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부터 ‘철권’ 시리즈를 이끌어온 하라다 카츠히로 반다이남코 철권 프로듀서가 2025년 말 반다이남코를 떠난다.
철권 시리즈가 30주년을 맞이한 올해 그는 “평생을 바쳐 온 프로젝트의 한 장을 마무리하기에 가장 적절한 순간”이라며 퇴사 결정을 밝혔다.
하라다는 자신이 게임 개발자로 성장한 뿌리를 일본 아케이드 문화와 해외의 작은 게임 홀, 지역 커뮤니티 대회에서 찾았다. 그는 아케이드 캐비닛을 직접 들고 다니며 “철권 한번 해보세요”라던 시절을 떠올리며, 그때 만났던 플레이어들과의 대화와 현장의 분위기가 지금까지도 자신의 정체성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회가 커지고 유명세가 높아진 이후에도 팬들이 친구처럼 대해준 점은 오래도록 잊지 못할 소중한 경험이라고 전했다.
그는 최근 몇 년간 개인적으로 가까운 지인들을 떠나보내고, 직장에서는 존경하던 선배들의 은퇴와 별세를 겪으며 “크리에이터로서 남은 시간”을 깊이 돌아보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아버지처럼 존경하는 쿠타라기 켄으로부터 조언과 격려를 받았고, 이는 결정을 내리는 데 큰 힘이 되었다고 강조했다.
하라다는 지난 4~5년간 자신이 맡아온 모든 책임과 세계관, 스토리라인을 후배 팀원들에게 점진적으로 넘겨왔으며, 오늘에 이르기까지의 긴 준비 과정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서머 레슨’을 비롯한 VR 프로젝트, ‘폭켄 토너먼트’, ‘소울칼리버’ 등 사내외 다양한 작품에 참여할 수 있었던 경험을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행운”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전 세계 커뮤니티와 자신을 지지해 준 팬들, 그리고 긴 시간을 함께 보낸 동료들에게 깊은 감사를 전하며 “곧 다음 행보에 대해 더 자세히 이야기하겠다”고 말했다. 비록 2025년 말 회사를 떠나지만, 반다이남코 요청으로 2026년 1월 열리는 TWT 파이널에는 게스트로 참석할 예정이다.
하라다는 30년 동안 “언젠가 하겠다”고 말만 했던 DJ 퍼포먼스를 실제 토너먼트 현장에서 끝내 실현하지 못했다고 웃으며, 그 대신 이번 발표와 함께 자신이 직접 제작한 60분 분량의 ‘철권 DJ 스타일 논스톱 믹스’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공개했다며 “많은 추억이 떠오를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끝으로 “모든 것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인사를 남겼다.
한편, 철권 공식 X에서는 ‘이번 퇴사에 따라 철권 8을 포함한 향후 운영 계획이나 개발 체제에 커뮤니티가 우려할 만한 영향이 없도록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우리는 하라다 씨가 소중히 해온 커뮤니티와의 대화의 정신을 계승, 금후에도 변함 없는 자세로 모두의 목소리에 진지하게 귀를 기울이겠다. 철권 프로젝트 일동은 하라다 씨가 쌓아 올린 비전과 정신을 계승하여 앞으로도 세계의 커뮤니티에게 사랑받는 철권 시리즈의 더 큰 발전을 목표로 전력을 다하겠다’며 그간 하라다의 공로에 감사를 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