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보호자는 질병 앞에서 늘 선택의 기로에 놓입니다. 적절한 진료과와 병원, 치료법을 결정해야 할 때 그저 막막하기만 합니다. 신뢰할 수 있는 의료진이 있고 체계적인 치료 시스템을 갖춘 병원에 가길 원하지만, 선별해내기가 쉽지 않죠. ‘이럴 땐 이 병원’은 이런 이들을 위한 길잡이 역할을 하려고 합니다. 환자·보호자 사례에 맞춰 최적의 의료서비스를 받는 데 도움 되는 핵심 정보를 제공합니다.

보호자의 궁금증:
초등학생 아들의 앞가슴이 움푹 들어가 있어요. 몇 년 전만 해도 눈에 띄지 않았는데, 최근 자세히 관찰해보니 패어 있는 정도가 심하더라고요. 평소 감기에 잘 걸리는 것도 오목가슴 때문일까 싶어 걱정입니다. 수술이 필요하다면 언제 하는 게 가장 좋을까요?
의사의 한 마디:
고려대 구로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구병모 교수

가슴 중앙이 움푹 꺼진 형태를 보이는 오목가슴은 선천성 흉곽 기형 중 가장 흔한 유형입니다. 전체 흉곽 기형의 약 90% 이상을 차지하죠. 이 질환은 단순한 외형 문제로만 치부할 수 없습니다. 심하면 심장과 폐의 기계적 압박에 의한 기능적 이상, 운동 시 호흡곤란, 심리적 위축과 사회적 고립 등 광범위한 영향을 미칩니다.
오목가슴을 진단할 땐 사진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변형 정도를 정확히 평가하기 위해 흉부 X-ray와 CT 검사를 시행하며, 이를 통해 할러 지수를 계산해 객관적인 지표로 활용합니다. 또한 심장 초음파와 폐 기능 검사로 오목가슴이 심장과 폐에 미치는 기능적 영향까지 함께 평가합니다.
치료는 환자의 증상과 변형 정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경증이라면 외부에서 흉골을 점진적으로 들어올리는 진공 벨을 이용한 비수술적 치료가 가능합니다. 중등도 이상의 변형이 있거나 심폐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 너스 수술이 권장됩니다. 너스 수술은 흉골 아래에 금속 막대를 삽입해 함몰된 흉골을 교정하는 최소침습적 수술법입니다.
최근에는 기존의 단일 바(Bar) 삽입 방식에서 발전한 ‘샌드위치 기법’이 도입되고 있습니다. 이 방식은 흉곽 안팎에 금속 막대를 동시에 삽입해 복합기형이나 비대칭형 오목가슴에서도 우수한 교정 효과를 보이고, 수술 후 안정성을 높이는 데 기여합니다.
수술 시기는 성인보다 청소년기, 특히 사춘기 성장기 전후가 가장 적절합니다. 성장판이 열려 있는 시기에는 흉골과 연골이 유연하고 반응성이 좋아 교정 효과가 뛰어납니다. 골격이 아직 완전히 성숙하지 않아 수술 후 교정된 형태가 자연스럽고 안정적으로 유지되죠. 흉곽의 구조적 재형성도 더 효과적으로 이뤄집니다.
수술 이후에도 정기적인 흉부 CT, 심폐 기능 검사를 통해 변형 교정 유지 상태를 확인해야 합니다. 금속 막대 제거 시점(일반적으로 2~3년 후)을 전문의와 상의해 결정해야 해요. 특별한 예방법은 없으니 보호자가 아이의 흉곽 모양이나 호흡 문제에 주의를 기울이고, 조기에 흉부외과 진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