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L 20] 24강 D조, 돌아온 불사조 ‘매정우’ 16강 진출

불사조 김정우가 매서운 판단력으로 오랜만에 ASL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김정우와의 대결에서 패배한 김명운도 최종전에서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며 16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글로벌 라이브 스트리핑 플랫폼 SOOP은 25일 스타크래프트 대회 ‘Google Play ASL 시즌20’ 24강 D조 경기를 진행했다. D조에서는 김명운, 김정우, 고석현, 김윤환이 대진을 이뤘다. 저그 선수들로만 이뤄진 매치인 만큼 그 어느 때보다 팬들의 관심도 집중됐다.

- 고석현을 고립시킨 김명운의 탄탄한 수비벽
– 고석현을 고립시킨 김명운의 탄탄한 수비벽

1경기에서는 김명운과 고석현이 맞붙었다. 김명운은 12앞마당, 고석현은 오버풀 빌드를 선택했다. 빌드와 오버로드 서치에서는 고석현이 웃었다. 김명운의 12앞마당 빌드를 확인하고 저글링 발업, 레어도 빨랐기에 초반부터 압도할 수 있는 구도였다.

고석현은 6저글링을 김명운의 오버로드 시야에 걸리지 않도록 숨겼다. 이후 숨겨둔 저글링와 러시를 감행했다. 저글링 숫자가 부족했던 김명운은 드론까지 동원에 수비했다. 

고석현은 사실 스파이어가 빨랐기 때문에 뮤탈리스크 3기를 기다리면 더 유리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무리해서 저글링만으로 전투를 전개했고 결국 패배하면서 김명운에게 기회를 내주고 말았다.

김명운은 고석현의 뮤탈리스크를 대비하기 위해 과감하게 4스포어를 건설해 방어했다. 드론 피해를 줘야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었던 고석현은 김명운의 탄탄한 수비에 좀처럼 틈을 발견하지 못했다.

김명운은 스포어와 성큰으로 방어하고 저글링으로는 고석현의 앞마당 멀티를 지속적으로 취소시켰다. 결국 고석현은 본진 2해처리를 선택했고 이후 김명운과의 자원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면서 GG를 선언했다.

- 한순간의 판단으로 운명이 갈린 김정우와 김윤환
– 한순간의 판단으로 운명이 갈린 김정우와 김윤환

2경기에서 김정우는 오버풀에 12풀로 대응한 김윤환이 웃으면서 시작했다. 이후 김윤환은 과감하게 앞마당 멀티를 가져갔다. 김정우 입장에선 초반 승부수로 피해를 줘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에 김정우는 발업 저글링으로 김윤환의 앞마당을 두드렸다. 이때 김윤환의 판단이 아쉬웠다. 김정우의 저글링이 앞마당 해처리를 오래 공격하도록 방치했다. 김정우는 틈을 놓치지 않았다. 저글링 숫자로 이기겠다는 의도로 김윤환이 발업까지 누르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기동력을 앞세워 김윤환의 앞마당 멀티를 파괴했다.

앞마당 멀티가 파괴된 김윤환은 상황을 뒤집기 위해 저글링 러시를 감행했지만 김정우의 성큰 콜로니에 큰 이득을 보지 못했고 결국 뮤탈리스크 싸움에서 패배하면서 GG를 선언했다.

- 스파이어의 위치가 김명운에게 비수를 꽂았다
– 스파이어의 위치가 김명운에게 비수를 꽂았다

승자전 울돌목에서 김명운과 김정우는 12앞마당 빌드로 동일하게 시작했다. 러시 거리가 먼 맵인 만큼 두 선수는 부유하게 뮤탈리스크 공중전을 준비했다. 두 선수의 전략은 스파이어 전에 갈렸다. 김명운은 3해처리로 변수를, 김정우는 정석적인 2해처리 운영으로 경기를 이끌었다.

하지만 경기는 김명운의 변수가 통하기도 전에 끝났다. 김명운의 입구 3해처리 심시티 수비진을 김정우가 뚫어내면서 스파이어까지 파괴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꾸준하게 저글링을 생산한 판단과 3해처리 후 라바를 사용한다는 판단의 교차점이었다.

뮤탈리스크 싸움이 시작되는 시점에 스파이어가 파괴된 김명운은 김정우의 무차별한 뮤탈리스크 러시를 막아낼 수 없었고 결국 GG를 선언했다.

- 4시즌 만에 16강 진출에 성공한 김정우
– 4시즌 만에 16강 진출에 성공한 김정우

김정우 16강 진출: 4저그로 배정된 이후 불안했는데 2승 진출로 하게 되어 기쁘다. 1경기에서 3인용 맵은 서치가 승부에 큰 영향을 미친다. 저만 일방적으로 원서치 당하는 상황을 원치 않아 서치 방향에 변수를 줬다. 사실 염두에 두었던 상황은 아니었다. 불리한 상황이라 해처리 파괴로 변수를 노려봤는데 잘 통했다.

2경기의 경우 연습할 때 명운이 형처럼 플레이했는데 주도권이 없었다. 이에 변수를 줘봤다. 와이프랑 장모님도 경기장을 찾아주셨다. 뉴캐슬 대학 저그반 친구들도 와줬다. 덕분에 힘이 났다. 연습할 때 제동, 태수, 재혁의 도움이 컸다. 너무 감사하다.

- 처절했던 두 선수의 뮤탈리스크 싸움에서 고석현이 승리를 가져갔다
– 처절했던 두 선수의 뮤탈리스크 싸움에서 고석현이 승리를 가져갔다

패자조 리트머스에서 고석현과 김윤환은 각각 11앞마당, 12풀 가스를 선택했다. 이때 고석현의 4승 전승 패자조 전적이 눈길을 끌었다. 과연 그의 연승이 이번에도 이어질지가 관전 포인트로 자리를 잡았다. 

김윤환은 앞마당 대신 본진 2해처리를 선택했다. 레어는 김윤환이 앞섰다. 자원 수급에서는 앞마당 가스까지 확보한 고석현이 우세했다. 고석현은 저글링 숫자를 늘리며 발업과 함께 러시를 감행했다.

고석현의 판단은 김윤환의 허를 찔렀다. 최소한의 저글링으로 수비할 계획이었던 김윤환이 저글링에 큰 피해를 입었다. 김윤환도 상황을 동등하게 맞추기 위해 6뮤탈이 생산되자마자 고석현의 본진으로 보냈다.

숨 막히는 뮤탈리스크 싸움에서 김윤환도 고석현의 드론에 피해를 입혔다. 드론 피해를 입은 김윤환도 뮤탈리스크를 원활하게 생산할 수 없는 상황이라 결국 생산되는 고석현의 뮤탈리스크에 공격을 계속 이어갈 수 없었다.

서로의 자원이 6, 38만 남을 때까지 유닛을 쥐어 짜냈지만 승부가 결정되진 않았다. 이때 고석현은 드론을 뽑지 않고 뮤탈리스크를 모았고 김윤환은 스커지를 뽑으며 드론 생산 시간을 벌었다. 고석현은 김윤환에게 시간을 주지 않았다. 스커지를 대동해 러시를 감행했고 결국 스커지만으로는 뮤탈리스크를 막을 수 없었던 김윤환이 GG를 선언했다.

- 뮤탈리스크가 공격하지 않아 저글링 싸움에서 승리한 김명운
– 뮤탈리스크가 공격하지 않아 저글링 싸움에서 승리한 김명운

최종전 라데온에서 다시 맞붙은 김명운과 고석현. 두 선수는 12풀 빌드로 동일하게 시작했다. 이후 앞마당을 가져가고 저글링 발업을 찍는 흐름도 똑같았다. 

고석현은 저글링으로 공격을, 김명운은 수비에 집중했다. 서로 똑같은 상태인 만큼 라바 변태가 드론인지, 저글링인지 파악하는 눈치 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졌다.

김명운은 고석현이 드론을 생산한 것을 보자마자 저글링을 전진시켰다. 고석현은 김명운의 저글링이 러시를 감행할 때 기습을 노리기 위한 저글링 2기를 몰래 사이드로 배치했다.

김명운은 섣불리 러시를 감행하지 않고 드론 숫자를 맞추며 운영전으로 이끌었다. 칼을 먼저 빼든 쪽은 고석현이었다. 저글링을 다수 생산해 러시를 감행, 김명운은 그 의도를 간파해 앞마당 성큰 콜로니로 수비벽을 견고하게 만들었다.

워낙 수비벽이 견고한 탓에 섣불리 고석현도 진입하지 못했다. 수비벽에 저글링이 대거 소진되면 역러시를 막을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고석현은 뮤탈리스크, 스커지로 라바가 소진되는 타이밍을 노렸다. 하지만 큰 피해를 줄 수 없어 빠르게 저글링을 회군시켰다. 

경기는 뮤탈리스크 싸움으로 돌입하는가 싶었지만 김명운이 승부수를 걸었다. 뮤탈리스크로 고석현의 저글링을 공격하는 동시에 저글링 전면전을 유도했다. 이때 고석현의 뮤탈리스크 컨트롤이 허점을 보이며 저글링을 대거 잃었고 그대로 김명운의 승리로 종료됐다.

- D조 2위로 생존한 김명운
– D조 2위로 생존한 김명운

김명운 16강 진출: 승자전에서 올라가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최종전까지 오면서 손이 많이 떨렸다. 첫 경기에서 석현이 형 입장에서 제 빌드를 고민해 봤다. 역심리를 이용해 빌드를 좋게 가져간 것이 승부를 결정했다. 초반 빌드를 먹어서 수월하게 운영이 됐다.

승자전에서는 솔직히 김정우의 저글링을 막을 줄 알았다. 하지만 뚫렸고 스파이어도 너무 돌출된 위치에 건설해서 패배로 이어졌다. 최종전에서는 똑같은 빌드인 것을 보고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석현이 형이 저글링으로 계속 위협을 가했고 이를 간파한 것이 승리의 열쇠였다. 경기를 보면서 걱정 많이 하셨을 것 같은데 올라가서 다행이다. 16강에서 더 좋은 모습 보여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