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희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국내 유일의 전업 재보험사인 코리안리가 올해 3분기에도 안정적인 실적 흐름을 보인 가운데 배당주로서의 매력도 부각되는 모습이다.
지난 11월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코리안리는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이 742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1% 늘었다고 지난 14일 공시했다. 누적 순이익은 2697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3% 증가한 수준이다.
코리안리 관계자는 “수익성 강화를 위해 포트폴리오를 수년간 집중적으로 조정해왔으며, 적극적인 해외 진출도 수익성 개선에 힘을 더했다”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도 코리안리의 보험과 투자 부문 모두 견조한 성과로 보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분기는 변동성이 보험과 투자에 모두 좋은 방향으로 움직이며,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 대비 81% 증가했다”면서 “다만 이연법인세부채 적립 예상분(준비금 대상)이 법인세비용에 선반영돼 순이익 증가폭이 제한되면서 3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분기 대비로는 29%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보험계약마진(CSM) 성장세…킥스 비율도 안정적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코리안리의 3분기 보험손익은 77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 증가했고, 같은 기간 투자손익도 677억 원을 기록하며 118% 늘었다. 자동차와 농작물 수재가 축소되면서 보험수익이 감소했으나, 고액사고가 줄고 손실계약 일부 환입이 인식되면서 PAA(단기계약) 손익은 127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 증가했다.
미래 수익성을 나타내는 보험계약마진(CSM)도 탄탄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코리안리의 올해 3분기 말 CSM은 전년 동기 대비 6.9% 늘어난 1조188억 원을 기록했다.
재무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K-ICS, 킥스)비율 역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코리안리의 올해 상반기 말 킥스 비율은 204.5%로, 지난해 말 기준 191.7%보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당성향 30% 이상 유지…“배당수익률 5% 내외 적정”
코리안리는 견조한 실적 흐름을 바탕으로 배당성향도 매년 3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IFRS17(국제회계기준) 도입 이후 해약환급금 준비금 부담이 커지면서 배당 여력이 악화된 탓에 올해도 상당수 보험사가 배당을 포기한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특히 코리안리의 경우, 원수사와 달리 지속적인 지급여력비율(K-ICS) 관리 부담과 제도 관련 불확실성이 낮아 안정적인 성장과 주주환원 확대를 추진할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한화투자증권은 코리안리가 추가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지 않을 경우 배당 수익률 5% 내외가 적정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 같은 성장에도 코리안리의 ‘형제 경영’ 논란은 여전히 꼬리표처럼 따라붙고 있다. 코리안리가 지난해 3월 금융당국으로부터 지적을 받고도 동생은 사장, 형은 회장 겸 이사회 의장인 ‘형제경영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3월 코리안리의 정기검사에서 ‘경영유의’ 조치 등의 제재를 내린 바 있다. 특히 원종규 코리안리 사장 일가 중심의 경영 지배구조가 건전성을 해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원종익 회장을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하는 과정에서 적격성 검증 절차가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형제가 경영진과 이사회 의장을 겸하는 지배구조에서는 효율적인 경영진 견제 기능이 이뤄지기 어렵고, 이해상충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형제경영 체제’ 지속 논란에…“이사회 운영방식 실효성 강화”
당시 금감원은 “사외이사가 아닌 자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하는 경우 투명하게 선임 절차를 운영할 필요가 있으나, 코리안리는 2021년 보험업 및 경영경력이 없는 대표이사의 특수관계인을 회장(사내이사) 및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하면서 적격성 여부 등에 대한 검증 절차가 미흡했다”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코리안리 관계자는 취재진에 “금감원으로부터 당시 조치 요구를 받은 사안은 ‘이사회의 역할 및 운영방식의 실효성 강화 필요’였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외이사회의를 별도로 개최해 이사회 의장의 보험업 전문성과 직무 적격성 등에 대해 심도 깊게 논의하고 평가했다”라며 “사외이사들로만 구성된 사외이사회의를 수시로 개최해 선임사외이사 등 사외이사 역할을 강화하고, 이사회 운영 방식의 실효성도 강화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경영 적법성을 판단하는 게 이사회인데, 결국 이사회의 판단은 회장 겸 이사회 의장 겸직이 적법하다고 판단을 내렸다”면서 “원종익 회장이 경영에 전혀 관여하지 않고, 내부적으로도 부딪치는 게 없어 이러한 부분이 적법성 판단의 근거 중 하나로 작용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한편 코리안리는 한국 유일 전업 재보험사로, 주요 사업은 손해·생명보험에 대한 재보험 업무다. 지난 2015년 영국 로이즈 현지법인 개설을 시작으로 말레이시아, 두바이, 스위스, 중국, 콜롬비아, 미국 뉴저지 등 잇달아 해외로 진출했다. 또 최근에는 인도 시장에 첫 지점을 설립하는 등 해외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코리안리가 올해 3분기에도 안정적인 실적 흐름을 보인 가운데, 배당주로서의 매력도 부각되는 모습이다. 다만, '형제 경영 ' 꼬리표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최진희 기자]](https://i0.wp.com/livingsblog.com/wp-content/uploads/2025/12/414700_218074_5632.jpg?resize=600%2C33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