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쿠팡 사태로 확인된 것은?… ‘대안 없는’ 한국 소비자


팡의 개인정보 유출 논란을 두고 다라 코스로샤히 로저스(Coupang) 대표는 12월17일 국회에서 “중대한 사안은 아니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러나 이번 논란의 본질은 사고의 경중을 둘러싼 해석 차이가 아니라, 사고 이후에도 한국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 사실상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쿠팡을 떠나고 싶어도 떠날 수 없는 플랫폼 구조 자체가 문제라는 것이다.  [글=유형길 기자, 사진=연합뉴스]

팡의 개인정보 유출 논란을 두고 다라 코스로샤히 로저스(Coupang) 대표는 12월17일 국회에서 “중대한 사안은 아니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러나 이번 논란의 본질은 사고의 경중을 둘러싼 해석 차이가 아니라, 사고 이후에도 한국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 사실상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쿠팡을 떠나고 싶어도 떠날 수 없는 플랫폼 구조 자체가 문제라는 것이다. [글=유형길 기자, 사진=연합뉴스]


[유형길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논란을 두고 다라 코스로샤히 로저스(Coupang) 대표는 12월17일 국회에서 “중대한 사안은 아니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러나 이번 논란의 본질은 사고의 경중을 둘러싼 해석 차이가 아니라, 사고 이후에도 한국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 사실상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쿠팡을 떠나고 싶어도 떠날 수 없는 플랫폼 구조 자체가 문제라는 것이다.


“중대한 사안 아니다”는 대표 발언 vs 소비자 현실


로저스 쿠팡 대표는 지난 1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이번 개인정보 유출 건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기준상 공시 의무가 없는 유형의 데이터 유출”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한국적 맥락에서 사태를 경시한 발언은 아니라는 취지의 해명도 함께 덧붙였다.


그럼에도 소비자 반응은 냉담하다. 사고의 법적 기준보다, 문제가 발생한 이후에도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대체 플랫폼이 사실상 없다는 점이 더 큰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쿠팡 이후… 왜 11번가는 ‘대체자’가 되지 못했나


쿠팡 이후 한국 이커머스 시장에는 네이버 쇼핑, 지마켓, SSG.COM 등 다양한 플랫폼이 존재하지만, 뚜렷한 대체자로 자리 잡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네이버 쇼핑은 검색과 상품 비교에 강점이 있으나 배송과 정책이 판매자별로 분산돼 있고, 지마켓·옥션은 오랜 기간 운영됐음에도 쿠팡의 배송 속도와 일원화된 배송 추적 경험을 따라잡지 못했다.


SSG.COM이나 테무 등도 특정 카테고리에서는 경쟁력을 보이지만, 쿠팡처럼 전반적인 생활 소비를 포괄하는 플랫폼으로 기능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자체 물류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로켓배송과 당일 배송 체계를 동시에 갖춘 사례는 사실상 쿠팡이 유일하다.


‘대안 부재’가 만든 선택 불가능한 시장?


김시월 건국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19일 “적립금과 멤버십, 이용 편의성이 결합되면서 소비자가 자유롭게 선택하기 어려운 구조가 고착화됐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기업인 쿠팡의 특성을 고려해 소비자 보호와 책임 구조를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이날 이번 사태의 본질을 “정보 유출보다 대안이 없는 플랫폼 구조”라고 짚었다.


그는 “로켓배송과 당일 배송 인프라를 동시에 갖춘 플랫폼이 사실상 없는 상황에서 소비자 이탈은 구조적으로 어렵다”며 “이번 논란은 소비자가 주도권을 상실한 시장 구조를 재검토할 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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