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A씨는 정년퇴임 후 잦은 배뇨와 절박뇨로 일상에 불편을 겪었다. 바쁜 직장생활로 비뇨의학과 진료를 미뤄오던 그는 증상 악화 후 병원을 찾았고, 검사 결과 전립샘암 2기 진단을 받았다. 과거 복부 수술 이력이 있어 수술에 대한 부담이 있었지만, 단일공 로봇 경방광 전립샘 적출술을 통해 암 제거와 요실금 회복이 가능하다는 설명을 듣고 수술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수술 직후부터 위생패드 착용 없이 회복했고, 현재는 건강을 되찾아 추적 관찰하는 과정만 남았다.
한림대성심병원이 국내 최초로 도입한 새로운 전립샘암 수술법이 기존 수술 대비 요실금 회복 속도가 두 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로봇수술센터 비뇨의학과 정재훈 교수가 국내 최초로 시행하는 경방광 단일공 로봇(다빈치SP) 수술은 복강을 이용하지 않고 방광 안에서만 수술이 진행되는 고난도 전립샘암 수술이다. 이 수술법은 방광경부와 신경 혈관 다발을 보존하고, 요도 길이를 확보하며, 전·후부 전립샘을 재건하는 등 기존 다공(多孔) 로봇 수술의 장점을 모두 갖췄다. 요실금 회복이 빠르고 통증이 적어 일상 복귀가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과거 전립샘암 수술은 빠른 요실금 회복을 위해 전립샘 뒤쪽 접근법이 주목받았다. 이 수술법은 방광을 복벽에서 떨어뜨리지 않고 전립샘 아래, 뒤쪽으로 접근해 전립샘을 절제하는 방법으로 수술 후 배뇨 조절 능력은 우수했으나 절단면 양성률(절단면에 암세포가 남아 있는 비율)이 15~40%까지 높아지는 단점이 있었다.
정 교수가 시행하는 수술법은 방광을 복벽에서 떼지 않고 방광 내부에서만 수술해 통증과 출혈이 적고, 주변 조직의 기능 보존, 요실금의 빠른 회복과 성 기능 보존 및 조기 회복에 도움을 준다. 특히 고령의 전립샘암 환자는 당뇨병, 고혈압, 동맥경화, 심뇌혈관 질환 등 만성질환 위험 요인에 노출된 경우가 다수인데 복강을 경유하지 않기 때문에 장 유착, 장폐색을 예방할 수 있다.
이 수술법은 2023년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 카욱 교수가 100건을 시행해 국제 학술지에 보고하면서 세계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고,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정 교수만이 집도하고 있다. 복강 내 수술보다 경방광을 통해 정상적인 시야를 확보해 수술하므로 절단면 양성률을 높이지 않아 종양학적·기능적 수술 성과를 모두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정재훈 교수는 “이 수술법은 골반강을 박리하지 않기 때문에 근육 손상의 최소화, 요 자체 능력의 빠른 회복, 요실금이나 발기부전 회복에 도움이 된다”며 “새로운 수술법은 암의 완치율뿐만 아니라 환자의 수술 후 일상 회복 속도를 개선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