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넥슨 ‘퍼스트 디센던트’ 시즌3 에피소드3에서는 그동안 베일에 싸여 있던 다이아의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다뤄졌다. 기억을 잃은 다이아가 자신의 과거를 되짚는 과정에서, 벌거스 군단이 진행했던 계승자 복제 실험의 흔적이 하나씩 드러난다.
다이아는 의무부대장 글레이의 딸이다. 과거 글레이와 함께 벌거스 군단에 납치돼 실험체로 이용됐으며, 글레이는 구출됐지만 다이아는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
이후 오랫동안 행방이 묘연했으나, 시그마 섹터 작전 당시 카렐에게 세뇌돼 망각자가 된 다이아를 발견하게 된다. 구출에는 성공했고, 의식을 되찾지만 과거의 기억은 대부분 사라진 상태다.
조사 과정에서 다이아의 기억 상실이 단순한 세뇌의 후유증이 아니라, 계승자 복제 실험과 연관돼 있다는 정황이 드러난다. 실험 과정에서 아르케가 분리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동일한 육체를 지닌 또 다른 다이아가 존재한다는 정황이 드러난다. 이 단서를 바탕으로 플레이어와 글레이는 아르케의 흔적을 추적해 해저 기지로 향한다.
![계승자 복제 실험의 전말이 드러나는 보고서 [사진=김영찬 기자]](https://i0.wp.com/livingsblog.com/wp-content/uploads/2026/02/106154_313068_5445.png?resize=900%2C506)
플레이어와 다이아는 또 다른 다이아와 조우하게 되고, 두 존재가 동시에 실험의 산물이라는 사실이 확인된다. 기억을 간직한 다이아와 기억을 잃은 다이아가 마주하는 장면이 이번 에피소드의 핵심이다.
전투 끝에 해저 기지에 남아 있던 다이아는 치명상을 입는다. 마지막 순간, 그녀는 남은 아르케를 모두 넘기며 기억을 이어주려 한다. 이 선택을 계기로 다이아의 기억은 다시 연결되고, 이번 에피소드가 마무리된다.
다이아의 기억과 관련된 이야기는 고대 철학 문제 ‘테세우스의 배’를 연상시킨다. 아테네의 영웅 테세우스가 타고 돌아온 배는 세월이 흐르며 판자가 하나씩 썩어 교체됐고, 결국 모든 부품이 새것으로 바뀌었다. 그렇다면 그 배는 여전히 테세우스의 배인가라는 질문이 제기된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면 이야기는 더 복잡해진다. 교체된 낡은 판자들을 모아 다시 배를 만들었다면, 오랜 시간 수리해온 배와 원래 판자로 재구성한 배 중 어느 쪽이 진짜인가라는 문제로 확장된다. 즉, ‘존재의 동일성’을 묻는 셈이다.
![다이아 자신도 복제 실험의 진실 앞에서 혼란스러운 기색을 보인다 [사진=김영찬 기자]](https://i0.wp.com/livingsblog.com/wp-content/uploads/2026/02/106154_313067_4552.png?resize=900%2C506)
다이아의 상황 역시 이 구조와 닮아 있다. 육체, 기억, 아르케가 분리된 상태에서 어느 요소를 기준으로 동일성을 판단해야 하는지 질문을 던진다. 기억을 잃은 다이아와 기억을 간직한 다이아 중에서 어느 쪽을 ‘진짜’라 불러야 하는지 쉽게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
애초에 정답을 확정할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에 해석은 갈릴 수밖에 없다. 육체를 기준으로 보면 한쪽이, 기억의 연속성을 기준으로 보면 또 다른 쪽이 설득력을 얻는다. 다만 개발진은 스토리 안에서 나름의 방향을 제시한다.
누가 진짜 다이아인지는 끝내 명확히 밝히지 않는다. 그러나 해저 기지에 남은 다이아의 대사를 살펴보면, 개발진이 내놓은 나름의 해답은 ‘관계’에 가깝다. “네가 엄마를 지켜준다면 네가 곧 나잖아”라는 말이 그 방향을 짐작하게 한다.
또한 스토리 내에서 비슷한 처지인 세레나와 선입견 없이 동료로 받아들이는 버니 등 동료 계승자들과의 관계도 여러 차례 조명되는 등 ‘관계’에 무게를 두는 연출이 반복된다. 이러한 연출은 존재를 기억이나 육체가 아닌, 이어지는 관계와 선택으로 정의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해저 기지에 붙잡혀있던 다이아가 아르케와 기억을 넘겨준다 [사진=김영찬 기자]](https://i0.wp.com/livingsblog.com/wp-content/uploads/2026/02/106154_313069_5515.png?resize=900%2C506)
![해저 기지에 붙잡혀있던 다이아의 기억을 이어받았지만 어딘가 찝찝함이 남는다 [사진=김영찬 기자]](https://i0.wp.com/livingsblog.com/wp-content/uploads/2026/02/106154_313066_4215.png?resize=900%2C506)
다만, 스토리를 보는 독자 입장에서 어딘가 찝찝함이 남는 것도 사실이다. 결국 누가 진짜 다이아였는지는 끝내 확인되지 않았고, 관계에 초점을 맞추기에는 절대적인 서사 분량 역시 충분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개발진이 던진 질문에 비해 정리 과정은 다소 빠르게 마무리된 인상이다.
결정적으로 내가 열심히 육성하고 플레이하는 다이아가 사실은 가짜일 수도 있다는 설정에서 오는 이질감이 남는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 그런 건 잊고 “히히 다이아 랜스 돌진!”하고 넘길 수 있겠지만, 지금 당장은 진짜 다이아가 아닌 가짜 다이아를 플레이하고 있다는 의심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아직 계승자 복제에 관한 스토리가 마무리되지 않은 만큼 다이아와 관련된 서사도 추가 전개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지금은 어여쁜 다이아를 열심히 육성하면서 다음 업데이트를 기다려보는 수밖에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