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L 시즌20 24강 마지막 조는 이변의 연속이었다. 조일장, 황병영을 꺾고 4티어 방태수가 1위로 올라갔고 황병영이 불리한 구도를 12시 몰래 멀티로 뒤집으며 마지막 16강 자리에 안착했다.
글로벌 라이브 스트리핑 플랫폼 SOOP은 27일 스타크래프트 대회 ‘Google Play ASL 시즌20’ 24강 F조 경기를 진행했다. F조에서는 조일장(Z), 김지성(T), 방태수(Z), 황병영(T)이 대진을 이뤘다.
결과는 방태수(1위)와 황병영(2위)이 16강에 진출했다. F조의 결과로 ASL 시즌20 16강에는 김민철, 임홍규, 박상현, 김정우, 김명운, 이제동, 방태수, 도재욱, 장윤철, 김택용, 변현제, 이재호, 조기석, 이영웅, 유영진, 황병영이 이름을 올렸다.

첫 경기 도미네이터 SE에서 조일장과 방태수는 9드론으로 똑같이 출발했다. 서치 운은 방태수가 웃었다. 9드론 이후 6저글링, 발업까지 동일하게 흘러갔다.
이때 두 선수가 첫 6저글링을 우회해서 서로의 본진으로 향하는 그림이 그려졌다. 시작부터 승부가 결정될 수 있는 순간. 얼마나 수비를 잘 하는지, 얼마나 피해를 입히는지의 싸움이었다.
첫 교전은 조일장의 저글링이 방태수의 본진에 먼저 입성하며 시작됐다. 방태수의 저글링은 나중에 생상된 조일장의 저글링에 의해 저지됐다. 조일장은 저글링 발업을 완료하는 순간 방태수의 드론 3기를 처치하면서 경기를 유리하게 이끌었다.
드론 6기 밖에 남지 않은 방태수에게는 저글링 올인 외 승리 카드가 없었다. 조일장도 이를 알기에 저글링을 충원해 수비에 집중했다. 방태수의 노림수는 성공적이었다. 조일장의 저글링 수비벽을 뚫어내면서 저글링 4기로 조일장의 드론을 괴멸시켰다.
조일장은 뮤탈리스크 4기를 뽑긴 했지만 방태수도 아슬아슬한 타이밍에 스커지를 뽑아 섣불리 들어갈 순 없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뮤탈리스크 4기로는 컨트롤을 활용해 다수의 스커지를 잡아내기엔 역부족이었다. 결국 저글링, 스커지로 방태수가 숨 막히는 싸움에서 승리를 거뒀다.

2경기(도미네이터 SE)도 테란 동족전이었다. 김지성은 배럭 더블을, 황병영은 2팩 찌르기로 서로의 빌드가 엇갈렸다. 황병영 입장에선 초반에 승부를 보지 않으면 패배하는 구도였다.
황병영은 탱크 벌처 마린으로 빠르게 김지성을 압박했다. 김지성은 팩토리와 애드온을 건설 중인 상황이기에 수비벽이 벙커 하나뿐이었다. 황병영은 시즈 모드를 먼저 업그레이드해서 김지성에게 유의미한 피해를 가했다.
앞마당 사수에 실패한 김지성은 황병영의 탱크 라인을 걷어내지 못하면 승리할 방도가 없었다. 이에 4탱크 2벌처를 앞세워 전진했지만 황병영의 병력이 훨씬 더 많아 실패로 돌아가면서 GG를 선언했다.

승자전(리트머스)에서의 승부는 빠르게 결정됐다. 황병영은 엔지니어링 베이로 방태수의 12앞마당을 지연시켰다. 이후 자신은 팩토리, 스타포트, 앞마당 테크를 준비했다.
벌처의 의도를 직감한 방태수는 앞마당에 성큰 콜로니를 건설해 안정적으로 방어했다. 이후 뮤탈리스크가 아닌 패스트 러커로 반전을 꾀했다. 방태수의 노림수는 완벽히 적중했다. 뮤탈리스크를 염두에 두고 발키리를 준비한 황병영은 러커를 방어할 수단이 없었기 때문이다.
방태수는 러커 4기를 생산하자마자 저글링과 함께 러시를 감행했다. 입구 벙커와 스캔도 없는 황병영은 4러커에 그대로 무너지며 GG를 선언했다.

방태수 16강 진출: 연습할 때 승률이 너무 안 나와서 포기 수준이었다. 스타의 신이 저를 도와준 것 같다. 1경기는 드론 3마리가 죽으면서 지는 줄 알았는데 운 좋게 이겨서 다행이었다. 이게 되나 싶었다.
병영이 형이 매번 저를 밟고 올라갔다. 오늘도 비슷한 흐름이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요즘 정신 못 차리는 것 같아서 혼내줬다. 저는 테란이 리트머스를 밴할 줄 알고 울돌목만 엄청 연습했다. 근데 리트머스가 나와서 즉흥적으로 러커를 선택했다. 팩토리 테크라서 잘 통했다. 연습 도와준 몽군, 영진, 정우, 윤수, 창우, 태양, 기석, 사태에게 너무 괍다. 응원도 와줘서 고맙다.

패자전(리트머스)에서는 김지성이 전진 배럭으로 초반부터 칼을 빼들었다. 조일장의 앞마당에 엔지니어링 베이까지 건설해 멀티를 지연시켰다. 조일장은 오버풀을 선택했다. 하지만 김지성의 빠른 마린 찌르기를 방어할 만한 수단이 없어 앞마당은 과감하게 포기했다.
여기까지만 보면 김지성에게 유리한 구도였지만 마린이 오기 전에 미리 통과한 조일장의 저글링 4기가 김지성의 SCV를 다수 잡아내면서 승부는 예측 불가 상태로 이어졌다.
이후 조일장은 다수의 발업 저글링으로 벙커를 정리하고 앞마당을 다시 가져가면서 김지성의 입구를 두드렸다. 이때 김지성이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다. 저글링의 발업을 체크하지 않은 것인지 언덕에서 SCV, 마린과 수비하던 벌처를 언덕 아래로 이동시키면서 조일장의 저글링이 진입하는 길을 만들어줬기 때문이다.
다행히 벌처로 수비에는 성공했지만 테크를 보여준 상태라 계속해서 휘둘릴 수밖에 없었다. 조일장은 뮤탈리스크를, 김지성은 터렛으로 수비하면서 사이언스 베슬을 준비했다. 이때 김지성의 심시티가 아쉬웠다. 스타포트, 배럭 등 주요 건물이 뮤탈리스크에 노출된 위치에 건설되어 마린을 모을 수도, 안정적으로 이레디에이터를 연구할 수도 없었다.
조일장은 뮤탈리스크 저글링으로 공격을, 김지성은 수비에 집중하는 처절한 싸움이 펼쳐졌다. 하지만 조일장은 러시와 함께 드론까지 다수 충원해 시간이 갈수록 본진 자원만 수급하는 김지성이 불리할 수밖에 없었다.
김지성도 이를 알기에 바이오닉 병력과 베슬을 쥐어짜면서 러시를 시도했다. 조일장은 러커로 김지성이 섣불리 진출하지 못하도록 막았다. 마메탱베 조합을 갖춘 김지성은 15분 만에 앞마당 멀티를 시도했다.
시간을 주면 이길 수 없다고 판단한 김지성은 완성된 조합으로 전진했다. 반면 조일장은 리트머스의 뒷길을 러커로 뚫으면서 러시를 감행했다. 서로가 러시 병력으로 최대한의 피해를 줘야 하는 상황. 조일장은 김지성의 본진을, 김지성은 조일장의 앞마당을 초토화시켰다. 남은 병력 규모와 퀄리티는 김지성이 조금 더 앞섰다.
결국 트리플 멀티까지 파괴하괴 다수의 베슬을 확보한 김지성이 끝내 조일장의 병력을 모두 잡아내면서 GG를 받아냈다.

최종전에서 다시 맞붙은 김지성과 황병영. 두 선수는 1팩토리 앞마당으로 동일하게 출발했다. 이후 김지성은 1스타 레이스를, 황병영은 2팩토리로 엇갈렸다. 하지만 황병영도 골리앗을 빠르게 생산해서 레이스에 특별한 피해를 입진 않았다.
황병영은 병력을 위쪽으로 전진 배치시켜 김지성의 트리플 멀티를 견제했다. 김지성은 황병영의 의도를 파악하고 병력을 앞으로 전진시켰다. 황병영도 김지성이 더 전진하지 못하도록 병력을 전진시켰다. 첫 교전에서는 서로의 병력이 거의 다 소진되는 동등할 결과로 끝났다.
이후 김지성은 팩토리 병력을, 황병영은 레이스를 모았다. 트리플 멀티의 경우 김지성이 더 빠르게 완성시켰다. 치열한 공방전에서 황병영은 4~5 멀티를 한꺼번에 가져가는 승부수를 던졌다.
두 선수는 전면전보다 견제만 펼치면서 병력을 모았다. 자신의 탱크 숫자가 더 많다는 것을 파악한 김지성은 맵을 넓게 사용했다. 황병영은 클로킹 레이스로 김지성의 취약한 곳을 공격하며 카운터를 날렸다.
이때 김지성이 황병영의 12시 멀티를 바로 앞에서 발견하지 못하는 아슬아슬한 상황이 땀을 쥐게 만들었다. 200 병력은 12시 몰래 멀티의 기반으로 황병영이 먼저 완성시켰다. 병력 숫자과 기동력의 우위를 이용해 드랍십으로 김지성의 멀티에 큰 피해를 입혔다.
황병영은 김지성의 시선이 분산된 순간 10드랍십으로 그의 본진을 장악했다. 치명적인 피해를 입은 김지성은 계속 휘둘릴 수밖에 없었다. 황병영은 시간을 주지 않았다. 김지성이 본진을 수비하면 멀티를, 멀티를 수비하면 또 다른 멀티에 피해를 입혔다. 결국 자원 수급 격차를 극복하기 어려운 김지성은 GG를 선언했다.

황병영 16강 진출: 일장이 형이 떨어지길래 나까지 지면 큰일 나겠구나 싶었다. 화장실 갈 때 팬들도 이겨주길 바란다고 말해줘서 책임감을 느껴 이길 수 있었다.
1경기는 2팩토리를 하면 무조건 이길 것이라고 판단했다. 디테일에 집중했더니 잘 통했다. 승자전에서는 태수가 올라오길래 지난 기억이 떠올랐다. 하지만 태수도 저번보다 기량이 올라와서 방심하지 않았는데 심리전에서 패배했다. 멘탈이 나가진 않았지만 일장이 형이랑 같이 올라가거나 츠캄 내전을 하고 싶었는데 아쉽다.
테테전에서는 레이스 활용이 좋은 것보다 손이 가는 대로 진행했다. 중간부터 손이 안 움직여서 답답했다. 그래도 테테전은 준비 많이 했는데 다행히 끝까지 가는데는 성공해서 이길 수 있었다.
제동, 준호, 병우, 성대, 기석, 동원, 태양이 연습을 도와줬고 새벽에 영호가 빌드를 점검해 줬다. 감사하다 말해주고 싶다. 츠캄 멤버들이 많이 도와줬다. 햇살, 조이 등 학생들도 현장까지 찾아와 응원을 해줘서 고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