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전증 환자에서 이유 없는 불안·공포감이나 한쪽 팔다리의 저림이나 떨림 같은 부분발작도 흔하다. [출처: Gettyimagesbank]](https://i0.wp.com/livingsblog.com/wp-content/uploads/2026/02/31883_33670_388.jpg?resize=591%2C591)
뇌전증은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쓰러지는 병’으로 인식된다. 하지만 실제 환자 상당수는 눈에 띄는 경련 없이 일상 속 작은 이상 신호를 반복 경험하다가 진단 시기를 놓친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신경과 변정익 교수는 “뇌전증을 조기에 정확히 진단하고 치료 원칙을 지키면 충분히 일상생활이 가능한 만성질환으로 본다”고 말했다.
① ‘쓰러지지 않아도’ 뇌전증일 수도
뇌전증은 유발 요인 없이 반복적인 발작이 발생하는 만성 신경계 질환이다. 전신 경련뿐 아니라 ▶갑작스럽게 멍해지고 ▶눈앞이 번쩍이는 느낌이 들거나 ▶이유 없는 불안·공포감 ▶한쪽 팔다리의 저림이나 떨림 같이 경련 없는 부분발작도 흔하다.
변정익 교수(사진)는 “뇌전증 발작은 극적인 형태로만 나타나는 건 아니다”라며 “원인 없는 신경계 증상이 반복된다면 반드시 전문 진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② 진단의 출발점은 ‘검사’보다 병력
뇌전증 진단에서는 발작 당시의 상황을 정확히 재구성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발작은 짧고 환자 본인은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언제 어떤 상황에서 얼마나 지속됐는지 이 세 가지를 보호자가 설명하는 병력 청취가 진단의 출발점이다.
변 교수는 “가능하다면 발작 장면을 휴대전화로 촬영해 의료진에게 보여주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③ 뇌파·MRI로도 놓칠 수 있어 반복 평가 필요
대표적인 검사는 뇌파검사(EEG)와 뇌 MRI다. 다만 뇌파검사는 첫 검사에서 이상이 확인되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 경우 반복 뇌파검사와 수일간 진행하는 비디오-뇌파 모니터링, PET·SPECT 검사 등을 통해 발작의 위치와 유형을 다각도로 분석한다.
④ 환자 10명 중 8명은 약물로 조절
뇌전증 치료의 기본은 약물치료다. 사용되는 항발작제는 20종에 달하며 환자에게 맞는 약을 찾는 과정이 치료의 핵심이다. 전체 환자의 70~80%는 약물만으로 발작이 조절된다. 약물은 저용량부터 시작해 점진적으로 증량하며 부작용을 최소화한다.
변 교수는 “두 가지 이상의 약물을 충분히 사용해도 조절되지 않는 난치성 뇌전증의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와 미주신경자극술, 케톤 생성 식이요법 등을 단계적으로 검토한다”고 설명했다.
치료만큼 중요한 건 생활관리다. 금주와 충분한 수면, 스트레스 관리, 정해진 시간의 규칙적 복용은 치료의 일부다. 약을 깜빡했더라도 다음 복용 때 임의로 용량을 늘리는 것은 금물이다. 운전은 1년 이상 발작 없이 안정된 경우에만 가능하다. 임신 역시 가능하지만 계획 단계부터 전문의 상담이 필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