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기기 사용 시간 증가 및 실내 활동 위주의 생활환경 변화로 인해 근시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다. [사진 김안과병원]](https://i0.wp.com/livingsblog.com/wp-content/uploads/2025/11/31377_33099_577.jpg?resize=600%2C400)
황반변성은 망막 중심부의 시세포와 망막색소상피가 손상되어 시력이 저하되는 질환이다. 건성형은 망막색소상피의 대사 이상으로 생긴 노폐물이 축적되면서 서서히 진행되고 습성형은 비정상적으로 발생한 맥락막신생혈관이 누출과 출혈을 일으켜 급격한 시력저하를 초래한다.
주요 발병 요인은 노화지만 최근 근시 인구가 증가하면서 병적 근시로 인한 ‘근시성 황반변성’이 주목받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 통계를 살펴보면 황반변성으로 진료받은 20~30대 환자 수는 2020년 2046명에서 2024년 6247명으로 3배 이상 늘었다.
고도근시는 일반적으로 -6 디옵터 이상이거나 안구 길이 26㎜이상일 때를 말한다. 고도근시가 있으면 안구 뒤쪽이 볼록하게 돌출되거나 길어질 수 있다. 이에 따라 망막과 맥락막이 얇아지고 변형되면 황반 부위에 퇴행성 변화나 신생혈관이 생기면서 근시성 황반변성이 생긴다. 근시가 심할수록 발병 위험도 커진다.
근시성 황반변성은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을 수 있다. 하지만 중심부에 맥락막신생혈관이 생기면 시력 저하, 물체가 휘어지거나 변형돼 보이는 변형시, 사물의 중심 부분이 잘 보이지 않는 중심암점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젊은층에서는 황반변성에 대한 인식이 낮고 정기적으로 안과 검진을 받는 경우가 많지 않아 조기진단이 어려운 편이다. 한쪽 눈에 근시성 황반변성이 있더라도 반대쪽 눈이 정상이라면 일상생활에 큰 불편함이 없어 뒤늦게 병원을 찾기도 한다.
근시성 황반변성은 치료 시기가 늦어지면 망막에 반흔이나 위축이 남아 시력 회복이 어려워진다. 따라서 1년에 한 번 정도 주기적으로 안저검사와 망막단층촬영(OCT)을 통해 조기에 질환을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라식·라섹 같은 굴절교정수술을 받았더라도 망막 합병증 위험은 그대로 남는다. 이 수술들은 각막의 굴절력만 조정할 뿐 안구 길이나 망막의 변성은 개선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도근시였던 사람은 시력이 좋아졌더라도 정기 검진과 관리를 꾸준히 이어가야 한다.
고도근시로 인한 안구 구조 변화를 근본적으로 막거나 되돌리는 치료법은 아직 없다. 치료 목적은 2차 합병증을 조기에 발견하고 시력 손상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치료는 나이 관련 황반변성과 마찬가지로 항혈관내피성장인자(anti-VEGF)를 안구 내에 직접 주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비정상적인 맥락막신생혈관의 성장을 억제하고 누출과 출혈을 줄여 시력 회복을 돕는다. 주사 횟수와 간격은 병변의 크기·활동성·시력 상태에 따라 달라지며 근시성 황반변성은 병변이 작고 반응이 좋은 경우가 많아 비교적 적은 횟수로 안정화되는 경우가 많다.
김안과병원 망막병원 김예지 전문의는 “황반변성은 주로 노화로 인해 발병하는 질환으로 젊은층에서는 드물긴 하지만 근시가 원인이 되어 발생할 수도 있다”며 “최근 근시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고 특히 고도근시라면 근시성 황반변성 발병 위험이 커지므로 나이와 관계없이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통한 관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