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산나비: 귀신 씌인 날 “무료 DLC라기엔 너무 훌륭한데?”

산나비: 귀신 씌인 날 (사진=네오위즈 제공)
산나비: 귀신 씌인 날 (사진=네오위즈 제공)

“삿건으로 하늘을 걷는 송 소령 납시오”

원더포션 ‘산나비: 귀신 씌인 날’ 외전은 ‘송 소령’이 본편 주인공인 ‘준장’을 처음 만난 과거를 배경으로 한다. 구체적인 시점은 원작으로부터 13년 전, 의금부 12호실 시절이다. 로봇 폐기장에서 발생한 의문의 사건을 추적해 미지의 존재들과 마주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분량은 본편의 챕터 약 2개 분량에 해당한다. 외전의 이야기는 송 소령이란 캐릭터성을 집중적으로 보여주고자 노력한다. 송 소령은 관료주의적 상사와 대비되는 참군인으로 묘사된다. 이는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기 전 전화 통화 대사를 통해 느낄 수 있다. 또한, 스토리가 전개되며 송 소령만의 호탕하고 강단있는 성격이 잘 드러난다.

아울러 귀신 씌인 날은 본편과의 연결성이 강하게 드러난다. 17호실의 정체를 언급하는 장면을 비롯해 마고그룹의 재등장, 준장의 존재감 등 향후 추가될 후속작을 위한 떡밥이 어난다. 또한, 조선 사이버펑크 세계관의 매력 역시 이번 작에서도 이어진다.

군필자라면 PTSD가 올 법한 대사가 흘러나온다 (사진=최은상 기자)
군필자라면 PTSD가 올 법한 대사가 흘러나온다 (사진=최은상 기자)

스토리를 전개할 때 떡밥을 구체적으로 풀어내는 디테일이 부족하지만, 세계관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기엔 충분한 이야기다. 훌륭한 퀄리티의 도트 그래픽이라는 본편의 호평 역시 외전에서도 잘 드러난다.

외전은 본편과 다른 맛을 자아내는 송 소령만의 액션을 맛볼 수 있다. 기본 체공 시간이 짧아졌다. 하지만 점프 중 샷건 반동을 이용한 추가 체공을 비롯해 공격 후 다시 점프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보다 지속적이고 스타일리한 액션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준장이 보여준 로프액션과는 색다른 맛을 자아낸다. 준장의 사슬팔이 샷건이 됐다고 보면 된다. 즉, 송 소령의 전투는 ‘삿건’을 중심으로 설계됐다. 2단 점프와 앞서 언급한 샷건 반동을 활용한 체공을 비롯해 근접 공격을 누적, 혹은 투사체를 방어하는 카운터 기술을 사용한 강화 샷건이 핵심 전투 기믹이다. 

지속적이고 스타일리쉬한 액션이 가능한 것이 이번 외전작의 특징이다 (사진=최은상 기자)
지속적이고 스타일리쉬한 액션이 가능한 것이 이번 외전작의 특징이다 (사진=최은상 기자)

샷건 액션과 플랫포머 장르가 만나며 그야말로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찰진 재미를 선사한다. 더욱이 소위 억까’스럽게 설계된 구간도 없다. 귀신 씌인 날에 있는 스테이지 하나하나가 영리하고 치밀하게 짜여 있다.

물론 준장이 보여준 산나비 오리지널 로프 액션과는 차이가 있기 때문에 호불호가 갈릴 여지는 있다. 속도감에 있어 산나비 본편과 외전은 큰 차이가 있는 탓이다. 준장은 로프를 이용해 맵을 훌쩍 뛰어넘는 스피디한 전개를 보여준다면 송 소령은 하나의 구간을 넘을 때도 오밀조밀한 조작을 해야 한다. 

아울러 송 소령은 이동 기믹 자체에 공격 능력이 갖춰져 있고, 실제로 적을 잡으며 이동하다 보니 속도감에 있어 큰 차이가 느껴진다. 물론 맵을 넘어가는 속도에 있어 차이가 있는 정도일 뿐 지루하다는 느낌은 전혀 오지 않을 정도로 박진감 넘친다. 하나의 구간을 넘어갈 때도 압축적인 컨트롤을 해야 하다 보니 손에 땀을 쥐게 된다.

보스전은 어렵지만 송 소령의 액션 스타일을 압축적으로 보여줘 상당한 재미를 선사한다 (사진=최은상 기자)
보스전은 어렵지만 송 소령의 액션 스타일을 압축적으로 보여줘 상당한 재미를 선사한다 (사진=최은상 기자)

오히려 본편보다 까다로운 조작을 요구하기 때문에 액션에 목마른 게이머라면 더욱 재밌게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속 점프와 샷건 반동을 활용해 통과해야 하는 스테이지 구조를 파악하고 실행에 옮기는 과정 역시 게임을 한층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보스 전투는 플레이타임의 절반 가까이 차지할 정도로 난도가 있는 편이다. 근접전 위주의 전투는 물론 탄막도 쏟아지고, 보스의 패턴도 회피해야 한다. 다양한 구조물이 낙하해 때로는 이동이 제한되기도 한다. 어렵지만 송 소령의 액션 스타일을 압축적으로 보여줘 상당한 재미를 선사한다. 

종합적으로 외전 귀신 씌인 날은 짧은 분량의 DLC지만 산나비의 매력을 보여주는 최고의 작품이다. 오히려 “이게 무료 DLC라고”하는 생각이 절로 날 정도다. 본편을 재밌게 즐긴 게이머라면 후회하지 않을 시간이 될 것이다. 

외전은 감동보단 흥미를 자아내는 이야기로 전개된다 (사진=최은상 기자)
외전은 감동보단 흥미를 자아내는 이야기로 전개된다 (사진=최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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