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소암 수술 전 흔히 시행하는 질 초음파 검사만으로도 수술 난이도와 암의 복강 내 확산 범위를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산부인과 편승연·이종민 교수팀은 질·직장 초음파 영상이 실제 수술에서 확인되는 암의 퍼진 정도를 정확히 반영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난소암 치료의 핵심 지표인 ‘완전 절제율’을 높이기 위한 새로운 영상 전략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수술 계획이 생존 좌우
난소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발견 시 이미 복막·장·간 등으로 퍼져 있는 경우가 많다. 생존율을 높이려면 수술로 암 조직을 최대한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중요한데 수술 전에 암이 얼마나 퍼졌는지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웠다.
CT·MRI로도 작은 복막 전이는 놓치는 경우가 있어 더 정밀하면서도 접근성이 높은 예측 지표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암 파종 모습이 복강 내 상황과 일치
연구팀은 강동경희대병원·분당서울대병원·인하대병원 등 3개 기관에서 2022~2023년 난소암·난관암·복막암 환자 101명을 대상으로 질 또는 직장 초음파 영상을 분석했다. 초음파에서 더글라스와(자궁 뒤쪽 공간)에 보이는 종양 파종 양상을 4가지 형태로 분류했다. ▶없음 ▶세망결절형(잔가지처럼 퍼진 형태) ▶장막형(장 표면을 따라 얇게 번진 형태) ▶종괴형(덩어리 형태)이다.
이 소견을 실제 수술 중 평가한 PCI(복막암 지수) 및 Fagotti 점수와 비교한 결과, 초음파에서 파종 소견이 심할수록 두 점수도 유의하게 높았다(p<0.05). 초음파 영상만으로도 복강 내 암 부담이 큰지, 장 절제가 필요할지 등 수술 난이도를 예측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CT·MRI 없어도 수술 전략 세워
연구팀은 특히 초음파상 암 파종이 보이는 환자의 장 절제율이 파종이 없는 환자보다 약 2배 높았다고 밝혔다. 이는 수술 전 초음파 한 번으로 수술 난이도와 장 절제 가능성, 다학제 협진(외과·소화기외과) 필요 여부를 미리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편승연 교수는 “초음파는 접근성이 높고 비용 부담이 적어 실제 임상에서 환자 맞춤형 수술 전략을 세우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연구 대상 수가 적고 관찰 기간이 짧았으며 초음파 검사자의 숙련도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한계로 들며 향후 대규모 연구와 표준화된 판독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연구 결과는 외과종양학 분야 국제학술지 ‘European Journal of Surgical Oncology(EJSO)’ 최신호에 실렸다.
![편승연 교수는 “초음파는 접근성이 높고 비용 부담이 적어 실제 임상에서 환자 맞춤형 수술 전략을 세우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강동경희대병원]](https://i0.wp.com/livingsblog.com/wp-content/uploads/2025/11/31436_33154_3526.jpg?resize=600%2C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