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희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 여파로 11월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 증가폭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달 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폭은 전월 대비 반토막 넘게 줄었지만, 제2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폭이 확대되면서 풍선효과가 나타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은 1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11월 가계대출 동향을 발표하고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11월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폭 4.1조…전월 대비 축소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달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 증가폭은 4조1000억 원으로 전월(4조9000억 원) 대비 축소됐다. 주택담보대출이 2조6000억 원 증가하며 전월(3조2000억 원) 대비 증가폭이 감소했다. 은행권 주담대가 2조 원에서 7000억 원으로 증가폭이 축소된 반면, 제2금융권은 1조2000억 원에서 1조9000억 원으로 증가폭이 확대됐다.
기타대출은 1조6000억 원이 늘어 전월(1조7000억 원) 대비 증가폭이 축소됐고, 이 가운데 신용대출 증가폭은 9000억 원으로 전월과 유사했다.
업권별로 보면 11월 은행권 가계대출은 1조9000억 원 증가하며 전월(3조5000억 원) 대비 증가폭이 크게 줄었다. 은행 자체 주담대는 1조1000억 원에서 1000억 원으로, 정책성 대출은 9000억 원에서 6000억 원으로 증가폭이 축소됐다. 기타대출의 증가폭 역시 1조4000억 원에서 1조2000억 원으로 감소했다.
반면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2조3000억 원가량 늘며 전월(1조4000억 원) 대비 증가폭이 확대됐다. 상호금융권(1조2000억 원→1조4000억 원)과 보험(1000억 원→5000억 원), 여신전문금융회사(2000억 원→4000억 원)는 모두 증가폭이 확대됐다. 다만 저축은행은 2000억 원에서 400억 원으로 감소폭이 축소됐다.
금융위는 이번 금융권의 가계대출 감소세가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 등 가계부채 관리 강화 조치로 주담대 증가폭이 축소된 영향이 크다고 봤다. 금융위 관계자는 “6·27대책 이후 주담대 증가폭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등 가계대출이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도 “10·15대책 이전 주택거래량 증가에 따른 주담대가 시차를 두고 12월 중 반영될 수 있어 경각심을 갖고 관리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신용대출의 경우 증가세가 유지됐으나 시장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만큼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지방 주담대는 내년 상반기까지 스트레스 DSR 2단계 적용
이날 가계부채 점검회의에서 금융위는 가계부채에 미치는 영향과 지방 부동산·건설경기 상황 등을 고려해 지방 주택담보대출에 대해서는 현행과 동일하게 내년 상반기 중에도 2단계 스트레스 DSR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방 주택담보대출에 대해서는 3단계 대비 낮은 수준의 스트레스 금리 기본 적용비율과 대출유형별 적용비율이 적용된다.
아울러 금융위와 주택금융공사는 내년 1월 2일부터 전세대출보증 심사 과정에서 주택가격 산정 방식을 개선해 나가기로 했다.
현재 공신력 있는 시세(KB 시세 등)가 없는 주택에 대해서는 ‘공시가격의 140%’를 주택가격으로 일괄 적용하고 있으나, 앞으로는 차주가 원할 경우 해당 주택에 대한 최근(6개월 내) 감정평가금액을 주택가격으로 인정할 예정이다.
한편 금융권이 전반적으로 올해 총량관리 목표에 따라 가계대출을 원활히 관리하고 있어 일률적인 대출절벽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다만, 일부 금융사는 총량관리 목표를 초과한 상황인 만큼 남은 기간 동안 목표 준수를 위해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금리, 환율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어 내년에도 월별·분기별 총량관리 목표 수립 등을 통해 가계부채를 지속적으로 하향 안정화시켜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금융사도 내년 가계대출 경영계획 수립시 정부의 가계부채 안정화 기조를 적극 반영해 달라”고 말했다.
정부는 앞으로도 DSR 적용대상 확대 등 DSR 중심의 여신관리체계를 더욱 내실화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 시행 이후 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세는 감소했지만, 2금융권의 증가폭은 오히려 확대됐다. [글=최진희 기자, 사진=연합뉴스]](https://i0.wp.com/livingsblog.com/wp-content/uploads/2025/12/415194_218703_31.png?resize=500%2C28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