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빈혈은 단순히 피가 부족한 증상이 아닙니다. 몸이 '건강에 이상이 있다'고 보내는 중요한 신호입니다. 빈혈을 그대로 두면 심장에 부담을 주고 기존에 가지고 있는 질환을 더 악화시킵니다.
빈혈은 피 속의 적혈구나 혈색소(헤모글로빈)가 줄어 산소를 충분히 공급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이렇게 되면 얼굴이 창백해지고 쉽게 붓거나 피로감을 느끼며 숨이 차고 추위를 더 잘 타게 됩니다. 특히 심장 질환이 있으면 빈혈은 매우 위험합니다. 혈색소가 1g/dL 낮아질 때마다 심장마비 위험이 약 20%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노년기에는 면역력과 회복력이 약해집니다. 동시에 소화력이 떨어지고 입맛이 줄어들면서 철분이나 비타민 같은 영양소가 부족해지기 쉽습니다.
실제로 연구에 따르면 ▶체중이 갑자기 줄거나 근력이 약해진 경우 빈혈 가능성이 두 배 가까이 높아지고 ▶단백질 섭취가 부족하면 빈혈 위험이 1.7배 증가하며 ▶65세 이상에서는 만성 신부전 환자의 빈혈 위험이 2.5배, 암 환자의 경우 2.7배 더 높게 나타납니다.
빈혈은 노쇠와 영양 결핍의 신호일 수도 있고 신장병이나 암과 같은 심각한 질환의 징후일 때도 있습니다.
빈혈이라고 해서 무조건 철분제를 먹는 건 위험합니다. 위장 출혈이나 암 때문에 생긴 빈혈이라면 원인을 놓친 채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반드시 혈액검사와 진료를 통해 원인을 확인한 뒤 적절한 치료를 시작해야 합니다.
음식은 빈혈 예방과 관리에 큰 도움이 됩니다.
-소고기, 간 등 적색육에는 체내 흡수율이 높은 철분(헴철)이 풍부합니다.
-시금치 같은 채소에도 철분이 있지만, 흡수율은 낮습니다. 대신 비타민C가 풍부한 음식(피망, 브로콜리, 키위 등)과 함께 드시면 흡수율이 높아집니다.
-비타민B12와 엽산도 적혈구 형성에 꼭 필요합니다. 달걀, 유제품, 녹색 채소에 풍부합니다.
-위 절제 수술을 받으신 경우에는 수년 뒤 비타민B12 흡수력이 떨어져 빈혈이 생길 수 있으므로, 이때는 주사 치료로 보충하기도 합니다.
✓꼭 기억하세요
1. 정기적으로 혈액검사를 받아 혈색소 수치를 확인하십시오.
2. 얼굴이 창백해지거나 쉽게 붓고, 숨이 차고 피곤하다면 빈혈을 의심해보셔야 합니다.
3. 철분제는 반드시 의사의 진단 후에 복용하십시오.
4. 고기와 채소, 비타민C가 풍부한 음식을 균형 있게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5. 심장·신장 질환이 있으신 분은 빈혈 관리에 더욱 주의가 필요합니다.
“엄마 아빠, 빈혈은 나이 들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게 아니라 몸이 보내는 경고등이에요. 그냥 철분제만 드시지 마시고 병원에서 피검사도 꼭 받아야 해요. 고기랑 채소 같이 드시고 비타민C 음식이랑 함께 먹으면 더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