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상을 예방하려면 보행 습관부터 점검해야 한다. [출처: Gettyimagesbank]](https://i0.wp.com/livingsblog.com/wp-content/uploads/2025/12/31549_33278_844.jpg?resize=600%2C450)
눈 예보가 이어지고 있다. 도심이 하얗게 물들면 낭만만큼 위험도 함께 쌓인다. 빙판길과 젖은 노면은 순식간에 낙상 사고가 일어나기 쉬운 환경이 된다. 특히 노년층이나 골다공증 환자에게는 낙상이 골절과 장기 치료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겨울철 낙상 사고는 주로 미끄러운 빙판길에서 발생한다. 추운 날씨엔 근육·관절이 경직되고, 두꺼운 옷차림 탓에 민첩성이 떨어진다. 이 때문에 다른 계절보다 넘어질 확률이 높다. 넘어질 때 손목·발목을 다치는 것은 물론, 심한 경우 고관절이나 척추에도 손상이 갈 수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조심해야 할 부위가 엉덩이뼈인 고관절이다.
고관절 골절은 흔히 허벅지와 골반을 잇는 부위가 부러지는 것을 말한다. 체중을 지탱하지 못해 극심한 통증이 생기고, 거동이 어려워진다. 이후 수개월간 침상 생활이 불가피하다. 이로 인해 폐렴·욕창·혈전 등 2차 합병증이 생길 위험도 커진다.
고관절 골절 시 사망률 최대 70%
고관절 골절 수술 환자의 1년 내 사망률은 14.7%, 2년 내 24.3%에 달한다. 적절한 치료 없이 방치할 경우 사망 위험은 70%까지 치솟는다. 고려대구로병원 정형외과 김상민 교수는 “고관절 골절은 한 번 발생하면 여성의 경우 2명 중 1명은 기동 능력과 독립성 회복이 불가능해지고, 4명 중 1명은 장기 요양이 필요할 정도로 삶의 질이 급격히 떨어진다”고 말했다.
빙판길에서 엉덩방아를 찧거나 꼬리뼈를 다쳤다면 처음엔 단순 타박상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근육과 인대가 긴장된 상태로 방치되면 통증이 오래가고, 일상생활에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 통증이 지속될 땐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미끄러질 뻔해 중심을 잡는 과정에서 허리를 삐끗하는 사례도 많다. 이 경우 무릎을 굽혀 다리 아래에 베개를 두고 누우면 허리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초기에는 냉찜질과 소염제 복용으로 통증을 완화할 수 있다. 다만 고령층은 작은 충격에도 골절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통증의 정도와 상관없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안전하다.
보폭 줄여 천천히 걷고 외출 준비 꼼꼼히
낙상을 예방하려면 보행 습관부터 점검해야 한다. 보폭을 좁히고 천천히 걷는 것이 균형 유지에 도움이 된다. 주머니에 손을 넣고 걷는 습관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넘어질 때 몸을 지탱할 수 없어 부상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신발은 미끄럼 방지 기능이 있는 고무창 제품을 선택하고, 너무 긴 바지나 헐렁한 옷처럼 발에 걸려 넘어질 수 있는 복장은 피한다.
폭설이나 한파 등 기상 상황이 악화할 땐 불필요한 외출을 자제한다. 부득이하게 이동해야 한다면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고 서두르지 않으며, 난간이나 지지물을 적극 활용해 보행의 안전 수준을 높여야 한다. 김 교수는 “겨울철 낙상은 단순한 타박상으로 끝나지 않고 고관절 골절처럼 생명을 위협하는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평소 보행 습관과 외출 환경을 세심히 점검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책”이라고 강조했다.
신영경 기자 shin.youngky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