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만 화장실 찾고 통증까지? 간질성 방광염일 수도


간질성 방광염일 땐 치골 상부와 하복부, 회음부, 질 등에서 통증이 느껴지기도 한다.

간질성 방광염일 땐 치골 상부와 하복부, 회음부, 질 등에서 통증이 느껴지기도 한다.


40대 여성 최모씨는 수차례 방광염으로 진단받고 항생제를 복용했다. 하지만 증상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호전과 재발을 반복했고 점차 증상이 경미하면 병원을 찾는 대신 임의로 약을 먹는 날이 늘었다.


그러던 어느 날부터 방광에 소변이 조금만 차도 극심한 통증이 동반되기 시작했다.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고통이 심해지자 결국 비뇨의학과를 찾은 최씨. 정밀검사 결과 기존의 급성 세균성 방광염이 아닌 간질성 방광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보통 방광염이라고 하면 대장균 등 세균 감염으로 발생하는 급성 세균성 방광염부터 떠올린다. 이는 요도를 통해 침입한 세균이 방광에 염증을 일으켜 배뇨 시 통증과 빈뇨, 하복부 불편감, 혈뇨 등의 증상을 유발하는 상태다. 대부분 항생제 치료로 호전된다.


간질성 방광염은 다르다. 세균 감염이 아닌 방광 점막의 기능 이상, 신경과민, 면역학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만성적인 통증과 배뇨장애를 일으킨다.  


방광 표면은 소변 내 미생물 등의 방광 벽 침투를 막는 GAG층(글리코사미노글리칸층)으로 보호받는데, 간질성 방광염 환자는 이 보호막이 약화하거나 손상돼 있다. 그 결과로 자극물질이 방광 조직에 침투하면서 염증과 통증을 유발하게 된다.


통증은 방광이 차오를수록 심해지고 배뇨 후 일시적으로 완화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 간질성 방광염일 땐 치골 상부와 하복부, 회음부, 질 등에서 통증이 느껴지기도 하며 잦은 배뇨와 절박뇨, 성교통 등의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간질성 방광염은 단순한 증상 관찰만으로는 진단이 어렵다. 세균성 방광염, 요로결석, 과민성 방광 등 다른 질환을 배제하는 진단 과정이 필요하며 소변검사, 소변 배양, 혈액검사, 방광 초음파 등을 거치게 된다.


치료는 증상 완화와 삶의 질 개선에 중점을 둔다. 방광 훈련을 통해 배뇨 간격을 늘리고 카페인, 알코올, 초콜릿 등 방광을 자극할 수 있는 음식은 피하도록 한다. 상태에 따라 방광 점막을 보호하거나 통증을 완화하기 위한 약물치료도 병행된다.


대동병원 비뇨의학과 서영은 과장은 “간질성 방광염 같은 만성질환은 증상이 서서히 진행되고 형태도 다양하게 나타난다”며 “자가 진단이나 약물의 임의 복용보다는 비뇨의학과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과 체계적인 치료 계획 수립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면 증상 악화를 막고 일상생활 기능을 회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하지수 기자 ha.jis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