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황반변성 환자 임상 특성 규명…신약 적용 기준 마련 기대


김안과병원 망막병원 박상민 전문의.

김안과병원 망막병원 박상민 전문의.


김안과병원 망막병원 박상민 전문의팀은 기존 일본 및 동아시아 보고와 달리 한국인에게 발생한 지리적 위축(Geographic Atrophy, GA)이 서양인에게 흔히 관찰되는 형태와 유사한 임상적 특징을 보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결과는 향후 신약 치료제 적용 대상 선정과 예후 예측 모델 개발에 중요한 근거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2021년 1월부터 6월까지 김안과병원에 내원한 나이 관련 황반변성 환자 중 빛간섭단층촬영(OCT)에서 완전한 망막색소상피(RPE) 및 외망막 위축(cRORA) 소견을 보인 68명(104안)을 대상으로 임상적 특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양쪽 눈 모두에 지리적 위축이 나타난 환자 비율(양안 침범 비율)이 52.9%, 평균 위축 면적은 9.9㎟로 나타나 기존 동아시아 연구보다 병변이 더 큰 경향을 보였다. 양안 침범 비율이 높고 병변이 클수록 황반변성 진단 시점에 이미 질환이 진행된 상태일 가능성이 있다.


맥락막 비후(Pachychoroid)는 아시아인에서 흔히 관찰되지만 이번 연구에서 맥락막 비후 형태의 지리적 위축은 7.7%로 나타나 일본을 포함한 기존 동아시아 보고에 비해 낮은 빈도를 보였다. 이는 한국인도 서양인과 유사한 형태의 지리적 위축이 나타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황반변성은 망막 중심부 신경 조직인 황반에 노폐물이 쌓여 점차 시력이 저하되는 안질환이다. 노화가 주원인으로 꼽히며 건성과 습성 두 형태로 나뉜다. 건성 황반변성은 주로 망막에 드루젠이라고 하는 노폐물이 쌓이면서 망막색소상피가 손상돼 위축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서서히 진행하는 경향이 있으며 대부분 증상이 경미하다. 다만 병변이 확대되면 시력 저하가 나타날 수 있고 일부 환자는 습성 황반변성으로 진행하기도 한다. 습성 황반변성은 눈에 비정상적인 신생혈관이 생기고 망막 아래나 안쪽에 진물이 고이거나 출혈이 발생하면서 중심 시력이 저하되는 질환이다.


건성 황반변성이 진행해 지리적 위축 단계에 이르면 망막색소상피와 시세포가 국소적으로 소실되면서 뚜렷한 위축 부위가 형성된다. 이 경우에는 중심시력에 심각한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건성 황반변성의 경우 초기에는 따로 치료법이 없지만 어느 정도 진행하면 루테인 등 영양소를 장기간 복용함으로써 질환 진행 속도를 일부 늦출 수 있다. 또한 혈중 지질이상이 황반변성 진행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 고지혈증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좋다.


황반변성은 암슬러 격자를 통해 자가진단을 해볼 수도 있다. 바둑판처럼 생긴 종이 한가운데에 점을 찍고 그 점을 응시했을 때 바둑판무늬가 휘어지거나 찌그러져 보이거나 중심 부위 암점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황반변성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이때는 반드시 안과에 내원하여 눈에 이상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암슬러 격자 자가진단 시 선이 휘어져 보이거나, 중심부위 암점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황반변성을 의심해볼 수 있다. [사진 김안과병원]

암슬러 격자 자가진단 시 선이 휘어져 보이거나, 중심부위 암점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황반변성을 의심해볼 수 있다. [사진 김안과병원]


박상민 전문의는 “건성 황반변성과 습성 황반변성은 원인은 동일하지만 기전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정기적 검진과 생활 습관 개선을 통해 질환이 더 이상 진행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두 가지 형태의 황반변성은 치료약제 선택부터 다르고 건성 황반변성의 말기 형태인 지리적 위축에 대한 치료제는 현재 적극적으로 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이번 연구 결과가 국내 환자 치료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황반변성 환자의 새로운 임상적 특징을 규명한 이번 연구는 SCI급 국제 학술지인 ‘BMC Ophthalmology’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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