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젠 ‘게이트 오브 게이츠’는 디펜스 기반 전술 배치를 중심으로 한 신작이다. 익숙한 구조 위에 로그라이크 요소를 얹어 조합과 운용을 다양하게 만드는 점이 눈에 띄었다.
세계관은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기반으로 하고 전투는 실시간 디펜스 구성을 따른다. 전진하는 적을 막기 위해 캐릭터를 배치하는 방식이며, 진입 지점과 목표 지점을 기준으로 방어 지점을 설정하는 전형적인 디펜스 구조다.
전투 방식은 명일방주와 거의 비슷하다. 적이 이동하는 경로가 고정되어 있고, 플레이어는 ‘작전 한계 구역’에 도달하지 못하도록 캐릭터를 배치해 막아야 한다. 캐릭터를 배치하는 순서와 위치가 중요하고 상황에 따라 교체나 재배치가 필요하다. 전반적으로 익숙한 방식이다.
캐릭터 배치에는 ‘에너지’가 필요하다. 코스트 개념과 비슷하며 전술의마다 요구하는 에너지양이 다르다. 에너지는 전장에 배치한 장비나 스킬로 조금씩 확보되는 구조라 초반 배치가 꼬이면 회복 속도가 부족해지고 이후 전투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
에너지는 다양한 방식으로 확보 가능하다. 특정 전술의체의 스킬이나 에너지를 주기적으로 생성하는 ‘입자 중계기’ 같은 전술 장비를 통해 모으는 방식이다. 최대 12명을 편성해야 하기 때문에 어떤 상황에 에너지를 투입하고 아낄지 운영이 중요하다.
전술의체는 직군에 따라 용도가 명확히 구분된다. 공격에 특화된 저격, 방어 능력이 높은 선봉, 공중 적을 상대하기 좋은 폭격, 에너지 수급을 돕는 지원 등 총 6종류다. 스테이지마다 등장하는 적의 이동 방식과 패턴이 달라 적절한 직군의 캐릭터를 배치해야 한다.
맵 특성도 중요한 변수로 작동한다. 물, 안개 등 특정 지형에서 전술의체 배치가 제한되며, 이를 해결하려면 전술 장비를 먼저 설치해야 한다. 물 지형은 발판을 만들어야 배치가 가능하고, 안개 지형에서는 적을 식별하기 위한 장비나 스킬을 활용해야 한다. 환경 요인이 분명한 영향력을 가진다.
기본적인 구성만 보면 전략 디펜스 장르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형태다. 적의 종류, 이동 속도, 경로가 스테이지마다 달라지고 플레이어는 그에 맞춰 배치를 조정한다. 이 부분은 장르 특성상 익숙하지만, 완성도는 깔끔한 편이어서 조작이나 이해 과정에서 큰 불편은 없었다.
가장 큰 차별점은 ‘작전 분석’이라는 로그라이크 덱 빌딩 요소다. 세 단계 구조로 진행되는데, 전투 진입 전 새로운 변수를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전술의체의 능력치를 조정하거나 활용 방식을 조금씩 바꿔 주기 때문에 단순 반복 전투와는 다른 흐름을 만든다.
준비 단계에서는 전술의체와 전술 장비로 소대를 구성하고 능력치를 조정하는 ‘메모리얼 카드’를 고른다. 카드는 총 여섯 장을 선택할 수 있고 공격, 방어, 보조 등 여러 방향으로 영향을 준다.
완성된 소대는 이후 여러 모드를 통해 활용된다. 타임 어택이나 하드 모드, 보스 러시, 무한 모드처럼 성격이 다른 콘텐츠가 준비돼 있고, 각 모드에서 소대의 전투력을 시험할 수 있다.
전체적인 인상은 전략 디펜스 장르의 기본 규칙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새로운 방식을 찾으려는 시도가 명확했다. 전술의체 배치 구조나 자원 운용은 익숙하지만 그 위에 덧씌운 변주 덕분에 기존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다른 흐름을 보여주려 했다.
전략 디펜스 장르는 캐릭터의 사용처가 꾸준히 확보되는 것이 중요하다. 신규 캐릭터가 계속 추가되는 만큼 다양한 환경에서 기용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고, 특정 캐릭터만 반복해 쓰는 메타가 고착되면 재미가 빠르게 소모된다.
이 부분에서 작전 분석 시스템은 의미가 있다. 누가 더 강한지가 아니라 어떤 조합이 이번 조건에서 더 효율적인지가 중요해지는 방식이다. 매번 다른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같은 조합이라도 다른 플레이 경험이 만들어진다.
다만, 이 시스템이 실제 게임 속에서 자연스럽게 녹아들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로그라이크 특유의 변수는 확실히 신선하지만, 전략 디펜스 특성상 기본 플레이 타임이 길어 반복 시 피로도를 높일 위험이 있다. 시스템의 깊이와 편의성을 어떤 비율로 조정하느냐에 따라 인식이 크게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시연 버전에서의 작전 분석은 캐릭터의 메커니즘을 완전히 바꾸는 형태는 아니었다. 스탯 상승이나 패시브 형태의 스킬 부여 같은 가벼운 조정에 가까워 덱 구성 자체가 달라지는 경험을 주기에는 제한적이었다.
종합적으로는 완성된 틀 안에서 새로운 방식을 더해보려는 시도가 보였다. 전략 디펜스의 기본 구조는 유지하면서, 로그라이크 요소를 어떻게 접목할지 꾸준히 다듬고 있는 느낌이었다. 과한 복잡함으로 흐르지 않도록 다듬어진다면, 정식 버전에서는 충분히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할 여지가 있어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