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개원한 중앙대학교광명병원의 의료 민원을 분석한 결과, 개원 초기에는 진단·병동·치료 단계 민원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환자 안전에 중요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그동안 의료계에서는 대형 병원의 개원 초기 운영을 과학적으로 분석한 연구 자료가 거의 없었다. 이번 연구는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위기 속에 개원한 대학병원의 사례를 다루며 환자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운영 관점에서 의미 있는 시사점을 제시한다.
특히 기존에는 단순한 환자 불만으로만 인식되던 민원 데이터를 병원 운영의 시스템적 관점에서 재해석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향후 의료기관들의 초기 운영 전략 수립에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환자 민원, 단순 불만 아닌 안전 신호
중앙대학교광명병원 연구팀은 환자 민원을 의료 서비스의 질과 안전을 평가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로 봤다. 이에 국제적으로 검증된 의료민원 분석 도구(Healthcare Complaints Analysis Tool, HCAT)를 활용해 민원을 체계적으로 분류·분석했다.
분석 대상은 병원 개원 이후 2022년 3월부터 2024년 6월까지 접수된 공식 민원 1113건(1952개 세부 이슈)이다. 민원은 진료 과정인 입원·진단·병동 치료·수술과 시술·퇴원 등 6단계와 임상·관리·관계의 3개 영역으로 나눠 분석했다.
분석 결과 진단(2단계), 병동 치료(3단계), 수술·시술(4단계) 순으로 환자 안전과 연관성이 높았다. 특히 수술·시술 단계에서 피해 위험은 다른 단계보다 30배 이상 높았다. 가족이나 보호자가 제기한 민원은 환자 본인보다 피해를 인식할 가능성이 2배 이상 높다는 점도 확인됐다. 민원 유형 중에서는 임상 영역(진단·치료·안전 관련)이 피해 발생과 가장 밀접했다.
민원 데이터, 의료 질 향상 지표로 활용돼야
연구팀은 “신규 병원은 시스템이 완전하게 정착되지 않은 만큼 민원 데이터를 통해 위험 단계와 문제 지점을 조기에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환자 민원에는 의료 현장의 사각지대와 위험 신호가 담겨 있으며 이를 체계적으로 분석하면 실제 환자 안전 수준을 향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연구팀은 “환자 민원을 병원 운영의 질 관리 도구로 활용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수술·시술 과정에서의 집중적인 위험 관리와 자원 배분이 필요하며 민원 데이터를 환자 안전 지표와 연계하는 통합 관리 체계 구축의 필요성도 제시했다.
중앙대학교광명병원은 향후 다양한 의료기관의 민원 데이터를 통합해 국가 단위 환자안전 모니터링 시스템 개발로 연구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SSCI/SCIE급 국제학술지(International Journal for Quality in Health Care·BMJ open)에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