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롤드컵 결승은 한국 팬들 입장에서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명경기였다. 당시 BLG는 명백한 우승 후보였으며 절대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결국 5세트까지 다다르는 치열한 접전 끝에 T1이 5번째 우승을 차지하며 LoL e스포츠 역사에 남을 대기록을 세웠다.
T1의 5번째 우승은 역대급 기록을 여러 방면으로 갱신했다. 최초의 5회 우승은 말할 것도 없으며, 진출 가능한 모든 시드에서 우승, 같은 멤버로 2연속 우승과 같이 하나하나 힘든 업적들이다.
지난 2023 롤드컵 우승 스킨은 개발진이 한국의 신화를 모티브로 제작했다고 밝혔다. 퀄리티 자체는 나쁘지 않았으나 스킨이라는 요소가 개인의 취향을 많이 타다 보니 호불호가 갈렸다. 그래도 스킨의 퀄리티 자체는 매우 뛰어나게 등장했기에 게임에서도 자주 볼 수 있었다.
이제는 2024 롤드컵 우승 스킨이 등장할 차례다. 지금은 비록 다른 팀이지만 ‘제오페구케’가 남긴 놀라운 업적은 계속해서 스킨으로 남아있는다. 이에 많은 팬들이 우승 스킨이 어떤 모습인지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우승 직후 T1 선수들은 초기 스킨 콘셉트를 정할 때 “지나치게 화려하지 않은 색감과 고전적이면서도 유행을 타지 않는 클래식한 스타일”을 제안했다. 세련된 비주얼과 함께 화려함보다는 전투에 직접 참여하는 실전에 가까운 챔피언의 모습을 원한다고도 밝혔다.
라이엇 게임즈 아티스트들은 이러한 요구 사항들을 최대한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세련되고 위협적인 디펜딩 챔피언의 위엄을 살리며 “어둠의 신과 영웅을 본뜬 T1″이라는 메인 콘셉트를 정하고 이에 맞춰 스킨을 제작했다.
이번 우승 스킨 역시 선수들의 요구 사항을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신경을 쓴 티가 났다. 작업에 참여한 아티스트들은 “T1의 위대한 업적을 남기는 과정에 함께 참여할 수 있어 큰 영광이었다. 이번 작업 역시 선수들의 요청 사항을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다”며 소감을 남겼다.
우승 스킨 개발에 관한 일화를 듣기 위해 라이엇 게임즈 소속 사라 카모디 선임 매니저, 토마스 랜드비 매니저와 어떤 에피소드가 있었는지 이야기를 나눠봤다.

Q. 작년보다 챔피언 스킨 일정이 조금 늦어졌다. 이유가 있었는가?
다가오는 월즈 준비 일정 속에서 많은 직원들이 정말 바쁜 시간을 보냈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스킨 퀄리티를 허투루 작업할 수는 없었기에 부득이하게 일정이 조금 늦어졌다.
Q. 우승 스킨 출시일이 늦춰지며 자국 리그에서 우승 스킨을 사용하는 모습을 보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출시 일정을 조금 더 앞당길 수는 없을까?
향후 출시 일정에 관해서는 확답을 줄 수가 없다. 그러나 아티스트들 공통적으로 항상 앞당기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다.
Q. T1이 역사적인 5번째 우승을 했다. 우승 스킨이 5가지나 되니 차별점을 두기 쉽지 않았을 것 같다.
2023년 T1의 우승 스킨을 작업할 때는 해당 팀이 가진 상징적인 요소와 더불어 한국의 문화를 반영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했다. 2024년 우승 스킨은 색다른 방향으로 신선함을 줄 수 있도록 신경 썼다. 스킨의 색감도 검정색과 은색을 강조하며 기존 T1 스킨과 색다른 매력을 강조했다.
Q. 지난 우승 스킨은 크로마가 존재했다. 이번에도 크로마가 출시될 예정인가?
크로마 출시 계획은 존재한다. 크로마 외에도 해당 우승 시즌을 상징하는 와드 스킨 또한 출시될 예정이다.

Q. MVP에게 수여되는 프레스티지 스킨이 다른 챔피언으로 등장했다. 향후 월즈 우승팀 MVP가 프레스티지 스킨을 같은 챔피언으로 원한다면 실현 가능할까?
만약 선수가 희망한다면 가능하다. 라이엇 게임즈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방향은 선수들이 원하는 바가 이뤄지도록 반영하는 것이다. 챔피언을 선택하는 과정에서도 선수들과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최종적인 챔피언을 선택하는 과정까지 선수들 의견이 반영됐다.
Q. 월즈 우승 스킨은 LoL 프로게이머들의 궁극적인 목표기도 하다. 스킨 제작에 있어 선수들에게 담고 싶은 메시지가 있기도 한가?
우승 스킨에 관련되어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마다 많은 감정이 든다. 공통적으로는 선수들이 항상 스킨에 자신들이 걸어온 이야기를 담고 싶어 한다. 우승 스킨이 가지는 의미는 단순히 우승을 향하는 과정에서 선택한 챔피언만이 아니다. 선수분들이 우승을 향하기까지 어려웠던 과정을 담아 스킨 제작을 맡겨주신다.
개발진은 항상 그러한 이야기를 스킨에 최대한 담기 위해 노력한다. 단순히 챔피언의 스킨이 아닌 내가 겪었던 이야기를 전 세계 사람들에게 공유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Q. 스킨 제작 과정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했던 선수는 누구인가? 가장 어려웠던 스킨도 궁금하다.
페이커 선수와 작업을 한 경험이 상당히 많다. 팀 내 맏형으로써 팀원들 의견을 경청하고 개발진과 원활히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제공했다. 구마유시 선수도 가장 먼저 상세한 콘셉트를 제안했다. 조각상, 건축물과 같은 고전적인 예술 작품들을 예시로 들며 적극적으로 의견을 종합했다.
어려웠던 챔피언은 사일러스였다. 과거에 해본 적이 없는 방식으로 스킨을 제작했기에 중요한 의미를 지닌 사일러스를 독창적이면서도 퀄리티가 좋게 구현해 내는 과정이 상당히 까다로웠다.
Q. 선수 요청사항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무엇이었나?


케리아 선수의 함선이 기억에 남는다. 요청 자체가 재미있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작업하는 귀환 모션 범위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팀 자체에서 만들어보고 싶다는 의견이 강했고 굉장히 즐겁게 작업을 했다.
다른 사례로는 제우스 선수의 트로피 관련 세레머니다. 트로피에 머리를 부딪히는 과정 자체를 우승 스킨에 녹인다는 것 자체가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그 당시 우승했을 때 얼마나 에너지가 넘치고 즐거웠는지 한 눈에 확인할 수 있었다.
Q. 스킨을 처음 봤을 때 ‘악의 여단’ 스킨 시리즈가 떠올랐다. 실제로 영감을 받았는가?
색채로 봤을 때는 겹치는 부분이 있다. 어둡고 세련된 이미지가 메인인 콘셉트라 그렇게 보일 수 있다. 이번 스킨 시리즈는 조금 더 세련되면서도 멋있는 방어구 같은 디테일에 집중했다. 악의 여단 시리즈는 깃털이나 뼈같은 부족적인 요소가 조금 더 강조된 면이 있다. 현대적으로 세련된 느낌을 주기 위해 VFX와 같은 차별점을 두기도 했다.
Q. 한국에서 스킨을 기대하고 있는 유저들에게 한마디 하자면?

유저 여러분의 꾸준한 관심과 열정이 많은 영감과 작업을 이어나갈 수 있는 큰 힘이 된다. T1의 우승 스킨을 작업하는 과정에 참여할 수 있어서 너무나 영광이었다. 팬분들이 기대하는 퀄리티에 걸맞도록 많은 준비를 가했으니 기대해 주시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