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들이 선택하는 이유 있죠”…쏘렌토보다 싼 ‘하이브리드 SUV’

그랑 콜레오스. [사진=르노코리아]

그랑 콜레오스. [사진=르노코리아]


르노코리아가 출시한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 그랑 콜레오스가 국내 승용차 시장에서 이례적인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가 장악한 국산차 시장에 균열을 내며 실적과 소비자 평가 모두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7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그랑 콜레오스는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총 2만6852대가 판매됐다.


7월 한 달간은 3307대를 기록해 단일 차종으로 르노코리아 작년 전체 내수 실적의 절반 이상을 채웠다. 이로써 그랑 콜레오스는 국내 승용 신차 판매 순위 12위에 올랐다.


중형 SUV 시장만 놓고 봐도 성과는 눈에 띈다. 쏘렌토와 싼타페에 이어 올해 누적 기준으로 세 번째로 많이 팔린 모델이 됐다. 출시된 지 채 1년이 되지 않은 신차로서는 매우 이례적인 기록이다.


경쟁 브랜드와의 실적 차이도 부각된다. 한국GM은 9347대, KG모빌리티는 1만8321대를 각각 판매하며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그랑 콜레오스. [사진=르노코리아]

그랑 콜레오스. [사진=르노코리아]


르노코리아가 중형 SUV 시장에서 이처럼 존재감을 확보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하이브리드 중심의 전략적 상품 구성이 있다. 그랑 콜레오스 하이브리드 E-테크 모델은 245마력의 시스템 출력과 복합 연비 15.7km/L를 갖춰 성능과 효율을 모두 잡은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가격 경쟁력도 뚜렷하다. 하이브리드 모델의 시작가는 3442만원으로, 중형 SUV 시장의 1위 모델인 쏘렌토보다 138만원 낮게 책정됐다. 가솔린 모델 또한 복합 연비 11.1km/L를 기록하며 도심과 고속 주행 모두에서 합리적인 연료 효율을 제공한다.


기본형 트림인 테크노의 상품성이 특히 주목받고 있다. 대부분의 국산 SUV들이 기본형에서 사양을 줄이는 방식과 달리, 그랑 콜레오스는 상위 트림과 외관 차이가 거의 없는 구성을 갖췄다. 이로 인해 소비자 사이에서 가성비가 매우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테크노 트림에는 프로젝션 헤드램프, LED 방향지시등, 크롬 가니쉬, 19인치 알로이 휠이 기본 적용되고, 사이드미러와 루프레일까지 상위 모델과 동일한 디자인으로 구성됐다. 외관 디자인의 완성도가 기본형에서도 충분히 갖춰진 셈이다.


실내 구성에서도 고급감이 강조된다. 고급 직물 시트와 나파 가죽 스티어링 휠이 적용돼 기본형이라는 점이 무색할 정도로 고급스러운 인상을 준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소재 완성도도 동급 SUV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랑 콜레오스. [사진=르노코리아]

그랑 콜레오스. [사진=르노코리아]


주요 편의사양도 모두 기본 적용됐다. 어라운드 뷰 모니터링 시스템, 원격 시동 기능, 앞좌석 통풍 시트까지 모두 탑재돼 있으며, 유일한 선택 옵션은 12.3인치 동승석 디스플레이 하나뿐이다. 별도 패키지 구성 없이도 대부분의 기능을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 만족도가 높다.


안전 사양 역시 기본 트림부터 충실하게 마련됐다. 차선 유지 보조, 차로 변경 보조, 자동 속도 제한 보조, 다중 충돌 방지 제동 시스템 등 주요 첨단 운전자 보조 기능이 모두 포함돼 있어 별도 사양 고민 없이도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


상위 트림인 아이코닉과 에스프리 알핀 모델에는 증강현실 헤드업 디스플레이, 보스 프리미엄 오디오, 20인치 투톤 휠, 윈드 실드 글라스 등이 적용된다. 그러나 실질적인 만족도 면에서는 기본형도 충분하다는 반응이 많다. 트림별 가격은 3422만원부터 4100만원대 수준이다.


그랑 콜레오스. [사진=르노코리아]

그랑 콜레오스. [사진=르노코리아]


차주들의 직접적인 평가는 이러한 상품성을 뒷받침한다. 네이버 마이카 오너 평가에 따르면 그랑 콜레오스는 평균 9.6점을 기록했고, 주행성능 9.8점, 거주성 9.7점, 디자인 9.7점, 가격 9.6점, 연비 9.5점, 품질 9.4점으로 전반적으로 매우 높은 점수를 받았다.


국내에서의 흥행을 바탕으로 르노코리아는 수출 시장 공략도 본격화했다. 지난 7일 부산공장에서 생산된 그랑 콜레오스 894대가 멕시코, 콜롬비아, 브라질, 우루과이, 파나마 등 중남미 지역으로 선적됐다. 올해 국내 누적 판매량은 1만8850대에 이른다.


그랑 콜레오스의 선전은 단순한 신차의 성공을 넘어 국내 자동차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브랜드보다 실질적인 상품성과 구성에 주목하는 소비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 구조에 작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


다만 그랑 콜레오스에 판매 집중이 이뤄지는 만큼 후속 전략이 중요해졌다. 올해 상반기 르노코리아의 QM6와 아르카나는 각각 2294대, 2288대로 판매가 줄었고, 단종된 SM6는 221대에 그쳤다. 이에 따라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르노코리아는 하반기 전기 SUV 모델인 세닉 E-테크를 국내에 출시할 계획이며, 내년에는 신형 준대형 쿠페 SUV 오로라 2를 투입할 예정이다. 그랑 콜레오스의 성공을 기반으로 브랜드 전반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