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빼든 금감원, 보험사 GA 관리 강화…“먹튀 설계사 발 못 붙인다”


금융감독원이 보험사의 법인보험대리점(GA)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보험사들의 설계사 위촉 실태도 점검해 위법 행위가 적발된 경우 설계사뿐만 아니라 보험사도 엄중 제재할 방침이다. [최진희 기자]

금융감독원이 보험사의 법인보험대리점(GA)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보험사들의 설계사 위촉 실태도 점검해 위법 행위가 적발된 경우 설계사뿐만 아니라 보험사도 엄중 제재할 방침이다. [최진희 기자]


[최진희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앞으로 ‘먹튀·철새 설계사’ 등으로 불리는 부적격 보험설계사에 대한 제재 수위가 대폭 강화된다.


금융당국은 보험사의 법인보험대리점(GA)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보험사들의 설계사 위촉 실태를 점검해 위법 행위가 적발될 경우 설계사뿐만 아니라 보험사도 엄중 제재할 방침이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9월까지 보험사의 수입보험료는 183조382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4% 증가하는 등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보험사의 단기 이윤 추구와 외형 성장 전략 등으로 판매위탁리스크 관리는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로 인해 보험 판매채널에서 허위·가공계약, 다른 설계사 명의 차용, 계약 갈아타기 유도 등 각종 불건전 영업행위도 지속되는 상황이다.


설계사 위촉실태 점검…“내부통제 체계 미비”


보험사의 GA 판매위탁리스크에 대한 관리도 소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보험사는 GA 채널의 불완전판매비율이 업계 평균을 크게 웃돌았지만, GA 사업부의 핵심성과지표(KPI)에 품질지표를 반영하지 않는 등 리스크 이상징후가 발생했음에도 적절한 통제 활동을 수행하지 않은 것으로 지적됐다. 또 GA 채널 허위 의심계약에 대해 가입자 동의를 확인하는 절차를 마련하지 않아 다수 허위계약을 초래한 경우도 있었다.


금감원은 보험사의 GA 판매위탁리스크에 대한 관리 소홀이 GA 채널의 중대한 불법 영업행위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설계사를 위촉 중인 보험사를 대상으로 위촉 관리 실태를 점검한 결과 여전히 내부통제 체계가 미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 28개사 중 11곳만 내규를 정비했고, 나머지 17곳은 내년 1월까지 개정할 예정이다.


특히 보험업법 위반 경력자와 다수 이동 설계사 등 각사 위촉 내규상 부적격자를 담당 임원급 승인 없이 위촉하는 등 관리 부실도 발견됐다.


보험사 판매위탁리스크 관리 강화 방안 마련


이에 금감원은 보험사가 판매 업무를 위탁 시 준수해야 하는 최소한의 원칙을 담은 ‘보험회사의 제3자 리스크관리 가이드라인’을 이달 1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가이드라인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우선 보험사는 제3자 리스크 관리체계 및 리스크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 또 보험회사는 판매위탁리스크에 대해 정량·정성적 방법을 통해 이를 측정하고, GA의 소비자보호 및 위탁업무 수행 등에 대해 정기적으로 점검·평가해 자체 리스크 관리체계를 지속적으로 보완해야 한다.


이와 함께 위탁 GA 판매위탁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는 전략 및 도구를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보험회사 이사회는 제3자 리스크관리 정책 수립 및 주요 사항을 심의·의결하고, 경영진은 해당 정책을 바탕으로 관리 조치 이행 후 이사회에 보고해야 한다.


내년에는 보험사 내부감사협의제도 등을 통해 설계사 위촉 관련 내규정비 여부 및 내부통제 체계도 점검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위법행위가 적발될 경우 설계사뿐 아니라 보험사도 엄중 제재할 계획이다.


보험사 대상 GA 운영위험 1~5등급으로 평가


또 GA에서 다수의 소비자 피해 또는 중대한 불법·불건전 영업행위나 금융사고가 발생한 경우 GA는 물론, 보험사까지 연계 검사해 엄정 대응하겠단 방침이다.


내년부터는 전 보험사를 대상으로 위탁 GA에 대한 리스크 관리 적정성 등을 평가하는 ‘GA 운영위험 평가제도’가 새롭게 도입된다. 위탁 GA의 영업건전성 지표, 수수료 정책, 채널집중 위험 등을 고려해 각 보험사별 운영위험을 1~5등급으로 평가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취재진에 “GA 운영위험 평가제도는 내년 시범운영을 거쳐 2027년부터 본격 시행에 나설 계획”이라며 “평가를 통해 우수하거나 저조한 보험사에는 지급여력(K-ICS·킥스)비율 인센티브 또는 페널티를 부과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서 보험사를 대상으로 설명회도 2회 정도 진행해, 대체로 제도의 취지에 공감하는 분위기였다”라고 덧붙였다.

실생활에 유용한 정보를 쉽고 정확하게 전하는 생활정보 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