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더위로 옷차림이 가벼운 계절이다. 거울 앞에서 허리둘레를 한 번쯤 살펴보자. 배 둘레가 조금만 늘어도 겉모습 이상의 경고 신호일 수 있다. 특히 장기 사이에 쌓이는 내장지방은 보기보다 훨씬 무서운 건강 적신호다.
내장지방은 복부 깊숙이 장기 주변에 쌓이는 지방이다. 단순한 체형 문제를 넘어 당뇨병·고혈압·심뇌혈관질환 등 다양한 대사질환의 발병 위험을 높인다. 인천성모병원 김진조 비만대사(당뇨)수술센터장은 “겉보기엔 날씬해도 배 안쪽에 지방이 가득한 ‘마른 비만’도 드물지 않다”며 “이런 경우 체중계 숫자만 보고 안심하다가 뒤늦게 질병을 마주하게 된다”고 말했다.
짜고 기름진 음식, 단 음료, 잦은 음주, 과도한 탄수화물 섭취는 인슐린 저항성을 높이고 지방 축적을 촉진한다. 하루 6시간 이상 앉아 있거나 주 2회 이하로만 운동하는 생활 패턴도 복부비만을 가속화한다. 나트륨 섭취량이 많은 사람은 복부비만 위험이 3배 이상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남성은 허리둘레 90cm, 여성은 85cm 이상이면 복부비만에 해당한다. 그러나 정상 체중이어도 내장지방이 많을 수 있으므로 체성분 분석이나 CT 검사가 더 정확하다. 김 센터장은 “고혈압·고혈당·고지혈증 등 대사이상 여부를 함께 확인하길 권한다”고 조언했다.
✓복부비만 줄이는 전략
1. 아침은 거르지 않고, 천천히 씹어 먹기.
2. 유산소 운동에 복부 근육 강화 운동 더하기
3. 야식과 음주 제한하고 30분씩 주 5회 이상 활동.
생활습관 개선만으로 효과가 없거나 대사질환이 동반된 경우, GLP-1 유사체·SGLT2 억제제 같은 비만 치료제를 고려할 수 있다. 약물에도 반응이 없고 합병증 위험이 높다면 위 절제나 음식 흡수 제한을 통한 비만대사수술이 대안이 된다.
김 교수는 “복부비만은 몸의 대사 균형이 깨졌다는 신호다. 가족력이 있거나 만성질환 병력이 있다면 허리둘레도 혈압처럼 정기적으로 확인하고, 조기 관리로 합병증을 막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