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니는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입안 제일 뒤쪽 세 번째로 나는 큰 어금니를 말한다. 의학 용어로는 제3대구치라고 하며, 잇몸뼈 속에 묻혀 있을 땐 매복지치라고 불린다. 사랑니는 갈수록 현대인의 턱뼈 크기와 치아 개수가 줄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대전을지대병원 치과 정연욱 교수는 “줄어든 턱뼈 크기와 치아 개수가 서로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서 사랑니가 난다”며 “사랑니가 하나도 나지 않는 사람부터 4개 나는 사람까지 제각각”이라고 말했다.
사랑니가 똑바로 나고 사랑니와 뼈 사이 간격이 칫솔질이 잘 될 정도로 충분하다면 굳이 제거할 필요가 없다. 문제는 사랑니가 불완전한 형태로 나는 경우다. 줄어든 턱뼈 공간에 사랑니가 비집고 나오거나, 뼈 안에 파묻힌 채 나오지 않거나, 가로 또는 비스듬히 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10명 중 9명은 사랑니가 비정상적이거나 불완전하게 난다.

특히 사랑니가 누워있거나 일부 또는 전체가 묻힌 상태로 나면 이 부위에 음식물이 껴도 칫솔질로 음식물을 제거하기가 어렵다. 이로 인해 염증과 충치가 생기기 쉽다. 심한 경우 사랑니 앞쪽 어금니까지 썩고 치조골이 녹아 발치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사랑니가 잇몸을 뚫고 났을 땐 염증이 잘 생기고 얼굴이 심하게 붓는 경향이 있다. 입이 잘 벌어지지 않거나 고름이 차기도 한다. 대개 염증 치료 후 발치하면 되지만, 염증이 심하게 퍼졌다면 입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
그렇다면 사랑니는 언제 뽑는 게 좋을까. 정확한 발치 시기는 치과 전문의가 정기적으로 촬영한 방사선 사진을 토대로 결정한다. 무엇보다 사랑니 합병증이 생기기 전에 미리 발치해야 회복이 빠르고 영구치를 건강하게 보존할 수 있다. 정 교수는 “보통 사춘기가 지나 성인이 되는 시기인 18~22세 무렵에 발치하는 것이 좋다”며 “이 시기는 사랑니 뿌리가 완전히 발달하지 않았고, 사랑니가 턱뼈와 완전 유착이 적어 발치가 쉽다”고 설명했다.
가임기 여성이라면 임신 후 사랑니에 염증이 생겨 고통이 심해도 발치가 어려울 수 있고, 방사선 검사와 약물 복용에 대한 부담감이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될 상황이라면 미리 발치할 것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