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10대 뉴스] 몬헌, 철권이 몰락할 줄 누가 알았겠어

화려한 출발 후 급격한 유저 이탈을 겪은 몬스터 헌터 와일즈와 철권8 (사진=김영찬 기자)
화려한 출발 후 급격한 유저 이탈을 겪은 몬스터 헌터 와일즈와 철권8 (사진=김영찬 기자)

2025년 게임 업계는 두 거대 프랜차이즈의 예상치 못한 추락을 목격했다.

캡콤의 ‘몬스터 헌터’와 반다이남코의 ‘철권’이다. 각각의 IP는 2024년, 2025년 신작으로 ‘몬스터 헌터 와일즈’와 ‘철권8’을 선보였다. 당연히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그러나 불과 수개월 만에 심각한 유저 이탈에 직면했다.

몬헌 와일즈는 파이널판타지14 컬래버레이션을 포함한 다양한 업데이트를, 철권8은 시즌2로 반등을 노렸다. 그러나 결과는 내리막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시리즈 역사상 최초로 ‘압도적으로 부정적’까지 기록할 만큼 최악의 평가를 받으며 글로벌 인기 IP의 위상에 금이 갔다.

한때 업계를 대표하던 타이틀들이 유저 신뢰를 잃으며 몰락의 길을 걷게 된 배경에는 공통된 문제점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몬스터 헌터 와일즈는 2025년 2월 28일 출시 당일 스팀에서 138만 명의 동시접속자를 기록하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출시 3일 만에 전 세계 800만 장, 한 달 만에 1000만 장 판매를 달성하며 캡콤 역사상 가장 빠른 판매 기록을 세웠다.

메타크리틱 88점의 호평 속에서 2025년 올해의 게임 후보로까지 거론되던 타이틀이었다. 신규 세크레트 시스템과 집중 약점 공격 등 새로운 시도들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며 시리즈 최고작이라는 찬사가 쏟아졌다.

그러나 화려한 출발과 달리 와일즈는 급속도로 몰락의 길을 걸었다. 출시 초기부터 최적화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사전 다운로드를 마친 유저들이 재다운로드를 해야 했고 최신 GPU에서도 크래시가 발생했다.

불합리한 공격 패턴과 아쉬운 보상 설계로 질타를 받은 오메가 컬래버레이션 (사진=캡콤 유튜브)
불합리한 공격 패턴과 아쉬운 보상 설계로 질타를 받은 오메가 컬래버레이션 (사진=캡콤 유튜브)

더 심각한 문제는 콘텐츠 부족이었다. 신규 시스템으로 토벌 시간이 대폭 단축되면서 엔드게임 콘텐츠가 빠르게 고갈됐다. 보상 체계도 알슈베르도에 국한되어 다양한 재미와 플레이 동기 부여를 제공하지 못했다.

5월 캡콤의 인기 게임 ‘스트리트 파이터 6’과의 컬래버레이션 업데이트는 기폭제가 됐다. 개악된 부분이 많은 탓에 부정 평가를 멈추긴 커녕 오히려 증폭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동시접속자 수는 갈수록 참혹했다. 출시 초 138만 명에서 6월에는 1만 명대로 추락해 99% 이상이 빠져나갔다. 같은 시기 전작 ‘몬스터 헌터 월드’보다 낮은 동접을 기록하는 굴욕까지 겪었다. 

철권 8 역시 비슷한 궤적을 그렸다. 2024년 1월 출시 당시 메타크리틱 90점과 스팀 매우 긍정적 평가를 받으며 시리즈 최고작이라는 찬사를 들었다. 출시 한 달 만에 200만 장을 판매하며 스트리트 파이터 6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하지만 2024년 3월 DLC 캐릭터와 함께 출시된 철권 파이트 패스가 유저 반발을 샀다. 배틀 패스 보상 퀄리티가 낮았고 상위 에디션 구매자도 프리미엄 패스를 별도 구매해야 하는 구조였다. 노골적인 결제 유도에 유저들이 격렬히 반발했다.

2025년 4월 시즌 2 업데이트는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과도한 이지선다를 강요하는 기술로 공격자가 압도적으로 유리해졌고 방어 수단이 크게 줄어들었다. 잭8의 ‘건강 박수’는 철권 시리즈 최대 오명으로 남았다. 스팀 평가가 압도적으로 부정적까지 추락하며 유저들이 대거 이탈했다.

2025년 12월 22일 기준 국내 평가는 '대체로 부정적'까지 떨어졌다 (사진=스팀)
2025년 12월 22일 기준 국내 평가는 ‘대체로 부정적’까지 떨어졌다 (사진=스팀)

반다이남코는 긴급 패치로 체력 최대값 상향과 히트 시스템 재검토 등을 진행했지만 유저들의 비판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개발진이 플레이어 피드백을 반영하지 않고 오히려 공격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패치했다는 불만이 컸다.

체력이 높아지면서 전투 시간이 길어지니까 기본 개념 숙지의 중요도가 높아지면서 초보, 신규 유저의 발걸음도 완전히 끊겼다. 

두 작품의 몰락은 게임 산업에 중요한 교훈을 남겼다. 아무리 초대형 IP라도 최적화 실패와 콘텐츠 부족 그리고 노골적인 수익화 시도는 유저 신뢰를 한순간에 무너뜨릴 수 있다는 점이다. 과거의 명성이 있어도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기 쉽지 않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캡콤과 반다이남코는 각각 후속 업데이트와 패치를 예고하며 만회를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두 프랜차이즈가 수십 년간 쌓아온 명성에도 불구하고 2025년의 실패는 시리즈 전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인기 IP라는 타이틀이 더 이상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냉혹한 현실이 드러난 한 해였다. 팬층의 요구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IP 정체성을 살리지 못한 대가를 톡톡히 치렀다. 2026년에는 과연 팬층의 마음을 사로잡을 만한 카드를 내놓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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