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정우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올해는 정치·경제 전반에서 적지 않은 변화가 이어진 해였다. 그러나 한 해를 돌아보는 개인의 평가는, 사회 전반의 변화와는 다소 다른 모습이었다. 데이터 컨설팅 기업 피엠아이(PMI)가 GS&패널을 통해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 연말 리포트’에 따르면, 응답자의 57.8%는 올해를 ‘큰 변화 없이 지나간 한 해’로 평가했다.
31.0%는 ‘솔직히 많이 힘들었다’라고 답했으며, ‘생각보다 잘 풀렸다’라는 응답은 11.3%에 그쳤다. 이는 변화가 컸던 사회 환경과는 달리, 개인 차원에서는 2025년을 일상의 연속선 위에서 인식한 경우가 많았음을 보여준다. 눈에 띄는 성취보다, 각자의 자리에서 한 해를 지나왔다는 감정이 연말 인식의 중심에 자리한 셈이다.
경제·관계·건강… 스트레스는 ‘삶 전반’으로 확산
한 해 동안 가장 큰 스트레스 요인을 확인해 보았다. 응답자들은 ‘물가·금리 등 경제 변동’(23.6%)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인간관계 피로(22.9%)’가 경제 요인과 거의 같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건강 관리 부담(16.2%), 번아웃·과로(12.4%)까지 더해지며, 스트레스의 원인은 특정 사건이나 업무에 국한되지 않고 일상 전반으로 분산된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응답자들이 선택한 스트레스 대응 방식은 비교적 현실적이었다. 스트레스 완화를 위해 2025년에 가장 꾸준히 실천한 활동으로는 운동·걷기 등 건강 루틴(37.9%)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한편 ‘특별히 실천한 루틴이 없다’라는 응답도 20.9%로 두 번째로 높게 나타나, 일부에서는 적극적인 관리 대신 현재 상태를 유지하는 선택 역시 적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그 외 스트레스 완화 방식으로는 나를 위한 작은 보상 소비(12.6%), 명상·휴식·마음 챙김(12.0%), 취미 활동(7.8%), 디지털 디톡스(5.3%), 취향 커뮤니티·모임 참여(3.5%) 순으로 나타났다.
확장보다 선택에 집중한 소비
가장 만족스러웠던 소비를 묻는 질문에는 ‘특별히 만족스러운 소비는 없었다’라는 응답이 29.9%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는 소비 자체가 없었다기보다는, 한 해를 돌아보며 뚜렷하게 만족스러웠다고 평가할 만한 소비 경험이 많지 않았다는 인식이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그 뒤를 이어 여행·공연·맛집 등 경험 소비(23.5%), 건강·웰빙 관련 소비(13.1%), 옷, 뷰티, 취향 아이템 등 자기 표현 소비(10.2%) 순으로 확인되었다. 연령대별로는 차이가 뚜렷했다. 20대는 자기 표현 소비와 새로운 취미·장비 구매 비중이 다른 연령대보다 최대 3배 이상 높았던 반면, 50대는 경험 소비와 건강·웰빙 소비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는 소비가 확장되기보다는, 각 연령대가 중요하게 여기는 영역에 선택적으로 집중된 모습으로 볼 수 있다.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내년 2026년에 가장 지출을 늘리고 싶은 분야를 묻자, 응답자의 37.9%가 ‘저축·재테크’를 선택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그 뒤를 이어 웰빙·건강 관리(21.5%), 여행·공연·전시 등 경험 소비(19.8%), 자기계발·교육(9.8%), 윤리적·지속 가능 소비(5.6%)와 AI 기기·서비스(5.4%)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령대별로 보면, 40~50대에서 저축·재테크를 선택한 비율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2026년을 향한 기대… 기대·관망·우려가 공존
내년을 바라보는 시선은 한 방향으로 쏠리지 않았다. ‘내년이 기대된다’라는 응답은 32.8%, ‘기대되지 않고 걱정이 더 크다’는 응답은 21.9%로 나타났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응답은 ‘그냥 그렇다’(45.3%)였다. 이는 2026년에 대해 뚜렷한 낙관이나 비관보다는,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중도적·관망적 인식이 우세했음을 보여준다.
2026년에 꼭 이루고 싶은 삶의 키워드로는 전 세대에서 ‘건강’과 ‘안정’이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그 외 키워드로는 20대는 성장, 30대와 60대는 여유, 40~50대는 풍요를 상대적으로 더 많이 선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