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산업 운용자산 1100조 시대…“생산적 금융 활성화 규제 완화 必”

[최진희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생산적 금융 전환은 수익성 있는 국내 장기자산 투자처를 모색하는 보험회사에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제언이 나왔다. 다만, 생산적 부분에 대한 투자가 보험사의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구조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진단도 이어졌다.

노건엽 보험연구원 실장은 지난 2일 열린 ‘보험업권 생산적 금융 활성화 세미나’에서 “보험산업의 운용자산 규모는 1145조 원에 달하지만, 자본규제와 자산부채관리(ALM)등 구조적 제약이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어 노 실장은 “이와 달리 해외 주요국은 솔벤시(Solvency)Ⅱ 개정, 매칭조정 등을 통해 보험사의 장기·실물투자를 촉진하고 있다”면서 “보험업권은 파생상품 기반 ALM, 헤지회계 확대와 정책펀드 위험자본 완화, 장기보유주식 요건 개선 등 제도적 뒷받침을 통해 실물경제 성장에 기여하는 핵심 투자주체로 전환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생보협회장 “미래 성장동력 키우는 생산적 투자로 가야”

이번 세미나는 정부의 생산적 금융 대전환 기조에 발맞춰 장기투자자로서 보험업계의 역할과 향후 투자 활성화를 위한 과제를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에 앞서 김철주 생보협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저성장·고령화·산업 전환의 흐름 속에서 보험의 장기 자금이 국민의 노후와 안전을 지키는데 그치지 않고, 미래 성장동력을 키우는 생산적 투자로 흘러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생산적 금융 확대를 위해서는 보험사의 자산운용 역량 강화와 책임 있는 투자문화 확립, 장기 수익성 및 변동성 완화 전략 수립, 과감한 정책 지원과 규제의 정교한 정비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어 이병래 손보협회장도 “장기자금의 안정적 공급원으로써 보험업계가 AI, 반도체 등 미래산업의 육성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며 “생산적 금융이라는 매개를 통해 보험업계와 실물경제가 동반 성장할 수 있도록 보험사의 유용한 자산운용을 위해 규제 패러다임 전환과 자본규제 완화 등의 지원책은 필수적”이라고 언급했다.

“정부와 민간 협력…생산적 자본 순환 체계 구축 필요”

첫 번째 주제발표에 나선 이재석 삼정KPMG 상무는 ‘자본의 흐름 전환 및 미래혁신성장을 위한 금융기관의 역할’을 주제로 발표했다.

특히 혁신·기술·제도를 견인하는 생산적 금융에 주목하고, 이를 새로운 성장 생태계의 열쇠로 꼽았다. 그러면서 저성장 극복과 불확실성 돌파를 위한 정부와 금융기관의 솔루션 제공 및 역할에 대해 강조했다.

이 상무는 “한국경제가 구조적 저성장 위기에 직면해 있는 상황에서 금융은 더 이상 자금 단순 공급자가 아니라, 생산적 자본을 순환하고 조정하는 전략적 동반자로 전환해야 한다”면서 “성장섹터 발굴, 기업 생애주기 동반금융 강화, 정부와 민간의 협력 등 생산적 자본 순환 체계 구축을 통해 금융기관이 자본 흐름을 혁신 영역으로 재분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융위 “보험사 장기투자 확대 위해 건전성 규제 정비”

마지막으로 이경희 상명대 교수를 좌장으로 진행된 패널토론에서는 ‘보험업권 생산적 금융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논의가 이어졌다. 토론에는 금융위원회와 보험업계, 자산운영 전문가가 참여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토론에 참여한 이동희 금융위원회 보험과장은 “보험산업은 장기자산운용을 통해 건전성에 기반한 신뢰 금융과 생산적 금융 간 선순환 구조의 핵심으로 삼아야 한다”며 “보험산업이 장기투자자로서 생산적 금융을 통해 국민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건전성 규제를 정비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