자신만의 설정에 얽매여 개발을 방해하지 말아야 한다. 오히려 여백을 남겨두는 것이 향후 더욱 재밌는 스토리, 콘텐츠 개발을 위해 필요하다”고 말하며 수정도 망설임 없이 받아들이는 유연한 자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