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V 증상 악화하면 입원까지…지금 태어난 신생아 예방 접종 가능  

요즘 날씨가 꽤 쌀쌀해졌다.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신생아, 영유아 부모는 각종 감염병 소식에 한층 더 귀를 기울이게 된다. 자녀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질병 동향이나 예방 가능한 방법을 찾아보는 경우도 많다. 이 시기에는 특히 호흡기 감염에 주의해야 하는데 1세 미만의 신생아, 영아는 호흡기가 약해 호흡기 감염에 취약하다. 올해는 독감 유행이 예년보다 빠르게 시작됐고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환자도 점차 증가하며 이른바 ‘멀티데믹’ 현상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 시기에는 RSV, 독감 바이러스, 파라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엔테로 바이러스, 라이노 바이러스 등 여러 바이러스가 유행한다. 이 중 특히 RSV, 독감 바이러스는 생후 6개월 미만 영아에게서 전파력이 높고 중증으로 진행해서 입원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이때 신생아 및 영유아가 입원 치료를 하게 되는 경우가 RSV는 독감보다 16배 높다.  

많은 부모님이 궁금해하시는 부분 중 하나는 “왜 RSV가 그렇게 위험한가” 하는 점이다. RSV 감염이 단순한 감기와 어떻게 다른지, 어떤 경우에 더 조심해야 하는지 질문을 자주 받는다. 실제로 RSV 감염 초기에는 기침, 콧물, 재채기, 발열 등 일반적인 감기 증상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어떤 아기에서 증상이 악화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조산아나 고위험군 영유아뿐 아니라 건강한 만삭아에서도 중증으로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생후 첫 RSV 유행 시기에 하기도 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영아 중 약 80%는 기저질환이 없는 건강한 아기였다는 보고도 있다. 다시 말해 RSV는 모든 아기에게 잠재적으로 위험할 수 있는 감염병이다.

RSV가 하부 호흡기까지 퍼지면 증상이 악화할 수 있는데, 이때 쌕쌕거리거나 컹컹거리는 기침 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이는 모세기관지염이나 폐렴과 같은 폐 감염이 진행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모세기관지염은 기관지 끝부분인 모세기관지에 급성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RSV가 가장 흔한 원인이다.  기관지 구조와 기능이 미성숙한 2세 이전에 주로 발생하며, 특히 돌 전후 시기에 가장 많이 나타난다. 실제로 모세기관지염은 영유아 입원 원인 중 가장 흔한 질환이기도 하다.

폐렴은 잘 알려진 대로 말단 세기관지 아래의 폐실질에 염증이 생기는 병이다.  소아의 경우 기도가 좁아 성인보다 증상이 더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 RSV는 영아기 폐렴의 주요 원인으로, 무호흡을 동반하는 경우도 있으며, 회복 후에도 천식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처럼 RSV에 감염되면 입원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있어 아기뿐 아니라 돌보는 부모님까지도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된다. RSV 예방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이유다. 감염병 예방의 기본은 위생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다. 올바른 손 씻기, 장난감과 물건 소독하기, 기침 예절 지키기 등은 기본적인 감염 예방의 첫걸음이다.

더불어 올해부터는 보다 적극적인 영유아 대상의 RSV 예방이 가능해졌다. 2월부터 국내에서 접종이 시작된 RSV 예방 항체 주사 ‘베이포투스’는 기저질환 여부와 관계없이 첫 번째 RSV 시즌을 맞은 신생아라면 누구나 접종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RSV 유행 시기는 대체로 10월부터 다음 해 3월까지로, 바로 지금이 RSV 예방이 가장 중요한 시기다.  현재 출생한 신생아라면 출생 직후 접종을 통해 한 시즌 내내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올해 처음 도입된 예방 옵션인 만큼, 부모님들께서 항체 주사에 대해 궁금해하시는 경우가 많다. 특히 ‘백신’과 ‘예방 항체 주사’의 차이를 묻는 경우가 많은데, 두 방법 모두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다만 작용 기전이 다르다. 백신은 우리 몸이 스스로 면역 반응을 일으키도록 유도하는 능동면역 방식이지만, 항체 주사는 바이러스에 대항할 수 있는 항체를 외부에서 직접 투여하는 수동면역 방식이다. 즉 항체 주사는 면역체계의 훈련 과정 없이도 즉각적인 방어 효과를 제공할 수 있어, 감염에 특히 취약한 신생아와 영유아에게 효과적인 보호 수단이 된다. 

작년까지만 해도 RSV는 영유아 가정은 물론 소아청소년과에서도 골칫거리로 여겨지는 바이러스였다. 하지만 이제는 RSV를 예방할 수 있는 수단이 생기면서, 부모님들께서도 조금은 안심하실 수 있게 되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RSV에 대해 올바르게 알고, 자녀에게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을 잘 살펴보는 일이다. 질환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자녀의 건강을 지키는데 필수적임을 기억해주시길 바란다. 

강동고은빛여성병원 소아청소년과 홍미영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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