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메이플스토리’ 챌린저스 서버에서 일반적인 유저가 단기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1차 목표 ‘다이아몬드’티어를 달성했다. 챌린저스 서버 시즌3가 지난 12월 18일 시작했으니 3주차에 달성한 셈이다. 어디가서 명함 내밀 수준은 아니지만, 직장인치곤 꽤 열심히 달렸다고 자부할 수 있다.
이번 시즌은 오픈 첫날부터 ‘풍파’가 끊이지 않았다. 아케인리버의 척박한 사냥 효율에 절망하다가도 ‘극성비’ 한 방에 숨을 돌렸고, 80%나 토막 난 카명큐 수량과 널뛰는 메포 시세에 유저들은 갈피를 잡지 못했다. ‘대혼돈’이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았다.
혜자스러웠던 시즌2의 기억 때문일까. 체감되는 난이도는 훨씬 가혹했다. 육성 비용 부담은 커졌고 성장은 더뎌졌다. 유저들 사이에서 터져 나온 불만 섞인 목소리는 결코 기분 탓이 아니었다. 분명 초반 경험은 유쾌함보다 피로함에 가까웠다.
시즌3는 ‘하드 스우’와 ‘이지 루시드’를 클리어하고 하드 보스를 가기까지 성장이 더디다. 이 구간을 빠르게 넘기고 싶은 이들은 미라클 타임이나 추가 성장을 위해 메포를 구매하거나, 본서버에서 수급하는 메소를 끌어와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이아몬드 티어에 도달하고 나니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다. 비록 지난 시즌보다 성장의 경사가 느려지긴 했으나, 챌린저스 서버가 지향하는 ‘단계별 성장’의 메커니즘은 여전히 살아있었다. 초반의 역경을 딛고 일어선 뒤 마주하는 성장의 성취감만큼은 여전했다.
■ 역대급 ‘꿀통’의 등장, 시간의 방랑자 ‘카이’라는 특식
중간 사다리 역할과 성장 보상의 역할은 시즌3에 새롭게 추가된 시즌 보스 ‘시간의 방랑자 카이’가 담당한다. 챌린저스 서버만의 색깔을 더하는 강렬한 ‘킥’으로 작용했다. 일각에서는 극딜 직업 우대라는 비판도 나오지만, 이를 상쇄할 만큼 재미있게 잘 설계된 보스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합리적인 패턴 속에서 컨트롤하는 재미를 온전히 느낄 수 있었다.
카이의 가장 큰 특징은 ‘최초의 대적자’를 계승한 패링 시스템과 ‘크로노 브레이크’라는 시간 기믹을 활용해 패턴을 파훼해야 한다는 점이다. 패링의 경우 대적자보다 판정은 널널한 편이지만, 2페이즈에 들어서면 연속 패링 상황이 꽤 자주 휘몰아치기 때문에 카이 특유의 리듬감을 익히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크로노 브레이크’로 시간을 느리게 만들면 보스의 패턴뿐만 아니라 실제 보스 제한시간까지 함께 느리게 흘러간다는 점이 상당히 재밌게 다가온다. 패턴을 1만 점으로 완료할 경우 스킬 쿨타임이 45초 감소하는데, 여기에 시간 왜곡에 따른 쿨타임 이득까지 계산하면 대략 80초 간격으로 2분 극딜을 몰아넣을 수 있다.
전체적인 전투 흐름은 ‘극딜-패링하며 평딜-시간 왜곡 기믹-극딜’이 끊임없이 반복되는 구조다. 덕분에 한순간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타이트한 조작의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 여기에 ‘시간의 방랑자’라는 컨셉에 어우러진 흑백 연출과 슬로우 모션 등 비주얼적인 측면 역시 시각적인 즐거움을 더하며 만족도를 높였다.
무엇보다 카이는 특수한 시즌 보스답게 파격적인 혜택을 자랑한다. 노말 카이의 경우 ‘하드 진 힐라’와 유사한 수준의 스펙 커트라인을 요구하는 듯 보이지만, 기믹 숙련도에 따라 실질적으로는 훨씬 낮은 스펙으로도 충분히 공략이 가능하다. 특히 클리어 시 챌린저스 포인트를 무려 5000점이나 지급한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그간 하드 보스 진입 단계에서 성장이 정체되어 답답함을 느꼈던 유저들에게 카이는 그야말로 성장의 ‘혈’을 뚫어주는 구세주와 같다.
본격적인 하드 보스 트라이를 앞둔 유저들은 보통 3만 점 근처의 플래티넘 티어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이때 카이 클리어 한 번으로 5000점을 즉시 확보하면 에메랄드 티어 승급이 한결 수월해진다. 승급 후 ‘챌린저스 에메랄드 버프’를 등에 업고 보스전에 나서면 공략 난이도는 유의미하게 낮아진다. 기자 역시 노말 카이를 통해 에메랄드 티어를 달성한 뒤, 그 탄력을 받아 ‘하드 루시드’와 ‘하드 윌’을 차례로 격파하며 최종적으로 다이아몬드를 달성했다.
또한, 카이는 챌린저스 역대급 ‘꿀통’이라는 별칭이 아깝지 않을 만큼 난이도 대비 압도적인 보상을 자랑한다. 가장 큰 메리트는 ‘주간 보스 도전 횟수 제한(12마리)’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제한에 걸려 다른 보스를 포기할 필요 없이 추가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으며, 메소와 솔 에르다 조각 등 성장에 필수적인 재화들을 풍부하게 ‘퍼주기’ 때문에 만족도가 높다. 초반 부족했던 성장 재화는 노말 카이를 클리어하는 시기부터 어느 정도 보완된다.
보상의 정점은 하드 난이도에서 드러난다. 하드 카이 공략 시 칠흑의 보스 장신구 세트가 상당히 높은 확률로 드롭된다. 당초 목표치만 채우고 조기 리프를 고민하던 플레이어들조차 발길을 돌려 정착할 정도다. 이처럼 강력한 보상 체계는 유저들에게 확실한 동기를 부여하며, 카이를 챌린저스 서버에서 반드시 거쳐야 할 필수 관문이자 최고의 효자 콘텐츠로 등극시켰다.
■ ‘J-커브’ 성장 곡선, 보완이 필요한 초반 재화와 시스템의 경직성
챌린저스 시즌 3의 성장 곡선은 전형적인 ‘J-커브’ 형태를 띠고 있다. 초반부의 완만한 정체기를 지나, 노말 카이 클리어를 기점으로 성장의 기울기가 급격히 가팔라지며 화력이 가속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폭발적인 후반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초반 구간에서 마주하는 고질적인 문제들은 여전히 유저들의 발목을 잡는다.
특히 현저히 부족한 카명큐 수량이나, 이전보다 소위 ‘창렬’해졌다고 평가받는 경코젬 수급 문제 등은 초반 단계 유저들의 진을 빠지게 만드는 주된 요인이다. 카이 통과 이후의 보상이 아무리 달콤할지라도, 그 과정에 이르기까지 겪어야 하는 재화 부족 현상은 이번 시즌의 못내 아쉬운 대목으로 남는다.
다만, 여전히 긴 시간이 소요되는 ‘제네시스 해방’ 과정은 추가적인 완화가 시급해 보인다. 1주차 노말 카이 클리어를 시작으로 2주차 하드 2인, 3주차 하드 1인 격파까지 속도를 낸 기자의 사례를 기준으로 봐도, 최종 해방 예정일은 오는 3월 26일이다. 이번 시즌 ‘아이템 버닝’의 유효 기간이 17주로 단축된 점을 고려하면, 여유 있게 플레이하는 유저들은 기간제 장비가 만료되기 전까지 해방을 마칠 수 있을지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
기자 또한 아이템 버닝 장비를 업그레이드하며 ‘노말 세렌’과 ‘이지 칼로스’ 라인까지 도전을 이어갈 계획이지만, 해방 무기 없이 해당 구간을 돌파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막막함이 앞선다. 제네시스 해방이 메이플스토리 내에서 일종의 ‘최소한의 자격’으로 자리 잡은 현시점에서, 한 차례 완화가 있었다고는 하나 굳이 이토록 긴 시간을 유지해야 하는지는 의문이 남는다.
챌린저스 서버 특성상 제네시스 패스가 없어 해방 퀘스트 완화나 ‘포뻥’ 등의 혜택을 온전히 누리기 어려운 만큼, ‘어둠의 흔적’ 요구량만이라도 추가로 완화해 줄 필요가 있다. 해방되지 않은 무기로 3월 말까지 ‘검밑솔’ 순회해야 한다는 사실은 적지 않은 피로감을 안겨준다.
아울러 시즌 3에 새롭게 도입된 경험치 BM인 ‘챌린저스 EXP 듀오’ 역시 아쉬움을 남긴다. 기자가 직접 다이아몬드 티어 달성을 위해 육성에 매진하며 그 효용성을 체감해 본 결과, 성능은 탁월하나 상품의 구조가 ‘쌍방향 혜택’이 아니라는 점에서 플레이의 자율성을 저해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다이아몬드 티어 달성 이후 링크 스킬 3레벨 등을 위해 다른 본 서버 캐릭터 육성에 집중하고 싶어도 EXP 듀오 상품은 본 서버에서의 활동이 챌린저스 캐릭터에게 어떠한 혜택도 제공하지 못하는 구조다.
즉, 일단 상품을 결제하고 나면 혜택을 온전히 누리기 위해 오직 챌린저스 서버 플레이에만 매몰될 수밖에 없다. 수익 모델로서 캐시로만 구매 가능한 점은 이해할 수 있으나, 유료 상품이 오히려 유저의 플레이 선택권을 제한한다는 점은 선뜻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 중후반 성장 ‘반전’ 확실했지만 균형 잡힌 운영은 여전한 숙제
종합적으로 볼 때, 이번 챌린저스 시즌 3는 ‘카이’라는 매력적인 보스를 필두로 보스 레이드 본연의 재미와 폭발적인 성장 경험을 동시에 선사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조작의 숙련도가 실질적인 딜링 이득으로 이어지는 패링 메커니즘과 시간을 다루는 감각적인 연출은 메이플스토리 보스 콘텐츠가 나아가야 할 지향점을 명확히 보여주었다. 단순한 수치 싸움을 넘어 유저의 ‘피지컬’이 공략의 핵심이 된 점은 고착화된 레이드 양상에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이러한 성취감 이면에는 극명한 ‘성장 온도차’가 존재한다. 카이 클리어 이후 펼쳐지는 ‘J-커브’ 형태의 쾌속 성장은 분명 달콤하지만, 그 지점에 도달하기까지 유저들이 마주해야 하는 초반 재화 부족과 고질적인 성장 허들은 여전히 높은 문턱으로 작용하고 있다. 카명큐와 경코젬 등 기초 재화 수급처의 부재는 신규 및 라이트 유저들의 동력을 앗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시즌 운영 시 반드시 보완되어야 할 지점으로 꼽힌다.
시스템의 경직성 또한 유저들의 자율성을 가로막는 요소다. 아이템 버닝 기간은 짧아졌음에도 제네시스 해방 기간은 과거의 호흡을 유지하고 있어, 기간제 장비의 소멸과 해방 사이의 간극이 플레이어에게 심리적 압박감을 준다. 여기에 유료 상품인 ‘EXP 듀오’가 본 서버와의 유기적인 육성을 돕기보다 특정 서버 플레이를 강제하는 구조로 설계된 점은, 돈을 지불하고도 플레이의 제약을 받는다는 모순적인 경험을 안겨주어 아쉬움을 남긴다.
결국 이번 시즌은 ‘재미있는 보스와 확실한 보상’이라는 강력한 당근을 제시했으나, 이를 뒷받침할 세밀한 시스템적 배려에서는 한계를 드러냈다. 챌린저스 서버가 본 서버로의 성공적인 정착을 돕는 발판이 되기 위해서는, 화려한 보스전 못지않게 유저들의 플레이 타임과 재화 소모 속도를 고려한 유연한 운영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다음 시즌에서는 성장의 가속도뿐만 아니라 그 과정까지도 매끄럽게 연결되는 챌린지를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