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령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대상포진이 개인 질환을 넘어 의료 부담 요인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특히 대상포진 생백신 예방접종의 효과를 분석한 국내외 연구 결과가 축적되면서 예방접종의 장기적 건강 영향에 대한 관심도 이어지고 있다.
대상포진은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체내 신경절에 잠복해 있다가 면역 기능 저하 시 재활성화되며 발생한다. 60세 이후 발병률과 중증도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으며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수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에 따라 외래 진료와 약물치료가 반복되고 일부는 입원 치료로 이어지기도 한다.
다수의 연구에 따르면 대상포진 생백신(live attenuated zoster vaccine) 접종은 고령층에서 대상포진 발생률을 낮추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중증 대상포진과 신경 합병증 발생 위험 역시 접종군에서 낮은 경향을 보였으며 예방 효과는 최소 5년 이상 유지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에는 생백신 접종 효과가 대상포진 예방에 그치지 않고 장기 건강 지표와도 연관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연동건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활용해 50세 이상 성인을 장기간 추적 분석했다.
연구 결과, 대상포진 생백신 접종군은 비접종군에 비해 대상포진 발생률이 낮았으며 심근경색과 뇌졸중, 심혈관 사망을 포함한 주요 심혈관 사건 발생 위험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경향은 접종 이후 최대 8년 이상 관찰됐다.
연구진은 대상포진 바이러스 재활성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신 염증 반응이 혈관 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예방접종이 이러한 과정을 억제했을 가능성을 분석했다.
같은 데이터 기반 분석에서 생백신 접종군은 치매 진단 위험 역시 비접종군보다 낮은 경향을 보였다. 해당 효과는 단기간에 그치지 않고 수년간 유지되는 양상을 나타냈다. 연구진은 반복적인 바이러스 활성화에 따른 신경 염증 자극이 인지 기능 저하와 연관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해석했다.
해외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대상포진 생백신 프로그램 도입 시점의 차이를 활용한 분석을 통해 생백신 접종군에서 치매 발생 위험이 낮은 경향을 확인했다. 연령 기준에 따른 접종 가능 여부를 활용한 연구 설계로 분석의 신뢰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외에도 여러 국제 코호트 연구와 메타분석에서 대상포진 생백신 접종군은 비접종군에 비해 치매와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평균적으로 낮은 경향을 보였다. 예방 효과가 5년 이상 지속된다는 결과가 보고됐다.
현재 국내에서는 다수의 지자체가 대상포진 예방접종 지원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보건소와 보건의료원을 중심으로 무료 또는 일부 비용 지원 접종이 시행 중이며 대상 연령과 지원 범위는 지역별로 차이가 있다.
국내에서 공급되는 대상포진 생백신으로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스카이조스터’가 있으며 일부 지자체 예방접종 사업에 활용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