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블라인드 스팟 “뚜렷한 재미 속 풀리지 않은 과제”


크래프톤 산하 스튜디오인 펍지 스튜디오에서 개발한 ‘PUBG: 블라인드스팟’의 2차 데모가 시작됐다. 1차 데모 당시 8시간이나 즐길 정도로 꽤 재밌게 플레이했고, 1차 데모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수정돼 나오는 2차 데모인 만큼 큰 기대가 있었다.

장르 특성상 장단점이 명확하고 호불호가 확실히 갈린다. 1차 데모에서도 언급했지만, 탑뷰 시점이 기존 택틱컬 슈터와의 차별성을 부여하면서도 탑뷰가 주는 슈터 장르의 단점이 장점을 상쇄한다. 

2차 데모의 아쉬운 대목은 1차에서 지적된 문제점들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단점을 어떤 식으로 커버할지가 관건이었지만 유의미한 변화가 없었다. 완전히 똑같지는 않지만 핵심이 빠진 감상이다. 

결국 2차 데모에서도 여전히 대중적인 게임과 거리가 멀었다. 1차 데모와 비교했을 때 최대 동접자 수도 많이 줄었다. 1차에 이어 2차도 데모 체험을 하는 동안 동일한 유저끼리 매칭되는 빈도가 정말 많았다. 다인큐 매칭도 여전했다.

그럼에도 블라인드스팟은 갖고있는 고유의 재미가 뚜렷하다. 탑뷰 시점에서 오는 이질적인 조작감을 조금만 더 다듬으면 더 대중적인 게임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 매력적인 CQB 기반 택틱컬 슈터를 탑뷰로 즐긴다 

- 부비트랩, 도어 브리칭, 드론, 그리고 각종 가넷 등 전술적 플레이가 두드러지는 게임이다 
– 부비트랩, 도어 브리칭, 드론, 그리고 각종 가넷 등 전술적 플레이가 두드러지는 게임이다 

블라인드스팟은 슈팅 게임 주류인 FPS나 TPS에서 벗어나 ‘탑뷰’ 시점이라는 도전적인 시도가 엿보이는 게임이다. 1차 데모와 마찬가지로 주류에서 벗어난 방식을 선택했기 때문에 호불호가 갈릴 가능성은 크다.

하지만 게임은 굉장히 섬세하고, CQB 기반의 택틱컬 슈터 특유의 전술적 플레이도 풍부하게 구현돼 있다. 부비트랩, 도어 브리칭, 드론, 그리고 각종 가넷 등 좁은 실내에서 펼쳐지는 전투 양상은 충분히 호소력 짙게 다가올 수 있다.

그리고 실제로 재밌다. 다른 슈터와의 이질감만 극복한다면 재밌게 즐길 여지가 크다. 여기에 2차 데모에서는 캐릭터풀을 늘려 전략의 재미를 더욱 다채롭게 만들었다. 공수 진영에 따라 고를 수 있는 캐릭터가 달라진다는 점도 게임 양상을 달리 만든다.

- 공격과 수비에서 사용할 수 있는 캐릭터 풀이 다르다 
– 공격과 수비에서 사용할 수 있는 캐릭터 풀이 다르다 

시야각도 기존 1인칭, 혹은 3인칭 게임과 다르다. 전방 시야각을 모두 보여주는 FPS나 TPS와는 다르다. 시야각이 상당히 좁다. 아군과 시야를 공유한다고 해도 맵 전체를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가젯 활용이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다.

가령, ‘휘슬’의 ‘블루칩 탐지기’로 암흑시야를 밝히거나 모든 캐릭터가 공통으로 갖고 있는 철조망으로 주요 경로를 막아 소리로 파악해야 한다. 벽에 구멍을 내 상대가 예상치 못한 각에서 대기할 수도 있다. 

이런 이유로 아무 생각없이 피킹을 나섰다간 순식간에 제압당하기 일쑤다. 따라서 가젯 사용을 하며 땅을 조금씩 먹어가는 과정이 중요하다. 이러한 전술적 움직임은 게임의 몰입감을 크게 끌어올리는 데 기여한다. 

- 2차 데모에서 음성채팅이 추가됐다 
– 2차 데모에서 음성채팅이 추가됐다 

1차 데모에서는 마이크와 채팅 모두 불가해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었지만, 2차 데모에서 음성채팅이 추가됐다. 택틱컬 슈터는 의사소통이 매우 중요한 장르인 만큼 음성채팅의 추가는 매우 적절한 조치다. 

게임 템포는 꽤 빠른 편이다. 라운드마다 준비시간 30초와 미션시간 2분 20초가 주어진다. 지난 1차 데모와 바뀐건 없다. 다만, 지형이 복잡한 만큼 공격팀의 신중한 진입이 요구됨에도 불구하고 짧은 라운드 시간 때문에 빠른 공격이 요구된다.

CQB 전투 기반의 FPS ‘레인보우식스 시즈’의 라운드 시간이 3분이라는 걸 감안하면 꽤 짧다는 걸 체감할 수 있다. 캐릭터 이동속도도 느린 편이라 공격이 매우 불리한 감상이다. 어느 정도 조정이 필요해 보인다. 

- 라운드 시간은 공격팀 입장에서 꽤 짧게 느껴진다 
– 라운드 시간은 공격팀 입장에서 꽤 짧게 느껴진다 

 

■ 1차 데모부터 지적된 문제가 2차에서도 지속된다 

- 에임을 멀리 잡아 카메라를 줌아웃 시키는 방식은 피곤하다 
– 에임을 멀리 잡아 카메라를 줌아웃 시키는 방식은 피곤하다 

‘탑뷰 레식’은 블라인드스팟을 따라다니는 꼬리표다. 탑뷰라는 걸 제외하면 유비소프트의 ‘레인보우식스 시즈’와 게임성이 크게 다르지 않는 탓이다. 벽을 부숴 창의적인 각을 만들고, 월샷이 가능하며 캐릭터마다의 고유 가젯으로 ‘실내’에서 CQB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러한 표현은 1차 데모 당시부터 나오던 말이다. 2차 데모에서 탑뷰 외 차별화를 꾀한 요소가 있을까했지만 크게 달라지진 않았다. 물론 탑뷰이기에 블라인드 스팟만이 갖고 있는 명확한 아이덴티티는 존재한다.

택틱컬 슈터를 탑뷰로 하기 때문에 “재밌다”, 혹은 “재미없다”를 떠나 도전적인 시도에서 오는 생소하고 신선한 재미는 확실하다. 다만, 이 같은 구조가 초반 유저를 끌어모을 수는 있어도 장기적인 재미를 선사할 수 있는가는 다른 문제다.

게임이 불편하기 때문이다. 1차 데모에서 지적된 문제지만 탑뷰 특징이라고 넘어가기에는 조작 피로도가 꽤 높다. 슈팅 게임 특유의 직관적인 조작이 탑뷰 시점을 채택함으로서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 캐릭터 회전속도가 고정돼 에임을 돌리는 속도와 맞지 않는 상황이 꽤 많다 
– 캐릭터 회전속도가 고정돼 에임을 돌리는 속도와 맞지 않는 상황이 꽤 많다 

1차 데모에서 수정된 사항도 있다. 주무기로 마우스 휠을 이용해 헤드샷과 몸샷 에임을 조정할 수 있었지만, 2차 데모에서는 보조무기만 조절할 수 있게끔 바뀌었다. 컨트롤 키를 이용한 상단과 하단 조준 구분만이 남았다. 조작 피로를 낮추기 위한 변화로 풀이된다.

카메라뷰에 대한 불편함도 여전하다. 마우스로 에임을 길게 둬 고무줄처럼 줌을 땡기는 방식은 여전히 눈의 피로가 심하다. 자체적인 캐릭터 회전속도와 마우스 에임이 따로 노는 것도 불편하다. 회전속도가 일정하니 여타 FPS처럼 에임을 확 꺾는 상황에서 캐릭터와 에임이 따로 놀아 버벅거리는 상황이 연출되곤 한다.

단점만 있는건 아니다. 에임을 확 돌릴 수 없기 때문에 후방에 위치한 적을 대응하기 어렵다. 이 말은 곧 초보자도 고수를 상대로 후방을 잡으면 손쉽게 잡아낼 수 있다는 의미다. 신규 유저를 유입시킬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듯하지만 이게 좋은 방향으로 작동할진 미지수다. 장점보단 단점이 더 크게 와닿기 때문이다.

1차 데모에서 캐릭터 이동속도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어느정도의 이동속도가 보장돼야 와이드로 피킹을 하든 짧게 나가든 프리에이밍에 대처하는 심리싸움이 가능한데, 아직까진 대기샷을 치는 플레이어가 매우 유리하다.

- 캐릭터 이동 속도가 느리다보니 대기하는 플레이어가 매우 유리하다 
– 캐릭터 이동 속도가 느리다보니 대기하는 플레이어가 매우 유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