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은 적절한 치료를 통해 증상을 완화하고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다. [출처: Gettyimagesbank]](https://i0.wp.com/livingsblog.com/wp-content/uploads/2026/02/31847_33635_4713.jpeg?resize=600%2C412)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퇴행성 뇌 질환 관리의 중요성이 커졌다. 파킨슨병이 대표적이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신경외과 정문영 교수는 “파킨슨병은 뇌의 중뇌 흑질에서 도파민을 만드는 신경세포가 점차 소실되는 퇴행성 신경계 질환”이라며 “노화가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로, 60세 이상 인구의 약 1%, 80세 이상에서는 4~5%가 파킨슨병을 앓는다”고 설명했다.
파킨슨병 초기엔 증상이 눈에 띄지 않는다. 행동이 느려지거나 걸음이 느려지고, 손을 약간 떨거나 표정이 줄어드는 등 일반적인 노화 현상과 비슷해 질환을 구분하기 어렵다. 그만큼 진단도 늦어진다. 정 교수는 “진단 시점에는 이미 도파민 신경세포의 60~70% 이상이 소실된 상태인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초기 증상 미묘해 조기 진단 어려워
파킨슨병 증상은 운동 증상과 비운동 증상으로 나뉜다. 흔히 ‘쾌락 호르몬’으로 알려진 도파민은 파킨슨병에선 쾌락보다 운동 기능 조절에 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대표적인 운동 증상으로는 손 떨림, 서동증, 근육 경직, 자세 불안정 등이 있다. 파킨슨병의 손 떨림은 휴식 시 나타난다. 손가락으로 무언가를 돌리는 듯한 양상이 특징이다. 비운동 증상으로는 후각 저하, 우울·불안, 변비, 자율신경기능이상, 렘수면장애 등이 나타날 수 있다. 50대 이상에서 이런 증상이 관찰되면 신경과나 신경외과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치료의 기본은 부족한 도파민을 보충하는 것이다. 1차 치료로 레보도파를 비롯한 약물치료가 시행된다. 초기에는 적은 용량으로 시작해 경과를 보며 조절한다. 정 교수는 “도파민은 운동 조절, 정서 안정, 동기 부여 등에 관여하는 주요 신경전달물질로, 파킨슨병에서는 이를 보충하는 치료가 기본으로 이뤄진다”고 말했다.
다만 장기간 약물치료에는 한계가 있다. 약효 지속 시간이 짧아지는 ‘웨어링 오프'(Wearing off) 현상과 효과가 갑자기 사라지는 ‘온오프'(On-off)’ 현상, 약 복용 후 효과 발현이 늦어지는 ‘지연성 온(On)’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본인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몸이 움직이는 이상운동증과 약물 효과의 기복이 큰 운동동요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이럴 땐 뇌심부자극술(DBS) 같은 수술적 치료를 고려한다.
약물치료 중심, 일부는 수술 고려
뇌심부자극술은 뇌 깊은 곳에 있는 시상하핵이나 담창구에 전극을 삽입해 전기 자극으로 뇌의 이상 신호를 조절하는 치료법이다. 파킨슨병 환자 중 약 10~15%만 적용 대상이 된다. ▶진단 후 약물 치료를 최소 3년 이상 시행하고 ▶약물에 대한 반응은 좋지만 약물 부작용이 생긴 경우 ▶약 복용 패턴이 복잡해 일상생활에 제약이 큰 경우 ▶인지기능이 잘 보존돼 있고 정신질환이 없는 경우가 그 대상이다.
뇌심부자극술은 약물치료의 대체 수단이 아니다. 정 교수는 “뇌심부자극술은 약물 부작용을 치료하는 것”이라며 “진단 초기에는 약물치료만으로도 충분히 일상생활이 가능하므로 최소 3년 이상 약물치료를 시행한 후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상 속 관리도 치료의 한 축이다. 약물·수술적 치료와 함께 운동과 재활을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 교수는 “여가 목적의 운동은 뇌의 도파민 회로를 유지하고 경직을 완화해 병의 진행을 늦추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권장되는 운동은 다양하다. 걷기, 수영, 자전거, 요가, 에어로빅, 근력운동, 댄스 등은 도파민 활성도를 높이는 데 효과적이다.
파킨슨병은 적절한 치료를 통해 증상을 완화하고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다. 정 교수는 “파킨슨병 치료의 목표는 완치가 아니라 삶의 질 유지와 진행 억제”라며 “약물치료나 수술 후 ‘일상이 돌아왔다’고 표현할 정도로 큰 호전을 경험하는 환자도 많은 만큼 적기에 전문의를 통한 맞춤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영경 기자 shin.youngkyung@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