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10대 뉴스] ‘리니지라이크 아웃’ MMORPG 트렌드 대격변

2025년 한해를 이끈 MMORPG '마비노기 모바일'과 '아이온2' (사진=김영찬 기자)
2025년 한해를 이끈 MMORPG ‘마비노기 모바일’과 ‘아이온2’ (사진=김영찬 기자)

2025년 국내 MMORPG 시장은 두 개의 대조적인 접근 방식을 목격했다. 넥슨의 마비노기 모바일과 엔씨소프트의 아이온2가 서로 다른 방향성으로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두 작품 모두 초반 우려를 딛고 성공적인 출발을 보였다.

두 작품의 서로 다른 방향성은 MMORPG 장르의 다양한 가능성을 보여줬다. 경쟁보다 협력을, 자동보다 수동을, 과금보다 경험을 우선하는 유저 친화적 설계가 새로운 성공 방정식으로 자리잡았다. 장르의 본질에 대한 고민이 결과로 이어졌다.

마비노기 모바일은 출시 전부터 8년 개발 기간과 반복된 연기로 우려를 샀다. 자동 플레이 논란까지 터지며 출발선부터 삐걱거렸다. 그러나 본질에 집중한 개발 방향이 반전을 만들어냈다.

원작의 자유로운 생활 콘텐츠와 감성을 계승하면서도 모바일 환경에 맞춰 재해석했다. 낚시, 요리, 제작 등 비전투 활동이 다양한 콘텐츠로 자리잡았고, 캠프파이어 앞에서 악기 연주와 춤을 추는 소셜 요소가 핵심이 됐다.

무엇보다 직접적 경쟁 요소를 최소화하고 협력 중심 콘텐츠를 강화한 점이 주효했다. 소수 핵과금 유저 중심이 아닌 폭넓은 유저층 기반 수익 구조로 지속 가능성을 입증했다. 일 평균 구매율은 높되 유저 평균 과금액은 낮은 이상적 지표를 달성했다.

마비노기 모바일이 2025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사진=김영찬 기자)
마비노기 모바일이 2025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사진=김영찬 기자)

출시 50일 만에 417억 원 매출과 1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7개월 시점 누적 다운로드 364만 건, 1일차 재방문율 61%, 14일차 재방문율 42%로 넥슨 게임 중 최고 수준을 보였다. 10대와 20대 비중이 70% 이상을 차지하며 세대 교체에도 성공했다.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작품성까지 인정받았다. 11월 기준 누적 매출 3000억 원을 돌파했고 내년 일본 출시 등 글로벌 확장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넥슨의 차세대 핵심 IP로 자리매김했다.

한편 아이온2는 17년 만의 후속작이라는 기대 속에 11월 19일 출시됐다. 언리얼 엔진5 기반 뛰어난 그래픽과 세밀한 커스터마이징이 특징이었다. 100% 수동 조작과 논타게팅 전투 시스템을 강조하며 정통 MMORPG 경험을 추구했다.

출시 첫날부터 뜨거운 반응이 이어졌다. 일부 서버에서는 대기열이 2만 명 이상 발생했고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동시 시청자 30만 명을 기록했다. 출시 3일 만에 일일 활성 유저 150만 명을 돌파하며 초반 흥행에 성공했다.

매주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며 유저 의견을 반영 중인 아이온2 (사진=아이온2 유튜브)
매주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며 유저 의견을 반영 중인 아이온2 (사진=아이온2 유튜브)

PC방 지표도 고무적이었다. 출시 당일 PC방 순위 6위에 진입했고 RPG 장르 점유율 10% 이상을 기록하며 로스트아크와 메이플스토리를 제쳤다. 평균 체류 시간 87분으로 고사양 PC 환경에서 수동 조작 중심의 장시간 몰입형 플레이가 정착됐다.

개발진의 빠른 소통과 대응도 신뢰 회복에 기여했다. 출시 초기 서버 접속 장애와 게임 설계 논란이 터졌지만 긴급 라이브 방송을 통해 직접 소통하며 문제를 해결했다. 한 달간 여섯 차례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며 유저 피드백을 적극 반영했다.

두 작품의 성공은 MMORPG 시장의 다양성 확대를 보여줬다. 마비노기 모바일은 협동과 소셜에 초점을 맞춰 전 세대를 아우르는 게임이 됐다. 아이온2는 수동 조작과 화려한 비주얼로 정통 MMORPG의 재해석을 시도했다.

유저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설계가 성패를 가르는 핵심 요소로 확인됐다. 일방적인 수익 추구가 아닌 장기적 관점에서 유저 경험을 고민한 결과가 흥행으로 이어졌다. 소통과 피드백 반영이 신뢰 구축의 필수 조건임도 입증됐다.

2025년은 국내 MMORPG 시장이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한 해였다. 마비노기 모바일과 아이온2의 서로 다른 성공은 장르의 스펙트럼이 넓어지고 있음을 증명했다. 기술력과 자본만이 아닌 철학과 방향성이 더욱 중요해진 시대가 도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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