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경된 후에도 출혈? ‘자궁내막암’ 신호일 수 있으니 정밀 검사 받으세요


◆환자·보호자는 질병 앞에서 늘 선택의 기로에 놓입니다. 적절한 진료과와 병원, 치료법을 결정해야 할 때 그저 막막하기만 합니다. 신뢰할 수 있는 의료진이 있고 체계적인 치료 시스템을 갖춘 병원에 가길 원하지만, 선별해내기가 쉽지 않죠. ‘이럴 땐 이 병원’은 이런 이들을 위한 길잡이 역할을 하려고 합니다. 환자·보호자 사례에 맞춰 최적의 의료서비스를 받는 데 도움 되는 핵심 정보를 제공합니다.



환자의 궁금증


곧 50대가 되는 여성입니다. 남들보다 조금 일찍 폐경이 찾아왔는데, 간헐적으로 질 출혈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혹시 자궁에 이상이 생긴 건 아닐까 걱정돼요. 이럴 땐 어떤 질환을 의심해봐야 하나요?


의사의 한 마디: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산부인과 송희경 교수




폐경 후에도 질 출혈이 나타난다면 자궁내막암을 의심해 봐야 합니다. 자궁내막암은 자궁 안쪽을 덮고 있는 점막층인 자궁내막에 생기는 암입니다. 폐경기 전후 여성에게 주로 발생하지만, 최근에는 비만과 호르몬 불균형 등으로 40대 이하 젊은 환자도 늘고 있습니다.


주요 위험 요인은 단독 에스트로겐 과다 노출입니다. 여성호르몬의 균형이 깨지면 자궁내막이 비정상적으로 증식해 암으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비만, 무배란 월경, 고령 출산 등도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죠. 


자궁내막암 초기엔 비정상적인 질 출혈이 주요 증상으로 나타납니다. ▶폐경 이후 출혈 ▶생리 주기와 무관한 출혈 ▶성관계 후 출혈 등이 있을 경우 조기에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이 외에도 ▶하복부 통증 ▶질 분비물 증가 ▶원인 불명의 체중 감소 등이 동반될 수 있어요.


특히 폐경 후 출혈을 일시적인 현상으로 여기고 방치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출혈이 적더라도 증상이 반복된다면 정밀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특히 자궁내막암은 폐경기 이후 여성에서 빠르게 진행될 수 있습니다.


자궁내막암을 진단할 땐 우선 질 초음파로 자궁내막의 두께를 살핍니다. 이상이 있으면 자궁내막 조직검사를 통해 병변을 확인합니다. 이후 자기공명영상(MRI)이나 컴퓨터단층촬영(CT) 등으로 병기와 전이 여부를 판단합니다. 치료는 자궁과 양측 난소, 난관을 제거하는 전자궁적출술이 기본입니다. 병기가 초기라면 수술만으로 완치할 수 있고, 고위험군이나 병기가 진행한 경우 방사선 치료와 항암요법이 병행됩니다.


최근에는 자궁내막암 수술에 로봇 수술이 활발히 시행되고 있습니다. 로봇 수술은 고화질 3D 영상과 정밀한 조작이 가능해 시야 확보와 조직 절제가 용이합니다. 특히 골반 내 림프절 절제나 자궁 주변 미세혈관, 신경을 보존하면서 암 조직을 정확하게 제거할 수 있습니다. 절개 범위가 작아 출혈과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빨라 환자 만족도도 높습니다.


자궁내막암은 자궁경부암과 달리 국가검진에 포함돼 있지 않아 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기 진단 시 5년 생존율이 약 90%에 달하고 예후도 좋은 편이에요. 그만큼 정기 검진과 건강한 생활습관으로 암을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