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뜻밖의 ‘기대주’ 금호석화…고부가·저탄소 노력 통했나

금호석유화학 여수 고무1공장.[금호석유화학]
금호석유화학 여수 고무1공장.[금호석유화학]

[이혜수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국내 석유화학 업계는 코로나 이후 수요 부진과 중국산 저가 제품 유입으로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했다. 이런 가운데 증권가에서 로봇과 피지컬 AI 산업의 부상이 석유화학 소재 수요의 ‘질적 전환’을 촉발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금호석유화학의 고부가 합성고무 전략이 재평가되는 분위기다. 로봇이 열악한 외부조건에도 무리 없이 작동하기 위해서는 내구성·탄성·기밀성을 갖춘 고기능 합성소재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금호석화, ‘스페셜티’에 일찍 베팅…다음 과제는 저탄소·신소재

금호석유화학(금호석화)은 지난 수십 년간 합성고무를 주력 사업으로 육성해왔다. 이는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이 강조한 ‘고부가가치 중심·내실 강화’ 경영 전략이 이끌어낸 성과로 해석된다. 현재 합성고무 부문은 금호석화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사업이다.

금호석화는 SSBR(Solution Styerene-Butadiene Rubber, 고기능 차량용 합성고무), SBR 등을 통해,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른 수요 변화에 대응해 왔다. 이에 더해 Nd-BR, EPDM 등 내열·내후성이 뛰어난 특수 합성고무 포트폴리오도 지속적으로 확대했다.

금호석유화학의 대전 화암동 중앙연구소. [금호석유화학 ]
금호석유화학의 대전 화암동 중앙연구소. [금호석유화학 ]

지난해 보도에 따르면 사탕수수 기반 바이오 원료와 핵심 고기능화 기술을 접목해 친환경 신소재 합성고무 파일럿 제조 기술을 확보했다. 합성고무 생산 과정의 에너지 소비와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 탈솔벤트(DEVO) 공정도 연구가 진행 중이다.

금호석화는 사업 전반에 저탄소 공정을 적용하고 친환경 인증을 확보함으로써, 단순 물량 경쟁이 아닌 고부가기술 중심의 사업 구조를 지향한다는 계획을 내걸었다. 덕분에 해당 분야 침체에도 견조한 실적이 전망된다. 전국적인 나프타분해시설(NCC) 감축 바람에도 금호석화는 관련 설비가 전무해 적자 전환을 피했다는 평가다.

금호석화 관계자는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최근 전기차용 타이어 수요 증가에 맞춰 고부가가치 친환경 소재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라며 “SSBR 증설은 지난해 결정돼 시 운전 중이며, EPDM과 MDI 등 고부가 합성고무도 지난해 증설과 준공을 완료했다. 앞으로도 전기차 타이어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런 흐름이 최근 로봇 산업 부상과 맞물리며 금호석화의 사업 방향성과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로봇 산업이 요구하는 고기능 소재의 특성이 금호석화가 이미 강점을 보유한 고부가가치 소재의 특성과 맞물린다는 점에서다.

금호석유화학 울산 고무공장.[금호석유화학]
금호석유화학 울산 고무공장.[금호석유화학]

업계 “구조적 한계 극복하려면…고기능, 고부가 소재 전환 핵심

금호석화는 로봇 산업과의 직접적인 연계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금호석화 측은 “로봇을 직접 타깃으로 개발 중인 합성고무 제품은 확인되지 않는다”라면서도 “관련 소재 수요가 발생하는 것은 회사로서 긍정적인 변화”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과 기술 트렌드를 지속적으로 확인하면서, 중장기적으로 사업에 반영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사실 로봇 산업 성장만으로 당장 석유화학산업 실적을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다는 시각이 크다. 오히려 구조적 침체를 극복하려면, 가격 중심 범용 제품을 넘어 고기능·고부가 스페셜티 소재로의 사업 다각화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이런 분석 속에서도 금호석유화학은 이미 합성고무 스페셜티 분야의 경쟁력을 축적해온 기업으로 꼽힌다. 이에 업계에서는 로봇 산업이 본격화할수록 그간 축적된 기술과 포트폴리오가 중장기적으로 재평가될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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