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경영기조 ‘현상유지’…”규제는 늘고 경영환경은 악화” 70.9% 현상유지·긴축


[배병휴 회장 @이코노미톡뉴스(EconomyTalk News, e톡뉴스)] 국내외 경영 환영 악화에 대응, 많은 기업이 새해 경영기조를 ‘현상 유지’로 인정을 추구하겠다는 몸조심을 선택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총이 30일 발표한 2026년 기업 경영 전망조사에 따르면 새해 경영계획을 수립한 기업의 39.5%가 현상 유지, 이어 긴축 경영 31.4%, 확대경영 29.1%로 나타났다.


[사진=이코노미톡뉴스 AI팀]

[사진=이코노미톡뉴스 AI팀]


 


인력감축, 채용축소 등 긴축으로 생존



왜 많은 기업이 도전을 포기한 채 현상 유지를 선택했을까. 글로벌 경영환경 악화에다 국내서도 규제 강화 등으로 확대경영이 어렵다고 보기 때문 아닐까.


경총이 30인 이상 전국 229개사를 대상으로 조사 결과 응답 기업 10곳 가운데 4곳(39.5%)이 현상 유지로 안정을 추구하며 버티겠노라고 응답한 것이다.


이어 긴축 경영 31.4%의 구체적인 시행계획으로는 ‘인력 운용 합리화’가 61.6%로 가장 많았다. 이는 제조원가 상승 압박에다 인건비 부담 등을 감안하여 기존 인력의 감축 및 신규 채용의 축소를 뜻하지 않을까.


새해에 모든 기업이 AI 도입을 강력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인력 운용 합리화와 관련될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번 설문조사 응답 기업 48.9%가 이미 AI를 도입했으며 91.9% 응답이 생산성과 경쟁력 재고에 도움이 됐다고 긍정적으로 응답했다.


새해 투자와 신규 채용도 올해 수준의 현상 유지를 선택하겠다는 응답이었다. 구체적으로 투자계획의 48.3%, 채용계획의 52.3%가 현상 유지였다.


그러나 300인 이상 대기업의 새해 채용축소 응답이 41.0%로 300인 미만 기업의 17.1%보다 월등히 높았다.


어찌하여 대기업들이 중소기업보다도 더 많이 인력 감축하겠다는 응답일까. 대기업의 경영환경이 더욱 악화하리라는 우려 때문이 아닐까.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부터),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그룹 회장이 11월 19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UAE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부터),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그룹 회장이 11월 19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UAE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800조 투자 약속 주요 기업도 인사·채용축소



주요 기업 대표들은 지난달 16일 한·미관세 협상 타결 후 이재명 대통령 앞에서 향후 5년간 800조 원의 국내 투자와 대규모 신규 채용 확대를 약속했다.


이날 이 대통령이 한·미관세협상은 정부와 기업이 원팀으로 대응, 성공했다고 강조하면서 “행여나 대미 투자 강화로 국내 투자가 위축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은 국내 투자에도 좀 신경을 써 달라고 구체적으로 당부했다.


주요 기업 대표들이 이 자리에서 즉시 응답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먼저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이 향후 5년간 450조 투자 및 6만 명의 신규 채용을 약속했다. 이어 정의선 현대차 회장이 125조 2천 억원 투자 및 새해 신규 채용 1만 명, SK 최태원 회장이 2028년까지 128조 원 투자, 고용은 연간 1만 4천∼2만 명까지, 그리고 LG그룹은 5년간 100조 원 투자로 소재, 부품, 장비 분야 기술개발에 역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이들 주요 기업들이 대통령 면전에서 약속한 투자와 인력 채용계획은 이행하리라고 믿을 수 있다. 그러나 실제 현실적인 새해 경영 계획상 투자와 채용 부문에 상당한 압박을 받게 되지 않을까 관측되는 상황이다.


실제로 이들 주요 기업들의 연말 정기인사 및 조직개편 등에 임원 감축, 승진 최소화 등으로 나타났다. 대체로 다수의 부회장단을 축소하고 젊은 오너 CEO가 등장하여 직접 책임 경영하겠다는 경향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30, 40대 신규 임원으로 세대교체 하면서 미 하버드 대 교수 출신 등 기술인재를 종용했다. SK텔레콤도 젊은 사장으로 대폭 교체하고 HD 현대중공업은 경영 3세인 정기선 회장 체제로 강화했다. 롯데그룹은 부회장단 전원을 퇴진시키고 CEO 20명을 교체했다.


이들 주요 그룹이 AI 전환을 위한 조직을 신설하고 AI 경영을 강조한 것도 이번 인사의 특징으로 꼽힌다.


한마디로 연말 주요 기업들의 인사를 통해서도 새해 경영환경이 좀 더 어렵다는 예측을 말해 준다.


LG와 메르세데스-벤츠 최고 경영진이 11월 13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만나 LG의 자동차 부품 사업 역량을 결집한 '원(One) LG' 설루션 협업 확대 방안에 대해 논의, 기념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컬삿 카르탈 메르세데스-벤츠 R&D 코리아 센터장, 이다 볼프 메르세데스-벤츠 기업본부 총괄, 마티아스 바이틀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CEO,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 조주완 LG전자 CEO, 정철동 LG디스플레이 CEO,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CEO, 문혁수 LG이노텍 CEO. [LG전자 제공]

LG와 메르세데스-벤츠 최고 경영진이 11월 13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만나 LG의 자동차 부품 사업 역량을 결집한 ‘원(One) LG’ 설루션 협업 확대 방안에 대해 논의, 기념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컬삿 카르탈 메르세데스-벤츠 R&D 코리아 센터장, 이다 볼프 메르세데스-벤츠 기업본부 총괄, 마티아스 바이틀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CEO,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 조주완 LG전자 CEO, 정철동 LG디스플레이 CEO,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CEO, 문혁수 LG이노텍 CEO. [LG전자 제공]


불황 업종은 이미 마지막 생존 투쟁 착수



한·미 관세협상이 잘 타결됐다고 하나 철강, 알루미늄은 50%의 고관세 그대로이다. 일부 대기업뿐만 아니라 이를 소재로 이용하는 수많은 중견, 중소기업들도 대비수출의 결정적인 타격을 면할 수 없다.


고환율 행진을 방어할 힘이 부족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원화 가치 하락에 의한 반사적인 수출 촉진 효과도 사라졌다. 오히려 국내 기름값만 올려 5주 연속 휘발유 값이 오르고 있다.


새해 3월이면 친노동 성향의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 2.3조 개정)이 발효되어 주요 대기업들은 수많은 하청노조들과 임단협에 시달리게 된다. 기업의 최후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불린 자사주의 강제 소각을 의무화한 상법 3차 개정도 연내 처리하겠다고 집권당이 공언하고 있다.


이미 석유화학 등 불황 업종은 마지막 생존을 위해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장기 불황에 허덕이는 건설산업은 산재와의 전쟁 선포 이후 중대재해처벌법 앞에 벌벌 떨고 있는 입장이다.


이렇게 새해 기업 경영 위축이 우리네 민생안정까지 해치게 될 것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 본 기사는 평론기사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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